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달 15만명 넘던 가입자 12월에는 13만명에도 못미쳐
"통장 무용론으로 가입 포기" vs "12월 연말 반영한 일시적 현상"
"아파트 청약 위해 필요하고 금리도 높아 가입자 꾸준히 늘 것"

아파트 청약 열기에 힙입어 지난해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자가 180만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청약 열기에 힙입어 지난해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자가 180만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이트뉴스 김영배 기자] 주택청약종합저축(종합저축) 신규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해 매달 15만명이 넘었던 종합저축 가입자수가 12월에는 13만명에도 미치지 못한 것. 이 때문에 종합저축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파트 청약 당점가점이 치솟으면서 '청약통장 무용론'이 확산되자 가입을 아예 포기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12월이라는 계절적 특성이 반영된 것일 뿐이라는 반론이다.

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2020년) 12월말 기준 종합저축 가입자는 2555만9156명으로 1년 전보다  180만3055명 늘었다. 매달 15만명 이상 종합저축에 가입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11월 대비 12월 가입자 수는 12만9619명으로 평균 증가수에 미치지 못했다.

종합저축 가입자 증가세가 한풀 꺾인 배경을 놓고 일각에서는 치솟은 당첨 커트라인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청약 당첨 커트라인 고공행진으로 "통장을 가지고 있어봐야 소용이 없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로 '통장 무용론'이 나오자 가입을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청약시장에서는 통장가입기간 만점(17점)을 채운다 하더라도 무주택기간(만점 32점)과 부양가족수(만점 35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하면 당첨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2월 연말'이라는 특징을 반영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반론도 많다.

높아진 당첨 커트라인 때문에 3040세대들의 불많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통장 무용론 보다는 한 해를 정리하고 새 해를 준비해야 하는 바쁜 일정 속에서 가입자가 줄어든 것이라는 것이다.

자료:한국부동산원
자료:한국부동산원

실제로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 월평균 가입자수는 9만8778명이었다. 이 때도 12월 가입자는 4만1272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또 월평균 가입자가 13만을 넘겼던 2018년과 2017년에도 12월 가입자는 각각 2만2598명과 5만5170명에 불과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첨 가점이 높아지면서 소외감을 느끼는 3040세대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3040세대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20대 직장인들도 종합저축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며 "12월 가입자 증가폭이 한풀 꺾였다고 해서 통장 무용론 때문에 가입을 포기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종합저축은 주택청약저축과 청약예금·청약부금 기능을 모두 모은 것으로 이른바, 만능통장으로 불린다. 이명박 정부시절이던 지난 2009년 5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방안의 일환으로 판매가 시작됐다.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적극적인 홍보에 힘입어 상품출시 18개월 만인 2010년 10월(1015만명)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가입자 증가율도 잠시 정체를 보이기도 했으나 분양시장이 회복되면서 2012년 4.7%에 불과하던 가입자 증가율이 2013년에는 14.5%로 껑충 뛰었다.

이후 가입자 증가율은 2016년 10.0% 2017년 8.3%, 2018년 7.9%, 2019년 5.2% 등 하향추세를 보이다가 지난해에는 다시 7.2%로 높아졌다.

이같은 종합저축 가입자 증가율 하향세는 통장의 가치가 떨어졌기 보다는 가입할 만한 사람은 대부분 가입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통장 없이는 현실적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데다, '로또 청약' 현상이 재현되면서 가입자도 다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최근 아파트값 상승폭이 큰 지역에서 가입자 증가폭이 두드러졌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년 동안 통장 가입자 증가율이 높았던 곳은 세종시(16.7%)를 비롯한 충남(14,8%), 충북(12.1%)이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 또 수도권인 인천(9.4%)과 경기(9.0%) 역시 증가율이 높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청약통장은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서 필요하지만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금리도 높다"며 "이미 국민 2명 중 1명이 가입해 있기는 하지만 종합저축 가입자는 당분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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