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이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 주간을 맞아 사회적 가치 창출에 노력한 관계자들에게 화상으로 축하인사를 전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5월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 주간을 맞아 사회적 가치 창출에 노력한 관계자들에게 화상으로 축하인사를 전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스트레이트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상공회의소 차기 회장 겸 경제계를 대표하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단독 추대됐다.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을 맡는 것은 최 회장이 처음이다.

1일 경제계와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은 이날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회장단 회의를 열어 박용만 회장의 후임으로 최태원 회장을 단독 추대했다. 이 자리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등이 함께했다. 회장단은 최태원 회장을 단독 추대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 

서울상의의 회장단은 총 24명으로 박용만 회장이 서울상의 회장이며 대성산업 김영대 회장, 현대해상화재보험 정몽윤 회장,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아모레퍼시픽서경배 회장, 삼성전자 이인용 사장, 현대자동차 공영운 사장, LG 권영수 부회장, SK㈜ 장동현 사장 등 23명의 부회장이 있다. 서울상의 회장은 이들 24명의 회장단 가운데 선출되며, 관례에 따라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게 된다.

박용만 회장은 최태원 회장에 대해 "4차산업 시대가 오고 있는 변곡점에 있는데, 본인의 경험 등에서 미래를 내다보는데 적합한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5대 그룹 중 한 곳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대표할 자격이 있고, 평소 상생이나 환경, 사회적 가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시는 분이기에 현시점에 더없이 적합한 후보라 생각한다"고 추대 배경을 전했다.

서울상의 회장으로 단독 추대된 최태원 회장은 이달 23일 열리는 임시 의원총회에서 회장으로 최종 선출된다.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는 관례에 따라, 최태원 회장은 3월 중 대한상의 의원총회를 거쳐 대한상의 회장 자리에도 오른다. 대한상의 회장의 임기는 3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최태원 회장이 서울상의 회장으로 추대됨에 따라 이달 23∼24일께 정기총회에 이어 열리는 임시의원총회에서 회장으로 최종 선출되고, 대한상의 회장 자리에도 오른다. 다만 최 회장이 현재 회장단에 속해 있지 않은 만큼 내달 총회에서 SK㈜측 장동현 사장이 빠지고 최태원 회장으로 교체하는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대한상의는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아우르는 국내 최대 종합경제단체로 서울상의를 비롯한 전국 73개 지방 상공회의소를 대표한다. 전국 회원사가 18만 개에 달하며 전 세계 130여 국의 상공회의소와 글로벌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다.

그간 경제계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온 차기 회장 하마평에도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최태원 회장은1일 정식 추대 후 회장직 수락 여부와 소감을 밝힐 것으로 전해진다.

경제계에서는 위상이 높아진 대한상의 차기 회장으로 최태원 회장이 적임자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의원총회 등에서 최 회장이 무난하게 추대, 선출될 것으로 예상됐다. 역대 대한상의 회장을 4대 그룹 총수가 맡은 경우가 없었던 만큼 앞으로 상의의 역할 강화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한 경제계 관계자는 "최근 대한상의가 정부와 직접 소통하는 경제계의 대표 단체로 위상이 높아진 점을 고려할 때 최태원 회장이 적임자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평소 최태원 회장의 경영철학으로 볼 때 정부 정책과 조화를 이루면서 경제계가 처한 어려움과 우려의 목소리도 힘있게 전달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다만 대한상의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달리 중소상공인들이 함께 속한 단체인 만큼 일각에선 대기업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중소기업의 목소리까지 제대로 대변해줄 수 있느냐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27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전경련 제58회 정기총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정기총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차기 회장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추대된 가운데, 현임 허창수 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차기 회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달 임기를 마치는 허 회장의 후임 인사는 대한상의와 달리 뚜렷한 하마평이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사단법인인 전경련은 회장 임기가 끝나는 해 2월에 열리는 정기 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추대해야 한다. 그러나 총회가 한 달가량 남은 상황에서 후임자 논의가 전혀 나오지 않자 전경련 내부에서는 허창수 회장의 유임을 유력하게 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허창수 회장은 2017년과 2019년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마땅한 후보가 없자 회장직을 계속해서 맡은 바 있다. 전경련 회장은 임기가 2년으로 무제한 연임할 수 있다. 2011년부터 전경련을 이끈 허 회장은 이번에도 연임된다면 6회 연속 전경련 회장을 맡게 된다.

하지만 허창수 회장이 연임을 고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는 시각도 있다. 2019년 12월 GS그룹 회장에서 물러난 허 회장이 전경련의 역할을 고려해 현역 그룹 총수에게 자리를 물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경련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삼성과 현대차 등 4대 기업이 탈퇴하는 등 큰 홍역을 치른 터라 차기 회장에 적극적 의사를 표현하는 총수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맏형'이자 민간경제협력채널 중추로서의 전경련 위상을 고려할 때 역대 회장에 버금가는 중량감 있는 인사가 차기 회장에 선임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 경제인들과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전경련의 차기 회장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가운대 다음 달 경영일선 복귀가 예상되는 김승연 회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김승연 회장은 2014년 2월 배임 등의 혐의로 선고받은 집행유예 기간이 이미 만료됐고, 취업제한도 풀린다.

다른 경제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또 다른 후보다. 일각에서는 손경식 회장이 전경련 회장에 관심을 보인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그는 지난해 12월 한 간담회에서 "말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 제가 전경련 얘기를 할 그런 입장은 안 된다"고 부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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