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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더불어 소상공인, 다시 바로 함께 '기 팍팍'
[이슈&] 더불어 소상공인, 다시 바로 함께 '기 팍팍'
  • 이호연 선임기자 (leehoyon84@daum.net)
  • 승인 2020.11.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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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은 소상공인의 날이다. 소상공인은 해마다 이날 경제의 한 주체로 자리 잡도록 한 국민에 감사의 인사를 나누며 업계의 화합과 나라의 발전을 약속해 왔다. 올해는 어떤가. 축제의 행사는 오간데 없고, 코로나19와 함께 보내야 할 극한의 겨우살이 걱정으로 울상이다. 촛불혁명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집권초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정부조직법을 개정해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시켰다. 문재인 정부가 반환점을 넘어 집권 후반기를 향해 가고 있는 즈음, 소상공인은 경제불황에 실종 상태인 공정과 상생에 대한 기대를 하나 둘 접고 있다. 희망고문이 버팀목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문재인 정부의 소상공인 정책의 허와 실을 5회에 걸쳐 살펴본다.

[글 순서]

1. 중기부, 청과 달라진 게 무언가

2. '문' 일자리 창출과 겉도는 중기부
3. 혈세 줄줄 새는 중기부
4. 유통대기업 감싸기, 중기부 맞나
5. 자영 소상공인도 우리 국민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중기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시켰다. 당시로서는 유일한 정부조직 변경이었다. 당시 700만 소상공인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소상공인 정책이나 예산증액을 포함한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했다.

중기부 초대 장관으로는 홍종학 전 의원이 임명됐다. 2019년 4월 8일 에는 민주당 중진 실세로 평가는 화려한 4선 경력의 박영선 의원이 2대 장관으로 취임해 현재까지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다. 박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강한 중기부'를 표방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상생과 공존' 철학을 '박영선 호(號)'의 정책 기조로 삼았다.

개정 전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중소 및 중견기업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소속으로 중소기업청을 두도록 규정돼 있었다.

하지만, 문정부 출범 후 개정된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중소기업 정책의 기획ㆍ종합, 중소기업의 보호ㆍ육성, 창업ㆍ벤처기업의 지원, 대·중소기업 간 협력 및 소상공인에 대한 보호ㆍ지원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도록 규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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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11월 30일 서울 영동대로 코엑스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 출범식에 참석, 인사말을 하는 모습.(중소기업벤처부)  

정부조직법 상 중앙정부의 행정기관은 부ㆍ처ㆍ청의 순서로 나열돼 있다. 중기청에서 중소벤처기업부로의 승격은 중앙정부 서열에서 두 단계나 상승한 것이다. 과거 중기청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조직으로서 업무집행을 위한 심부름꾼 수준의 외청에 불과했지만,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앙행정부의 수장으로서 당당하게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의 당연 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게 됐다.

홍종학과 박영선의 허와 실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임명됐던 홍종학 장관 재임시절의 소상공인 정책과 관련해 뚜렷한 치적이 머리에 떠오르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일환으로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했다. 당시 기재부 김동연 기재부 장관은 소극적으로라도 반대의사를 표명했었지만, 정작 가장 큰 피해당사자인 중소상공인들의 권익을 대변해야 할 홍종학 장관의 반대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2018년 국정감사장에서 "소득주도 성장이 최저임금 인상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상처 드린 거 같아 죄송한 마음도 있다"라는 발언이나, ‘소득주도 성장을 단순히 최저임금 인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등의 발언을 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정책에 요점을 비껴가는 듯 한 태도를 견지했다.

이호연 스트레이트뉴스 선임기자
이호연 스트레이트뉴스 선임기자

물론, 진보정권 출범 초기 서슬이 시퍼렇던 시기에 중기부장관이 정권차원에서 밀어붙이는 최저임금 인상 정책에 맞서 정면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뿌리 산업이 거덜 나고, 자영업 분야에 고용된 종업원들이 대거 일자리를 잃는 현상이 예견되는데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켰다. 사후약방문 격으로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만 독려하는 내용의 언론 인터뷰만 열심히 했다.

2대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장관 취임할 때를 돌이켜보자. 당시 국회는 청문절차를 거쳤지만 야당의 반대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영선의원의 장관 임명을 강행처리했다.

정치 장관에 중기부 갈팡질팡

두 장관의 공통점은 언론 노출을 지나치게 좋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거의 매일 거창한 기사들이 언론에 노출되고 있는데, 중소벤처기업부 소속 공무원들이 과연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을 소화해 현실에 반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다.

유명 포털 사이트에서 네이버와 박영선 장관이란 키워드를 입력했더니, 0.35초 만에 무려 1,750,000개의 문건이 검색됐다. 언론 이미지 관리에 지나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최근 주요 기사 내용을 발췌해보면, 가장 먼저 2019년 12월 2일 프랑스 그르노블에 위치한 인공지능(AI) 연구소인 네이버랩스유럽을 방문해 AI기술 등의 활용 사례를 살펴본 기사가 눈에 띈다.

‘자상한 기업’이란 기술·인프라를 중소기업·소상공인과 공유하고, 자발적으로 상생협력 하는 기업을 가리키는데, 다수의 기업 중 네이버를 우선적으로 거론하고 있는 기사도 있다. 소상공인의 온라인 진출과 스마트상점 보급을 신설하는 등 급변하는 소상공인의 경영환경에 대응력을 강화하고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란 기사에도 네이버가 등장하고 있다. 일부 언론기사에는 아예 ‘박영선장과 네이버와 사랑에 빠졌다’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네이버가 700만 소상공인의 살림살이를 얼마나 풍족하게 해 줄 능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는 기업인지 의문이다.

중기부, 아직도 산하 청…환골탈퇴 절실

중소기업청은 정부조직법상 산업통상자원부의 외청으로 집행기관에 불과해 청장은 국무회의에 옵서버 자격으로만 참여할 수 있었다. 중소기업청장은 당연 국무회의 구성원이 아니기 때문에 법안 발의권한도 없고, 예산편성에서도 많은 제약이 따를 뿐만 아니라,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을 손댈 권한도 없다. 따라서, 중기청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명의로 법안을 발의해야 했고, 모든 업무는 비록 형식적일지라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지휘를 받아야만 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중앙)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왼쪽),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이 서울 종로플레이스에서 열린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종로’ 개소식에 참석 모습. 2019.09.19. (사진=네이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중앙)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왼쪽),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이 서울 종로플레이스에서 열린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종로’ 개소식에 참석 모습. 2019.09.19. (사진=네이버)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기청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독자적으로 법안 발의 권한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기부장관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과거 산업통상자원부와 대기업의 입김에 밀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권익이 무시돼 왔던 사안들을 모두 찾아내 분석하고, 이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법률개정 작업에 착수해야 했어야 옳았을 것이다.

현행 중소벤처기업부 소관법률 뿐만 아니라, 다른 부처 소관 법률에 숨어있는 독소조항들도 모두 찾아내 바로잡았어야 옳았을 것이다. 산자부의 반대가 있다면 유통산업발전법 등은 법을 쪼개서라도 중기부 소관법률로 이관하는 작업을 수행해야 마땅했을 것이다.

소상공인 권익을 억누르고 있는 사안들은 오랜 기간 동안 누적되어 온 것이기 때문에 업무량은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중기부 인력이 부족하다면, 중기중앙회나 소상공인연합회 등의 법정단체나 민간 TF를 구성해서라도 반드시 처리해냈어야 옳았을 것이다.

하지만,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런 작업을 추진하지 않았다. 부단위 승격 후 중소벤처기업부 내의 소상공인 담당부서는 국단위에서 실단위로 승격됐지만, 소상공인 정책들은 대부분 중기청 시절 추진됐던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추진되었고, 업무처리 스타일도 큰 변화가 없어 피부에 와 닿는 획기적인 정책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21대 국회 출범 후 현재까지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권익향상을 위해 발의한 법안이 단 한 개도 없다는 점은 도대체 이해가 되질 않는다.

만시지탄일지라도 당장 중앙행정기관이 가지고 있는 법안발의권한을 십분 활용해 묵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정책 적폐를 청산하는 작업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중기부, 긴급하고 중요한 것부터 해라   

첫째, 자영업자 기본 통계 구축이 시급하다. 박근혜 정부 시절 한중 FTA 체결했다. 당시 정부는 관련법에 규정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업종별 피해영향조사도 하지 못한 채 청와대가 국회를 압박해 비준처리 했다.

당시 정부가 주장하는 주얼리 업종 종사자 수보다 관련단체계가 주장하는 종사자수가 10배나 많았다. 통계청이 조사한 통계에 대해 업계종사자들은 엉터리라는 주장을 했다. 이런 부실한 통계로는 제대로 된 맞춤형 소상공인 정책이 나올 수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청와대 여민관에 일자리 상황판 시연행사에서의 모습(윗쪽)과 최근 청와대의 홈페이지 일자리 상황판의 청년확장실업률 화면. 현재 청년확장실업률은 25.4%로서 당시보다 14.7%포인트 늘어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청와대 여민관에 일자리 상황판 시연행사에서의 모습(윗쪽)과 최근 청와대의 홈페이지 일자리 상황판의 청년확장실업률 화면. 현재 청년확장실업률은 25.4%로서 당시보다 14.7%포인트 늘어났다.

둘째, 실시간에 준하는 자영업자 소득파악 인프라 구축이 필요할 것이다. 1차 긴급재난금 지원 과정에서 드러난 혼란과 문제점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일용근로자, 특수고용층, 그리고, 자영업자 소득파악 인프라를 구축해 적시에 형평성 있는 복지 지출 등이 집행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현재 고용노동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국민 고용보험제 관련 소득 파악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예산편성 기조를 포함해 우리 경제 정책의 전반적인 패러다임을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중심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2010년 일본이 ‘중소기업헌장’을 만든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개발독재시대부터 줄곧 이어져 온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 기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소상공인들의 근본적인 권익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소상공인 정책, 초심에서 다시 함께 세워야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조직법을 바꾸고 실세 장관을 임명한 이유는 분명 700만 소상공인 권익향상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리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본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소상공인 정책들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혹시나’하는 기대가 ‘역시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 해소를 위해 2018년 12월 20일 범정부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부터 면밀히 검토하고 미해결 과제들을 찾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자칫 차려 놓은 밥상도 떠먹지 못한다는 비난의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할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출범은 대한민국 경제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역사적인 일입니다. 수출 대기업이라는 하나의 심장으로 뛰었던 대한민국 경제에 또 하나의 심장을 더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중소기업을 우리 경제의 중심에 두겠습니다. 이제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해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과 법안 발의가 이뤄질 것입니다. 대기업의 갑질과 불공정 거래로부터 중소기업을 지켜낼 것입니다." - 문재인 대통령의 중소기업벤처부 출범 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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