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애플이 하반기에 출시할 아이폰 신제품에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채용을 확대한다. LG디스플레이의 기존 공급량을 이제 4배로 늘리면서 아이폰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한판 승부를 겨루게 됐다.

3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아이폰 12 시리즈(가칭)에 OLED 패널 2000만장 가량을 공급한다.

애플이 보통 하반기 신제품을 8000만∼1억대 정도 판매해왔기에 LG디스플레이는 20∼25%가량의 아이폰 제품에 자사의 OLED를 탑재하게 된다.

앞서 애플이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1 시리즈 중에서 2종은 OLED, 1종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탑재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가운데 500만장의 OLED 물량을 애플에 납품해왔다. 그러나 이번 계약으로 늘어난 물량을 준비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는 경기도 파주의 OLED 공장을 조만간 전력 가동할 것으로 전해진다,.

스마트폰 모바일 OLED의 강자로 꼽히는 삼성의 OLED는 모바일용 OLED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애플의 제조품에서는 97∼98%의 점유율을 누린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고품질 모바일 OLED는 삼성과 LG만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 애플에 2000만장을 납품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의 압도적인 점유율이 줄면서 두 회사의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

애플이 이번에 삼성이 아닌 LG의 OLED 패널 공급을 확대한 이유는 공급처 다변화를 노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애플은 아이폰 디스플레이를 LCD에서 OLED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OLED 공급처를 급하게 찾았고, 그 당시에 삼성디스플레이와 계약하게 됐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애플의 OLED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해지자 삼성이 설치한 아이폰용 패널 전용 라인 투자에 대한 보상으로 지난해와 올해 각각 1조원에 달하는 거액을 지급해야 했다.

애플 입장에서는 앞으로 코로나19등으로 아이폰 판매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삼성에 대한 막대한 보상금이 부담될 수 있다. 이에 삼성이 아닌 LG의 공급량을 확보해 공급처 다변화를 노린다는 뜻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앞으로 스마트폰 화면의 대세가 OLED로 바뀌면서 우리 기업 외에도 중국 등 해외 패널 업체들의 시장 진입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앞으로 중국의 BOE까지 OLED 패널 공급사로 포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의 BOE는 지속적으로 애플에 OLED 패널 납품을 시도해왔으나 아직까지 품질이 고르지 못해 계약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BOE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고, 수준급의 성과를 내고 있어 삼성과 LG의 기술력을 따라잡는 건 시간의 문제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장악한 모바일 OLED 시장이 LG디스플레이와 중국 기업의 추격으로 경쟁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 “결국 기술력의 문제일 뿐”이라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