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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정의선 시대'를 맞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14일 임시 이사회에서 회장으로 정식 선임됐다.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아버지 정몽구 전 회장이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올라 그룹을 진두지휘한지 20여년 만이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1999년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과 '왕자의 난' 끝에 지금의 현대차 계열 회사를 독립시켜 삼성그룹에 이은 재계 2위까지 성장시켰다.

정 명예회장의 경영 키워드는 '품질'과 '현장'이다. 후발주자인 한국 자동차 제조·완성차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던 품질 개선을 위해 노년의 나이에도 현지 생산공장을 왕래하며 브랜드 가치를 키워나갔다.

1999년 외환위기 당시 몰락 위기에 빠진 기아차를 인수해 회생시키는 데 성공했고,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성공적으로 런칭시켰다. 그리고 그 결과는 2010년에 세계 완성차 시장에서 자동차의 상징 포드사를 제치고 판매량 5위라는 개가를 올렸다. 아울러 이러한 노고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Automotive Hall of Fame)에 헌액되는 영광으로 돌아왔다.

정 명예회장의 인생 역정에 꽃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도 다른 재벌총수가 마치 통과의례처럼 '가막소'를 거쳐 간 것처럼 뇌물수수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과 법정을 오가는 과정을 거쳤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최순실 게이트) 당시에는 국회 국정조사에까지 출석하는 수모도 겪었다.

아들 정의선 신임 회장이 시장에 던진 화두는 무엇일까. 친환경에 인공지능을 더한 첨단 모빌리티 혁신을 천명하고, '도심항공모빌리티(UAM)'까지 추진하고 나섰다. 그러니까 '하늘을 나는 자동차(개인용 비행체(PAV)) 구상까지 포함된 '미래차' 프로젝트에 돌입한다는 것이다.

자동차의 불모지에서 바닥을 닦은 조부 고 정주영 회장, 뚝심과 추진력으로 그룹을 성장시킨 아버지 정몽구. 미친듯이 미래를 보고 폭주하는 모빌리티 시장에서 정의선이 극복할 과제와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출력을 책임질 든든한 '엔진'은 물론이거니와 정의선의 '핸들링'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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