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신년사 키워드 순위 대폭 교체
고객·성장 떠오르고 혁신은 순위에서 밀려

코로나19가 전세계적 유행을 타면서 올해 국내 10대그룹의 신년사 핵심 키워드로 고객·성장·코로나 등이 주로 언급됐다. 사진은 구광모 LG그룹 회장
코로나19가 전세계적 유행을 타면서 올해 국내 10대그룹의 신년사 핵심 키워드로 고객·성장·코로나 등이 주로 언급됐다. 사진은 구광모 LG그룹 회장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코로나19가 전세계적 유행을 타면서 올해 국내 10대그룹의 신년사 핵심 키워드로 고객·성장·코로나 등이 주로 언급됐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올해 10대 그룹 경영자들의 신년사를 분석한 결과 주로 언급됐던 '혁신'과 '경쟁'이 키워드 상위권에서 밀려난 반면 최근 이슈인 '고객'·'성장'과 함께 '코로나' 관련 이슈가 새롭게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고 5일 밝혔다.

올해 10대 그룹 신년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는 '고객'으로 총 56회가 언급됐다.

이어 성장(35회)·변화(31회)·사회(30회)·미래(30회)·새로움(30회)·환경(24회)·글로벌(23회)·안전(22회)·코로나(22회) 등이 '톱10'에 들었다.

이 가운데 '사회'와 '안전', '코로나'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적 대유행) 등의 여파로 올해 상위에 새롭게 합류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보건안전과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커진 것이다.

'고객'은 2019년(59회), 2020년(72회)에 이어 올해도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그룹의 경영이념을 강조하며 30차례에 걸쳐 '고객'을 언급했다.

구광모 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이라고 천명한 이후 매년 고객 가치 경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는 올해에도 "더 많은 고객에게 감동을 확산하면서 팬층을 두텁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회장은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더욱 개인화되고 소비 패턴도 훨씬 빠르게 변하면서 고객 안에 숨겨진 마음을 읽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이제는 고객을 더 세밀히 이해하고 마음 속 열망을 찾아 이것을 현실로 만들어 고객 감동을 키워갈 때"라고 당부했다.

신세계도 10번에 걸쳐 '고객'을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결코 흔들리지도 굽히지도 않고 목표를 향해 굳건하게 나아간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불요불굴'을 언급하며 "우리에게 불요불굴의 유일한 대상은 고객"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신년사에서 언급한 '고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고객의 바뀌는 요구에 '광적인 집중'을 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한발 더 나아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대담한 사고'를 해달라고도 당부했다.

'성장'이라는 화두는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2위를 차지했다. 급변하는 대외환경에도 '성장'을 지향하는 기업 정신이 반영된 것이라고 CEO스코어측은 설명했다.

평택 반도체사업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평택 반도체사업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는 이러한 성장 키워드를 주로 언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신년사를 따로 내지 않았으나 평택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뉴삼성’으로 성장하고 도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2021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삼성으로 도약하자. 함께하면 미래를 활짝 열 수 있다"며 "삼성과 협력회사,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고 밝혔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26차례 언급됐던 '변화'는 올해 31회로 빈도수가 증가했다.

위기(18회)·준비(17회)·생각(17회)·마음(15회)·지금(15회)·필요(15회) 등의 단어도 새롭게 20위 이내에 등장했다.

이에 비해 지난해 신년사 키워드 상위권에 있던 '혁신'과 '경쟁'은 순위권 밖으로 밀렸다.

종전 20위권에 있던 '시장·핵심·산업·발전' 등의 단어들도 올해는 '위기·생각·마음·지금' 등 감성적 키워드에 자리를 내줬다.

안전성 문제를 주로 언급한 기업들도 있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지난해 전기차 등에서 품질과 안전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현대차가 안전성 키워드를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신년 메시지를 통해 "우리의 모든 활동은 고객 존중의 첫걸음인 품질과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품질과 안전에 대해서는 다른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는 자세로 완벽함을 추구할 때 비로소 고객이 우리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쉽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도 그룹 임직원 모두가 변함없이 지켜가야 할 사명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간다는 것"이라며 "2021년은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이 이뤄지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이은 인명재해 사고로 논란을 발생한 포스코도 안전성을 재차 강조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안전을 최우선 핵심 가치로 두고 철저히 실행해 재해 없는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만들자“라며 임직원들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방향으로 안전을 첫 번째로 꼽았다.

또 "나와 동료의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신념으로 노후 안전시설 및 불안전한 현장은 적극 발굴해 즉시 개선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그룹별 '3대 키워드'로는 삼성은 사회(5회)와 변화·고객(각 3회), 현대자동차는 안전(11회)·성장(8회)·고객(7회), SK는 사회(9회)·문제(6회)·행복(5회) 등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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