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르노삼성, 한국GM 등 외국계 완성차 3사가 올해 초부터 유동성 자금 부족,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등 대내외 악재로 난국을 맞았다. 연합뉴스
쌍용차, 르노삼성, 한국GM 등 외국계 완성차 3사가 올해 초부터 유동성 자금 부족,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등 대내외 악재로 난국을 맞았다.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기자] 쌍용차, 르노삼성, 한국GM 등 외국계 완성차 3사가 올해 초부터 유동성 자금 부족,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등 대내외 악재로 난국을 맞았다.

3사 모두 활로 모색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단기간에 악재가 해소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경영 정상화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기업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이 보류된 이달 말까지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 사전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고 단기법정관리인 P플랜(Prepackaged Plan)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의 선택이 변수로 떠오르면서 P플랜 돌입을 서두르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대주주 변경 협상 실패 이후 마힌드라는 사실상 논의에서 배제됐으나 최근 평택 땅값이 많이 올라 쌍용차의 자산 가치가 올라가면서 P플랜 진행 과정에서 주주 의결권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쌍용차는 부품 납품을 거부하는 협력업체를 설득하고 기존의 재고를 이용해 16일부터 공장 가동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마힌드라와도 다음주 중으로 논의를 완료하고, 내부적으로 마련한 중장기 플랜을 토대로 26일까지 P플랜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외국계를 중심으로 한 일부 협력업체의 납품 거부와 현금 결제 요구가 강해 향후 공장 가동 정상화와 채권단 과반의 P플랜 동의 성사 등은 미지수다.

'서바이벌 플랜'을 가동 중인 르노삼성차는 임원 40%를 감원하고 남은 임원의 임금 20%를 삭감했고 8년 만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반면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르노삼성차 노조는 최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파업을 가결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작년 임금단체협상을 타결하지 못했다.

노조는 파업권을 만지작거리며 임단협을 두고 사측과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본사인 르노그룹에서 경고장이 날아들었다.

르노그룹 제조·공급 총괄 임원인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지난 9일 영상 메시지를 보내 부산공장의 경쟁력을 지적하고 최고의 품질, 생산 비용 절감, 생산 납기 준수 등 3가지 목표를 달성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수요 대비 공급의 과잉 투자 환경에서 경쟁력이 향상되지 않으면 미래에 어려움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부산공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로운 방법'이 어떤 내용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산공장의 경쟁력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판단할 경우 앞으로 출시될 XM3 후속 모델의 물량 배정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르노그룹 내 19개 공장 가운데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의 생산 경쟁력(QCTP)은 2019년 5위에서 2020년 10위로 하락했다. 특히 공장제조원가 점수가 2020년 기준으로 17위에 그치는 등 비용 항목의 점수가 가장 저조한 상태다.

한국GM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부평2공장의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상황이 유동적이지만 다음주에도 감산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부평2공장은 쉐보레 말리부와 트랙스를 생산하고 있다. 한 달 생산량은 약 1만대로 두 차종 모두 내수 수요는 많지 않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올해 3분기까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트랙스가 수출 주력 차종인 만큼 수출에 사실상 의존하는 한국GM의 입장에서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미 작년 말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2만5000대가량의 생산 손실을 빚은 만큼 한국GM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차량 전력제어용 마이크로 콘트롤 유닛(MCU)의 리드타임(발주부터 납품까지의 소요시간)이 26∼38주임을 고려하면 3분기까지 글로벌 공급 차질이 지속될 전망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은 올해 1분기에만 67만대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10일 보고서를 내고 국내 완성차 업계의 여파를 최소화하려면 정부 차원에서 주요 생산국인 대만에 차량용 반도체 증산 협력을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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