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익만 4500억원 역대급 실적 '기염'
비대면 수혜에 콘텐츠·모빌리티·간편결제 확대
ESG경영 강화나선 김범수 회장 "재산 절반 기부"
'자녀 승계설' 의식한 기부 결정 아니냐는 의혹도

카카오 사옥
카카오 사옥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기자] 카카오가 지난해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시장 확대로 매출 4조원에 영업이익 4500억을 벌었다. 카카오는 막대한 수익 창출에 그치지 않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강화까지 함께 나선다. 

카카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4조1567억원, 영업이익은 4560억원으로 전년동기(2019년)보다 각각 35%, 121% 증가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카카오톡과 콘텐츠, 모빌리티 및 간편결제 등 주요 사업 부문의 높은 성장세 덕분이다.

2019년보다 매출은 1조원 넘게, 영업익은 2.2배 늘며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카카오의 2020년 실적 요약. 카카오 제공
카카오의 2020년 실적 요약. 카카오 제공

카카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조2351억원, 영업이익은 1498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46%, 88% 증가했다. 분기 기준 최대 기록으로 영업이익은 8분기 연속 증가했다.

매출을 부문별로 보면 플랫폼 부문은 작년 4분기에 48% 증가한 657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 카카오톡 광고와 선물하기 등의 서비스인 톡비즈 매출은 광고 성수기 효과와 비즈보드의 견조한 성장, 커머스 플랫폼 전반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3603억원을 기록했다.

포털 부문은 코로나19 영향에 검색 광고 매출이 부진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122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사업 부문 매출은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플랫폼 사업의 매출 확대 및 카카오페이의 결제 거래액과 금융 서비스 확대로 2019년 4분기보다 97% 증가한 1740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5781억원을 기록했다. 유료 콘텐츠 매출 1636억원, 게임 1408억원, 음악 1551억원, IP 비즈니스 기타 매출이 118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카카오의 지난해 연간 영업비용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3조7007억원이다. 4분기 연결 영업 비용은 전분기 대비 11%, 전년 동기 대비 41% 늘어난 1조852억원이다. 연결 종속회사 편입과 신규 개발인력 채용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비대면 수혜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카카오는 지속성장을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더욱 강화한다.

카카오는 지난달 ESG 위원회를 신설해 12대 실천 분야를 정하고 80여개 추진과제를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 중에 ESG 활동 세부 내용을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도 발간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임직원에 대한 보상으로 창사 이래 첫 자사주 상여금도 지급한다.

카카오는 전날 임직원에 자사주 상여금 10주씩을 지급한다고 사내에 공지했다. 취득 단가는 45만5000원으로, 1인당 455만원 상당이다. 지급 대상은 2619명, 총 지급 규모는 119억원에 달한다.

이 자사주 성과금은 스톡옵션과는 달리 바로 처분할 수 있다. 현금 성과급은 별개로 지급된다. 카카오는 2017년 3월부터 임직원에게 정기적으로 스톡옵션을 주고 있다.

카카오 측은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어려운 상황을 모든 직원의 적극적 협조와 노력을 통해 극복했던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카카오 제공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카카오 제공

카카오는 내부 직원 사기 진작 뿐만 아니라 회사의 오너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본인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를 위한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긍정적인 이미지와 함께 ESG경영 강화까지 나서고 있다.

카카오의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전날 카카오 및 계열사 전 임직원에게 보낸 신년 카카오톡 메시지에서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격동의 시기에 사회문제가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심화되는 것을 목도하며 더이상 결심을 더 늦추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다짐은 공식적인 약속이 될 수 있도록 적절한 기부서약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할지는 이제 고민을 시작한 단계"라면서 "카카오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을 찾고 지원해 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최근 불거진 '자녀 승계설'을 의식해 기부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 의장의 두 자녀 김상빈씨와 김예빈씨가 그의 개인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2세 경영권 승계작업의 일환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김범수 의장의 재산은 개인 명의로 보유한 카카오 주식 1250만주(7일 종가 기준 5조7000억원) 등 총 10조원이 넘어 기부 의사를 밝힌 '재산 절반'은 5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김범수 의장은 1998년 한게임을 창업해 2000년 네이버와 합병시킨 다음 NHN 공동대표를 맡다가 2007년 물러나 미국으로 떠났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2010년 카카오톡을 내놓았고, 2014년에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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