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경제의 구조를 완전히, 영원히 바꿀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변화의 핵심을 읽고 그 파급 효과를 예측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그 속에 기업 비즈니스의 미래, 나아가 국가의 운명까지 크게 바꿀 위협과 기회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올해도 이어지는 코로나19의 충격을 기회로 바꾸기 위한 우리기업의 경영전략을 중심으로, 위기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해 기회로 반전시킬 이들의 역량을 짚어본다. - 편집자주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기자] LG그룹(회장 구광모)은 2021년 코로나19로 야기된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고, 경영환경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해 경각심을 갖고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양적 성장이나 단순한 수익성 중심의 성장이 아니라, 지속성 있는 고객 기반과 데이터 등 미래 성장 자산을 적극적으로 축적해 ‘질(質)’ 중심의 성장 전략을 펼쳐나간다.

이를 위해, 최고경영진 주도하에 사업 전략을 민첩하게 실행하고 R&D, 상품기획, 디지털 전환(DX) 등 핵심 역량 보강을 통해 실행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형OLED, 석유화학 고부가제품, 배터리, 5G 등 전자·화학·통신 등 주력 사업 분야의 고객 기반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해 나가, 제품 리더십을 공고히하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더욱 높인다는 방침이다.

LG전자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로 화면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롤다운 방식과 아래서 위로 올라오는 롤업 방식의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를 시연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로 화면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롤다운 방식과 아래서 위로 올라오는 롤업 방식의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를 시연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LG전자 제공

◇LG전자, 글로벌 업체와의 협업·초프리미엄 브랜드 강화 등 미래 준비

먼저 LG전자는 2021년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미래사업 육성, 글로벌 업체와의 협업, 초프리미엄 브랜드 강화,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함께 합작법인을 설립 계획을 공개하며 2013년 자동차 부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VC사업본부(현 VS사업본부)를 신설한 이후 사업 가속화에 터닝포인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는 7월 합작법인이 출범하면 자동차 모터와 인버터 등 전기차 파워트레인 관련 사업 점유율을 높이고 전기차뿐 아니라 자율주행차 등 날로 확대되는 미래차 시장을 주도하는 회사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LG전자는 2018년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인 오스트리아의 ZKW를 인수하기도 했다.

LG전자는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발맞춰 가전제품 본연의 차별화된 성능과 빅데이터가 연계된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가전을 지속 선보인다.

가전 분야에서 친환경 제품군도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주관하는 환경 및 에너지 분야 권위있는 ‘2020 에너지스타 어워드’에서 최고상인 ‘지속가능 최우수상(Partner of the Year - Sustained Excellence Award)’을 3연 연속 수상했다. LG전자가 북미시장에 판매하는 제품 가운데 80% 이상이 에너지스타 인증을 받은 제품이며 지난해 판매된 에너지스타 인증제품은 20억 달러를 넘는다.

로봇 사업에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로봇에 초점을 맞춰 호텔, 병원, F&B(Food and Beverage, 식음료) 등 맞춤형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UV-C 램프로 사람 손이 닳는 물건들의 표면을 살균하는 ‘클로이 살균봇’을 지난 12월 선보이며 비대면 방역 작업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2021년 LG전자의 로봇 사업은 사람들의 단순 업무 반복에 따른 육체 부담을 줄이고 비대면 서비스가 필요한 영역이 확대되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전시회에서 ‘클로이 테이블(CLOi’s Table)’ 전시존을 별도로 마련해 고객들이 식당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로봇 서비스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전시회에서 ‘클로이 테이블(CLOi’s Table)’ 전시존을 별도로 마련해 고객들이 식당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로봇 서비스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LG전자 제공

◇LG디스플레이, OLED 시장 등에 유연 대응

LG디스플레이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대형 OLED 사업은 지속 성장하고 있는 OLED TV 수요에 적극 대응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명실상부 최고의 TV로 확고히 자리잡기 위해 힘쓸 계획이다. 국내 파주와 중국 광저우에서 대형 OLED를 생산하는 투트랙(Two-Track) 생산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고객 기반, 모델 라인업을 기반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OLED 대세화’에 박차를 가한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7월, 유리원판 기준 월 6만장 규모의 광저우 OLED 패널공장이 본격 양산체제에 돌입함에 따라 기존 파주에서 생산 중인 월 7만장 규모의 생산능력에 더해 월 13만장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를 통해 LG디스플레이는 OLED TV 패널 판매량을 지난해 400만대 중반에서 올해 700~800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얇고 유연한 OLED만의 디자인으로 탄생한 월페이퍼(Wall paper), 롤러블(Rollable)과 시네마틱 사운드 OLED, 투명 디스플레이 등 차별화 제품도 지속 확대해 폼팩터(기기의 외부 형태) 혁신을 이끌고 OLED 시장을 확대한다.

중소형 P-OLED 사업은 그간 확보한 역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사업 운영을 지속하며, 차량용 P-OLED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도 빠르게 선점해 제품 경쟁력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LCD 사업은 IT용 패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구조혁신을 가속한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재택근무, 온라인 강의 등의 증가로 노트북, 태블릿, 모니터 등 IT용 LCD 패널 출하량이 급증하며 LCD 구조혁신 전략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LG화학, 글로벌 톱5 화학기업 도약

LG화학은 국내를 대표하는 화학 기업으로 5년 후 매출 30조원 이상, 수익성 두 자릿수 이상을 달성을 목표로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국내 화학기업 최초로 ‘2050 탄소중립 성장’을 포함한 지속가능 경영을 발전시키고, 사업의 성장 잠재력 극대화에도 적극 나선다.

석유화학부문은 위생용품, 지속가능 친환경 소재 등 유망 성장 영역을 중심으로 고부가 제품 확대, 기초원료 내재화, 글로벌 사업확장을 적극 추진한다. 현재 총 2조6000억원을 투자해 여수 NCC(Naphtha Cracking Center) 및 고부가 PO(폴리올레핀)를 각 80만톤 증설하고 2021년 하반기 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엘라스토머(Elastomer), 메탈로센계 고부가 PO(Polyolefin), 차세대 SAP(고흡수성수지), 친환경 라텍스(NB Latex) 등 고부가 제품 매출 비중을 2022년까지 전체의 20% 수준으로 확대하고, 국내 및 동북아에 편중된 사업을 지역별 해외 파트너십 강화로 돌파해 나갈 계획이다.

첨단소재부문은 양극재를 비롯한 전지 소재, 고성장성 갖춘 OLED 소재, 자동차 산업 소재 등 신소재 사업을 적극 육성한다. 전지 4대 원재료인 양극재 생산 기술을 고도화하고 내재화율을 확대해 나가고, 전해액 첨가제, 분산제 등 다양한 전지재료 사업 분야의 역량을 강화한다.

중국 화유코발트(Huayou Cobalt)와 우시에 설립한 연산 4만톤 규모의 양극재 및 전구체 합작 생산법인을 가동하며 배터리 제조 전 과정의 수직 계열화도 강화해 나간다. 경량화, 전장화 등의 트렌드에 발맞춰 엔지니어링 소재,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소재 등 새로운 성장 기회도 모색할 계획이다.

생명과학부문 사업은 ‘당뇨 및 연계 질환’과 ‘면역·항암’ 분야를 신약 타깃 질환으로 선정해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한다. 기존 사업들의 시장 확대와 함께 글로벌 신약개발을 목표로 미국 현지 임상개발을 본격화하며, 전방위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유망 신약 파이프라인 지속 확대로 신약 개발의 성공률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LG화학 전기차배터리 R&D 연구원 모습
LG화학 전기차배터리 R&D 연구원 모습

◇LG화학서 분할된 LG에너지솔루션, 성장 모멘텀 재구축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으로 출범했다. 지난해 자동차 전지의 폭발적 성장을 기반으로 흑자 전환을 이뤘고 다수의 전기차 고객을 확보하면서 성장의 모멘텀을 재구축했다.

올해는 안전성과 신뢰성에서 최고 품질의 제품을 통해 고객 기대를 뛰어넘는 탁월한 가치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소재 차별화와 설계 체적화 등을 통해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장수명 솔루션 제공에 집중한다. 베터리케어, 리스, 충전, 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E-플랫폼(E-Platform)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 급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시장선점 기회를 확보해 나간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통해 수주 확대 및 수요 증가를 대비한 투자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자동차전지 사업에서 3세대 전기차(500km 이상) 중심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적극 공략해 글로벌 1등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으로 배터리 생산 능력도 고성능 순수 전기차 기준 170만대(100GWh) 이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국 1위 자동차 업체인 GM(General Motors)과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법인 계약 체결 이후 단계적으로 총 2조7000억원을 투자해 30GWh 이상의 추가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 수익성 사업구조에 성장동력 발굴 더한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 헬스, 보안, 교육, 광고, 콘텐츠, 데이터 사업 등 신규 사업 영역에서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기존 사업에서는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특히 글로벌 주요 통신사들이 참여한 XR얼라이언스 의장사로 퀄컴 등 제조사와 협력을 강화하고 통신사 연합 AR/VR콘텐츠 수급확대로 관련 생태계 조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AR, VR과 같은 5G 콘텐츠 제작·수급과 유무선 융복합 기술개발에 5년간 2조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5년 간 관련 분야에 집행한 연 평균 투자액 대비 두 배 가량 증가한 규모다.

홈서비스는 아이들나라에 이어 ‘U+초등나라’ 출시로 키즈맘 대상 서비스를 강화하고, 시니어, 1인가구, 펫서비스 등 고객군별 서비스를 세분화했다. 또 미디어, 게임, 스마트 디바이스 및 IoT 연계 5G스마트홈 팩 서비스 출시 등 기존 홈 상품을 모바일 서비스로 연계해 플랫폼 편의성도 제고했다. 특히 아이들나라의 경우 전문교육 과정을 적용해 비대면 시장환경에 맞춰 새로운 홈스쿨링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5G와 고정밀 측위 기술을 활용하여 대형 공장 내 주요 설비를 순찰, 점검하는 ‘5G 자율주행 로봇’을 선보였으며, 물류센터 운영 자동화를 위해 5G저지연 기술 기반 무인지게차 사업을 추진, 올해 안으로 실증을 진행 중이다. 기업인프라 사업은 5G 기반의 B2B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앞으로 융복합사업과 스마트팩토리 등 신사업을 확대한다. 뉴딜사업 참여로 B2G시장에서 성장 기회도 확보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 유통 패러다임 변화에 유연대응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로 실물 경제의 충격이 지속되고 유통 패러다임 변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도 화장품 사업의 신시장 개척,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에서 신규 수요 창출 등에 힘입어 성장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일본, 미주 지역의 비대면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아시아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사업 비중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2019년 미국 화장품 회사 에이본(Avon) 인수로 미주 시장 진출을 뒷받침할 디딤돌을 마련했고 지난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앞으로 에이본의 포트폴리오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재편성하고 현지 시장에 적합한 한국의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인다. 지난해 유럽 더마화장품 대표 브랜드인 피지오겔의 아시아와 북미 사업권을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으로부터 인수하는 계약을 마무리한 데 이어, 향후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통해 더마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특히 LG생활건강은 화장품 사업에서 매출 2조원을 돌파한 ‘후’를 비롯해 ‘숨’, ‘오휘’ 등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육성하고, 탄탄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나간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자사 제품이 국내외 생산현장에서 일관된 품질을 구현할 수 있도록 안심품질운영시스템(RQM, Reassurance Quality Management System)을 구축하고 확산해 고객 신뢰의 기반인 품질을 글로벌 수준으로 올린다. 또 MZ 세대에게 익숙한 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키워나가는 동시에, 고객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업무 방식 개선을 통해 변화의 속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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