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화장품 부분서 8300억 기록
아모레퍼시픽, 영업익 1500억에 그쳐
중국 등 해외시장 성과에 희비 엇갈려

뷰티업계 선두를 달려온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실적이 급감하며 LG생활건강에 화장품 업계 1위 자리를 처음으로 내줬다.
뷰티업계 선두를 달려온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실적이 급감하며 LG생활건강에 화장품 업계 1위 자리를 처음으로 내줬다.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기자] 뷰티업계 선두를 달려온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실적이 급감하며 LG생활건강에 화장품 업계 1위 자리를 처음으로 내줬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507억원으로 전년보다 69.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일 공시했다.

매출은 4조9301억원으로 21.5%, 순이익은 220억원으로 92.2% 줄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4조4322억원, 영업이익은 1430억 원으로 각각 20.6%, 67% 줄었다. 순이익은 219억 원으로 90.2% 급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면세점, 로드샵 등 시장이 위축돼 매우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쁘아 등 아모레퍼시픽의 나머지 계열사의 실적도 부진했다. 코로나19로 유동인구가 줄고 오프라인 매장의 단축 영업이 이어지면서 국내외 화장품 시장이 위축된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화장품 부문(헤어·보디용품 포함) 매출 기준으로 업계 1위 자리를 LG생활건강에 넘겨줬다.

지난달 27일 실적을 발표한 LG생활건강의 지난해 화장품 부문 매출은 5조5524억 원, 영업이익은 9647억 원이다. 차석용 부회장이 부임한 이후 62분기 연속 영업이익 증가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아모레퍼시픽그룹 뷰티 계열사의 화장품을 포함한 전체 매출은 5조1014억 원, 영업이익은 1507억 원으로 LG생활건강에 크게 뒤처졌다.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 업체의 희비를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사태에도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며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선전했다. 특히 '후', ‘오휘’, ‘숨’ 등의 브랜드가 중국에서 고가 브랜드로 인지도를 굳히며 현지 온라인 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옥.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옥. 아모레퍼시픽그룹 제공

반면 서경배 회장이 이끄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온라인 시장 대응이 늦었고 해외에서 이니스프리 등 중저가 브랜드 확대 중심의 전략을 펼쳤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니스프리 의 경우, 과거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것과는 달리 중국에서도 비슷한 경쟁력을 갖춘 중저가 브랜드가 나오면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자 아모레퍼시픽은 결국 지난해 11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접수받았다. 이와 함께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점포를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50%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 아모레퍼시픽그룹 제공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강한 브랜드 육성과 디지털 대전환에 박차를 가해 올해 5조6000억 원의 매출과 3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e커머스 분야에서는 30% 이상의 매출 증가를 목표치로 제시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그룹과 계열사의 재정비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모레퍼시픽은 1분기 안으로 브랜드 리뉴얼, 오프라인 사업 재조정을 통한 이커머스 집중, 연구개발에서 경영관리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 등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주력 브랜드인 설화수와 라네즈를 별도의 사업부로 독립시켰고 네이버, 11번가 등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과 협업 강화를 통해 디지털 매출 비중 확대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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