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부터 환불까지'...업계 풀필먼트 속속 도입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 확산 따른 변화 요인
"좋은 제품 빠르게 받는다"는 수요심리 자극

CJ대한통운 풀필먼트 센터
CJ대한통운 풀필먼트 센터

 

[스트레이트뉴스 오세영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유통업계에서 '풀필먼트(fulfillment)' 시스템이 화두로 오르고 있다.

풀필먼트는 물류일괄대행 서비스를 일컬으며 물류 전문 업체가 입출고부터 재고관리, 제품포장, 배송, 교환·환불 등까지 IT 및 공급망(SCM) 관리를 통해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형태를 말한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언택트 소비 문화 시대에 '보다 빠르고 저렴한 배송'이 제품 특성이나 가격보다 더 중요한 소비자의 구매 요건으로 자리잡으면서 풀필먼트가 부각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풀필먼트 시장규모는 지난해 2조4000억원, 올해 2조5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156조원 수준의 이커머스 거래액 가운데 절반 수준인 86조원이 풀필먼트 대상 품목으로 판단된다.

업계에서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빠르고 저렴하게 배송하는 트렌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풀필먼트 시스템을 도입하는 게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는 온라인 식품 카테고리가 두드러지는 성장률을 보여주었는데 신선도 유지가 중요한 제품 특성 상 빠른 배송과 콜드체인을 갖추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몇 달 사이에 소비자 식습관 및 식단이 크게 변화했다"며 "이른 새벽에 소비자 집 앞에 신선한 식품을 배달해야 하고 집에서 프리미엄 급 제품들도 즐길 수 있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풀필먼트는 전 세계적으로 도입되는 시스템이다. 실제 미국의 월마트는 미국 전역의 4800여개 점포를 배송 기지로 활용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또 지난 2016년 제트닷컴과 플립카트 등 이커머스 플랫폼을 인수한 뒤 집중 투자를 단행해 배송 경쟁력을 강화했다.

월마트는 온·오프라인 수요를 아우르는 배송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 지난해 매출 5240억달러, 순이익 149억달러를 기록하며 각 2%, 123% 성장했다.

국내 유통채널들도 풀필먼트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경기 광주시 곤지암 메가허브 2~4층에 연면적 11만5500㎡ 규모에 달하는 대형 풀필먼트센터를 마련했다. 지상 1층과 지하 1층의 택배 허브터미널은 강력한 분류 능력을 가진 최신 자동화물분류기를 이용해 하루 170만개의 택배상자를 분류·발송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인천 계산점·안양점·원천점을 풀필먼트 센터로 전환했다. 전국 140개의 점포를 온라인 물류센터로 변경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올라인(온+오프라인) 플레이어'가 되는걸 목표로 두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서울 중계점과 수원 광교점을 시작으로 올해 총 10곳의 디지털 풀필먼트 스토어를 열었다. 풀필먼트 스토어는 주문과 동시에 전담 직원(피커)이 물건을 담고 빠르게 배송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풀필먼트 스토어에서는 5km 반경에서 30분 안에 배송할 수 있다. 지난 4월 롯데마트를 비롯한 유통계열사 7개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플랫폼 '롯데온'이 출범했다.

이마트는 경기도 용인과 김포에 위치한 3곳의 첨단 물류센터 '네오'와 함께 전국 158개 점포 가운데 100여곳에서 직접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마트, 홈플러스와 마찬가지로 일반 매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직원이 직접 물건을 담는 방식으로 진행중이다.

이커머스에 뛰어들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네이버는 지난 3월 위킵(WEKEEP)을 시작으로 같은 달 두손컴퍼니, 5월 IT 물류플랫폼 업체 'FSS' 등의 풀필먼트 기업 투자에 나섰다. 또 지난 4월 CJ대한통운과 풀필먼트 제휴를 맺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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