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매출 7조3090억원…목표달성 '난망'
영업이익 5470억원…작년(7673억원) 수준 밑돌듯
허윤홍 사장 이끄는 모듈러주택 등 신사업은 성과

2020년 경자년 한 해도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남아 있는 시간이 한 달 남짓이다. 새해벽두 터진 코로나19로 건설업계 역시 그 어느 해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성적표'라는 냉엄한 현실이 있다. 3분기까지 발표된 실적을 바탕으로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위 건설사들의 올해 실적을 중간 점검 해보면서 향후 CEO(최고경영자)의 거취도 예상해본다. [편집자주]

"아쉬움이 있지만 가능성도 보았다." 3분기까지 수치 상 나타난 GS건설의 2020년 성적표에 대한 평가다.

GS건설의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7조3090억원, 영업이익 547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4.1%, 6.5% 감소한 것이다.

GS건설의 최근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이를 보면 2017년 매출 11조6795억원, 영업이익 3187억원이었고, 2018년에는 매출 13조1394억원, 영업이익 1조645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2019년)에는 매출은 10조4166억원, 영업이익 7673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 목표로 하고 있는 매출 11조500억원 달성은 쉽지 않다는게 시장의 예측이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수준에는 다소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신규 수주도 막판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당초 목표치인 11조5000억원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GS건설의 신규 수주는 3분기 누적 7조513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13% 정도 늘었지만 연간 목표치 대비로는 60%를 갓넘기는 수준이다.

다만, 1분기 2조2690억원에서 2분기 2조4170억원, 3분기에는 2조8270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수주도 탄력을 받고 있다.

상반기 이렇다 할 수주가 없던 GS건설은 지난달 부산 문현1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하면서 '체면'을 세웠고, 연말 막바지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현1구역 재개발사업은 부산 남구 문현동 740-2 일대에 지하 7층~지상 70층 아파트 8개동(2758가구)과 오피스텔 2개동(514실) 등을 짓는 사업으로 총 공사비 1조100억원 규모이다.

GS건설은 인천 부평과 경기도 남양주에서도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11월 시공사 선청 총회가 열리는 인천 부평구 산곡5구역은 공사비 3800억원 규모로 포스코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를 노리고 있고, 남양주 덕소 3구역 개발공사는 대우건설과 공동으로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사업을 모두 수주하면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은 2조5000억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GS건설을 이끌고 있는 수장은 임병용 부회장으로, 지난 2013년 6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지 8년째를 맞고 있는 업계 최장수 CEO(최고경영자)이다. 

◇ ‘40대 기수’ 허윤홍 사장 이끄는 신사업부문은 가시적 성과 

3분기까지의 성적표는 아쉬움이 있지만 내일을 생각하면 긍정적으로 보인다. GS건설이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GS건설의 신사업을 지휘하는 야전사령관은 ‘40대 기수’ 허윤홍 사장(41)이다. 허 사장은 허창수 GS건설 회장의 장남으로, 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다. 2002년 GS칼텍스(당시 LG칼텍스)에 입사한 후, 2005년 GS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2018년 부사장 승진과 함께 신사업추진실장을 맡았고, 지난해 12월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GS건설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은 분야도 다양하다. 지난해 투자를 결정한 우크라이나와 인도 태양광 발전을 시작으로 올해 1월에는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폴란드의 단우드와 영국의 엘리먼츠 등 선진 모듈러 업체 3곳 동시 인수를 통해 글로벌 주택건축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업에도 진출했다.

스마트양식은 정보통신(ICT)과 빅테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양식산업으로 수처리 기술이 핵심이다. GS건설은 자사가 보유한 수처리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양식 테스트베드에 접목해 첨단 스마트 양식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 7월 부산시청에서 열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식. 오른쪽 세 번째가 허윤홍 GS건설 사장이다. GS건설 제공
지난 7월 부산시청에서 열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식. 오른쪽 세 번째가 허윤홍 GS건설 사장이다. GS건설 제공

뿐만 아니라 최근 진행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도 도미누스 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고 있다. 만약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성공한다면 건설기계 제조업까지 진출하게 되는 것으로 기존의 토목·건축과 연계한 시너지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 사장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GS건설의 새로운 '먹거리 찾기'의 성과는 수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GS건설의 3분기 실적만 보면 매출 2조3200억원, 영업이익은 2103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5.0%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11.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신사업부문 매출은 지난해 700억원에서 올해 189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4230억원에 달한다.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BNK투자증권은 "올 3분기 누계실적 기준으로 GS건설의 사업부문별 매출총이익률은 신사업 22.6%, 건축·주택 20.3%, 분산형에너지 13.4%, 인프라 8.6%, 플랜트 -4.6% 등으로 나타났다"며 "신사업 분야 매출규모가 아직은 크지 않지만 수익성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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