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상장사 시총 100조2272억
유럽서 순수전기차·수소차 큰 관심
현대차·현대모비스·기아차 선방

현대자동차의 엑시언트 수소전기 대형트럭. 연합뉴스
현대자동차의 엑시언트 수소전기 대형트럭.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수소전기차의 인기에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넘었다. 앞서 28개월 전 상장사 기준으로 시가총액(보통주 기준)이 100조원을 넘었으나 다시 이를 회복한 것이다.

2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종가 기준 현대차그룹 12개 상장 계열사 전체 시가총액은 100조2272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그룹의 주력사인 현대차(39조3149억원), 현대모비스(23조32억원), 기아차(19조6601억원) 등의 시총 합계가 그룹 전체에서 80%를 웃돈다.

현대차그룹 시총이 100조를 회복한 것은 2018년 5월 14일(100조3402억원)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2011년 말 시총이 130조원에 육박한 현대차그룹은 이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그룹 전체 몸집도 점차 줄어들었다.

올해 연중 저점(3월 19일)에는 45조2621억원으로까지 쪼그라들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내연기관차 이미지를 탈피하고 수소·전기차 업체로 탈바꿈하면서 성장성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증권사들은 최근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20만원 이상으로 잇달아 높이고 있다.

정용진 연구원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현대차의 순수전기차 판매가 7월 기준 글로벌 브랜드 중 5위를 유지했고 유럽만 보면 3위"라며 "수소차는 당연히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지속하는 가운데 첫 연료전지 시스템이 유럽 수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김민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다음해 플랫폼 기반 전기차 신차가 준비된 곳은 테슬라와 폭스바겐·현대차뿐"이라며 "다음해 글로벌 전기차 예상 판매량은 19만대로 올해보다 2배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0조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는 글로벌 판매는 줄었지만, 가격대가 높은 ‘팰리세이드’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비중 증가와 ‘쏘나타’ 등 신차 판매 호조, 우호적인 환율 환경, 인센티브 축소 등 영향으로 실적 달성에 큰 영향을 줬다.

현대차의 지난해 매출은 105조7904억원으로 2018년과 비교해 9.3%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5%로 8년 만에 영업이익률 상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이 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만나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니로EV'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SK·현대차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이 지난 7월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만나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니로EV'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SK·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이 시총 100조를 회복한 이유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취임 후 미래 모빌리티에 중점을 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2018년 9월 취임한 뒤 2년간 현대·기아차가 신규 설립한 법인(유동화전문회사·투자사 제외)은 총 13개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 현대 모빌리티 랩 등 7개(53%)가 모빌리티 전문기업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취임 직전부터 현대차를 스마트 모빌리티솔루션 제공 업체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고, 이를 굳건히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삼성, SK, LG 등 그룹 총수들과 회동하며 수소차와 전기차 사업 협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는 내연차 시장이 점차 줄어들고 수소차와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가 그 자리를 채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한편 지난 6월 LG그룹이 2년여 만에 시총 1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현대차그룹도 가세하면서 국내 증시는 삼성과 SK, LG, 현대차 등 4대 그룹이 시총 100조 시대를 열게 됐다.

삼성그룹의 16개 상장 계열사 전체 시가총액은 525조원에 달하고, SK는 140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LG도 100조원을 훌쩍 넘어 115조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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