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및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조합원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조원태 회장이 직접 해결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및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조합원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조원태 회장이 직접 해결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는 대한항공 내에서 벌어진 상사의 직속 부하직원 성폭력(강간 미수) 사건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고 조직문화를 혁신할 것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30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항공이 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며 회사 내 성폭력과 따돌림, 괴롭힘 관련 전수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대한항공 정규직으로 입사한 A씨는 소속 부서장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뒤 다른 부서로 발령받아 사실상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고, 건강 악화로 휴직을 신청했다.

휴직 뒤엔 직속 상사로부터 강간 미수를 당하고 인사이동 불이익을 받았으며, 주변 동료들로부터 성희롱성 발언과 괴롭힘에 시달렸다고 한다.

대한항공은 '강간 미수 사건과 주변인들의 괴롭힘, 부당 인사조치를 엄중히 조치해달라'는 A씨 요청이 있고 나서 직속 상사를 징계 없이 사직 처리했으며, 직장 내 괴롭힘과 인사조치에 대해서는 '동료들과 참고인들이 제대로 기억을 못 하고 있고 통상적인 인사명령이었다'는 취지로 회신했다.

A씨는 형사고소 대신 가해자인 직속 상사와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현재 조정이 진행 중이며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도 진정을 냈다.

A씨는 기자회견에서 대독된 입장문을 통해 "조직 내 성희롱 실태를 조사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조건으로 소송 취하 입장을 밝혔으나 사측 대리인은 법원 조정실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대한항공 대표자로서 책임이 있다. 대한항공과 같은 거대 기업이 피해자 개인 직원과 계속 소송을 해 다투는 게 윤리적 처사인지 조 회장이 살펴봐 달라"고 덧붙였다.

공공운수노조는 "대한항공은 이번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데 대해 피해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노조와 대화에 나서라"며 "지금이라도 조 회장은 사업주로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기자회견 뒤 조 회장 측에 입장문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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