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서 현대차 일본시장 재진출설 제기
2001년 일본시장 진출했다 8년만에 철수
수소차 넥쏘·신형 전기차 내세워 일본 공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 중앙)이 지난 7월 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1회 수소경제위원회'로 이동 중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용수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 중앙)이 지난 7월 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1회 수소경제위원회'로 이동 중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용수 기자]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전기차와 수소차를 앞세워 일본 시장에 재도전한다.

현대차가 이미 지난해 여름부터 일본 시장조사와 필요 인증까지 진행한 것으로 전해져 기술력 높은 전기·수소차로 일본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현대차가 일본에 수소 연료전지차(FCV) ‘넥쏘’ 출시를 위한 인증을 획득하고 오는 2022년 출시할 예정이라고 지난 19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현대차의 2019년 세계 판매 대수가 719만대(기아차 포함)로 세계 5위였고 수소차에선 75% 정도의 점유율로 세계시장을 장악해 도요타를 크게 앞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현대차의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과 함께 내년 새로운 전기차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9월 일본어판 인터넷 홈페이지를 열고 넥쏘의 도쿄전시 및 시승회 등을 개최했다. 또 일본의 개인 간 차량공유 서비스인 ‘애니카’에 넥쏘를 투입해 소비자들이 직접 차량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들이 넥쏘를 직접 체험해 현대차 브랜드와 수소차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에 현대차의 일본 재진출설이 지속 제기됐다. 다만 현대차 측은 "새로운 잠재 시장과 관련해 항상 열린 자세로 관찰하고 있으나, 일본 시장 진출은 현재까지 확정된 바 없다"며 일본 재진출설에 선을 그었다.

현대차는 지난 2001년 그랜저, 쏘나타, 아반떼 등 내연기관 차량을 중심으로 일본에 진출했으나 지명도와 브랜드 파워 부족으로 고전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 토요타, 혼다, 닛산 3사가 일본 내 자동차 점유율 68.7%를 차지할 정도다. 그나마 수입차 시장도 벤츠, BMW 등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 시장만 형성됐다.

게다가 경차 중심의 일본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면서 2009년 말까지 일본 내 판매대수는 약 1만5000여대에 그쳤다. 결국 현대차는 2009년 연구개발 조직만 남겨놓고 일본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이번엔 일본시장 내 사전조사를 통해 수소차와 전기차라는 최첨단 이미지로 일본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일본 현지에서 수소 충전소 등 인프라가 잘 구축됐고 일본 정부가 친환경차에 지원한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일본 정부는 오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실질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기 위해 2030년대 중반까지 휘발유와 디젤차 판매를 중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친환경차 보급을 위해 친환경차 구입 보조금을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수소모빌리티+쇼'에 참가한 외국 관람객이 현대자동차의 수소차량 '넥쏘'를 살펴보고 있다. [신용수 기자]
'수소모빌리티+쇼'에 참가한 외국 관람객이 현대자동차의 수소차량 '넥쏘'를 살펴보고 있다. [신용수 기자]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수소차 시장 세계 1위의 경쟁력을 보이는 만큼 일본 공략에 대한 기대가 크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전 세계 판매된 수소차는 6600여대로, 그중에서 넥쏘가 4917대로 팔려 73.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반면 토요타의 수소차는 767대 판매돼 점유율 11.5%에 그쳤다.

2018년 3월 출시된 넥쏘는 중형 SUV로, 1회 충전 후 609km를 주행할 수 있다. 최근 토요타는 세단형 수소차 ‘미라이’ 2세대를 공개했다. 미라이 2세대는 기존 모델(609km) 주행거리를 늘려 1회 충전 시 850km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소개됐다.

이에 넥쏘가 기존보다 더 1회 충전시 주행거리를 늘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주행거리를 800km까지 늘릴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외에도 현대차가 다음해 초에 선보일 예정인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도 일본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나온다.

현대차 오스트리아 법인에 공개된 아이오닉 5의 모터 출력은 230kW(313PS)다. 유럽 WLTP 기준 주행 가능거리는 450km다. 현대차에 따르면 아이오닉 5는 800V 고전압 급속 충전기를 활용할 경우 배터리 20%에서 80%까지 15분만에 충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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