방통위, 단통법 어긴 이통3사에 역대 최대 벌금
업계 예상 '700~800억' 규모보다는 낮아
이통사 5G 확산·유통·상생 기여한 점 인정

이동통신3사가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1년 동안 소비자 유치를 위해 불법보조금을 지급해 과징금 512억 부과받았다. 연합뉴스
이동통신3사가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1년 동안 소비자 유치를 위해 불법보조금을 지급해 과징금 512억을 부과받았다.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이동통신3사가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1년 동안 소비자 유치를 위해 불법보조금을 지급해 과징금 512억을 부과받았다. 이는 지난 2014년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최대의 과징금이다.

8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이통3사에 이동통신 단말기 부당 차별지원금 지급 등 단말기유통법 위반행위와 관련된 과징금 등 부과 수위를 결정했다. 이날 제재는 5G 이동통신 상용화 이후 처음으로 불법보조금에 대한 제재다.

업체별 과징금은 SK텔레콤 223억원, KT 154억원, LG유플러스 135억원 등이다. 또 차별적 지원금을 지급한 125개 유통점에도 총 2억724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기존 최대 과징금은 2018년 1월 불법보조금 살포와 관련해 이통3사에 부과한 506억원이었다. 단통법 시행 전후를 통틀어 최대 과징금은 2013년 12월 총액 1064억원이었다.

방통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9년 4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5개월간 이통3사는 119개 유통점에서 공시지원금보다 평균 24만6000원을 초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과지원금은 현금 지급, 해지위약금 대납, 할부금 대납 뿐 아니라 사은품 지급이나 카드사 제휴할인 등의 방식도 활용됐다.

신규 가입자보다 번호이동이나 기기변경에 대해 22만2000원을 더 지급했고, 저가요금제보다 고가요금제에 29만2000원을 더 지급하는 등 차별도 있었다.

방통위는 이통3사가 단통법과 관련해 유통점에 대한 주의와 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이통3사가 가입 유형과 요금제에 따라 과도한 차별적 장려금 등 판매 조건을 제시해 유통점이 부당한 차별적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유도했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이통3사가 공시지원금을 초과하는 지원금을 지급한 것은 5G 상용화 이후 초기 가입자 확보를 위한 경쟁 때문이다. 이통3사는 초기 5G 가입자 확보가 앞으로 5G 시장 구도를 만들 것으로 보고 경쟁적으로 보조금을 살포해 가입자 확보에 나섰다.

다만 업계에서 예상했던 700억~800억원대의 과징금은 부과되지 않았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동통신사가 5G 확산, 유통점과 상생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각 사업자들이 관련 유통점에 법자율준수제도를 운영했고 방통위 조사에도 적극 협력한 점, 위반행위에 대한 재발방지를 약속한 점 등을 들어 총 과징금의 45%를 깎아주기로 했다.

또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중소 유통업계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 점을 고려했다. 이통3사에 대한 신규 모집 금지를 결정할 경우 유통사들이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을 감안해 신규 모집 금지 명령은 내리지 않기로 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수차례에 걸친 행정지도에도 위반이 계속돼 조사에 나섰다"며 "조사 후 이통사가 안정적으로 시장을 운영한 점,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점, 자발적으로 재발 방지 조처를 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과징금을 감경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통3사는 이번 시정조치 의결과정에서 유통점에 대한 운영자금, 생존자금, 중소협력업체 경영펀드, 네트워크 장비 조기투자 등을 위해 총 71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다.

구체적으로는 SK텔레콤이 하반기 약 3300억원의 장비 조기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다. 유통망 대여금 지원금 등에 SK텔레콤이 2000억원, KT가 1000억원, LG유플러스가 나머지 금액을 쓰기로 했다.

또 3사 공동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앞으로 장려금 투명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온라인 자율정화 협의체를 만들어서 허위과장 광고나 불법 보조금 지급 등 시장 과열을 막겠다는 재발방지책을 내놨다.

이통3사는 “방통위의 의결 결과를 존중하며,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5G 활성화를 위한 투자와 서비스 차별화에 최선을 다하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운 유통망과 중소협력업체 지원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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