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CE분야서 LG에서 근소한 승리
펜트업 수요로 양사 역대 최대 성적 거둬
프리미엄 가전 '비트포크'서 성장세 뚜렷

삼성전자가 LG전자의 최고 강점 분야인 TV와 생활가전 분야에서 더 높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딜라이트샵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LG전자의 최고 강점 분야인 TV와 생활가전 분야에서 더 높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딜라이트샵 모습.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기자] 삼성전자가 LG전자의 최고 강점 분야인 TV와 생활가전 분야에서 더 높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양사 모두 코로나19로 인한 집콕·펜트업(억눌린)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TV 분야에서 영업이익 차이가 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TV와 생활가전을 합한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 총 48조1700억원의 매출과 3조5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매출 44조7600억원, 영업이익 2조6100억원)과 비교해 매출은 7.6%, 영업이익은 36.4% 증가한 것으로 CE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 성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펜트업·집콕 수요가 늘면서 매출 비중이 큰 TV 부문에서 꾸준한 실적을 냈고, 생활가전도 '비스포크' 시리즈의 인기를 앞세워 선전한 결과다.

LG전자도 지난해 생활가전(H&A)에서만 매출 22조2691억원, 영업이익 2조352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LG전자의 생활가전 영업이익은 삼성은 물론 미국의 가전업체 ‘월풀’보다 높은 글로벌 1위 실적이다.

그러나 LG전자의 생활가전과 TV(HE) 부문을 합한 가전 전체 통합 영업이익은 3조3200억원으로 삼성전자에 2000억원가량 뒤졌다.

삼성전자는 그간 매출 면에서는 LG전자와 비교해 큰 격차로 1위 자리를 지켰으나 영업이익은 2017년부터 3년 연속 LG전자에 1위를 내줬다.

중국의 거센 공격 속에서도 QLED를 앞세운 TV는 15년 연속 글로벌 1위 판매 실적을 거두며 선전했으나, 생활가전의 부진이 컸다.

올해로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가 출시 10주년을 맞았다. 사진은 LG 트롬 스타일러 원조모델(왼쪽)과 LG 오브제컬렉션 스타일러. LG전자 제공
올해로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가 출시 10주년을 맞았다. 사진은 LG 트롬 스타일러 원조모델(왼쪽)과 LG 오브제컬렉션 스타일러. LG전자 제공

반면 LG전자는 2017년부터 생활가전이 급성장했다. 의류관리기·드럼세탁기·건조기 등 소비자의 호응도가 높은 신가전 제품 출시로 삼성전자에 우위를 점했다.

LG전자는 2016년까지는 TV 매출이 생활가전보다 많았으나 2017년부터 생활가전(18조5150억원)의 매출이 TV(16조4331억원)를 앞지르기 시작했고, 2017년 2조원 선이던 두 부문 매출 격차도 지난해 9조원까지 벌어졌다.

영업이익도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TV와 생활가전 둘 다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엔 생활가전의 영업이익이 TV보다 1조4000억원이나 많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LG전자의 영업이익을 넘어선 것은 TV 시장에서의 우위와 신혼부부 등 젊은 층에 호응을 얻은 비스포크 시리즈를 바탕으로 생활가전 부문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는 소비자 가전(CE)의 부문에서 TV 매출의 비중이 2016년에는 61%에 달했으나 2019년 58.5%, 작년에는 57.5%로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CE 부문 전체 매출이 최근 2년 연속 증가한 것을 고려할 때 가전의 매출 비중이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양사는 TV 시장에서는 기존 QLED와 OLED TV 외에 미니 LED TV에서 격돌하고, 스팀가전(LG)과 맞춤형 취향가전 비스포크(삼성)를 앞세운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경쟁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양사가 디자인과 편의성이 더욱 높아진 제품을 내놓자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

TV의 경우 가정에 하나씩은 갖춰져 있는 것이 보편화된 상황이다. 여기에 생활가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이나 중국, 일본제품보다도 품질이 뛰어난 국내 기업 제품 구매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품질 높은 생활가전이 브랜드 충성도가 탁월한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출시되고 있다”면서 “소비자도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진 상황으로 양사가 소비자의 니즈를 제대로 포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