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EV 배터리 전량 교체 …비용부담 논의 관건
전기차 8만1701대 글로벌 리콜 비용 1조 달해
국토부 "배터리 내부 음극탭 접힘으로 화재"
LG "배터리 셀 불량, 직접 원인 아냐" 반박

충전 도중 불난 코나 전기차. 연합뉴스
충전 도중 불난 코나 전기차.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기자] 현대자동차가 최근 잇단 화재로 논란이 된 코나 전기차(EV)를 비롯해 아이오닉 전기차와 전기버스 일렉시티 등 총 8만1701대를 전세계에서 리콜하기로 했다.

배터리 전량 교환 비용은 1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금액인 만큼 배터리 제조·판매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비용 부담 논의가 관건이 될 예정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코나EV의 잇따른 화재 원인은 배터리 셀 제조불량(음극탭 접힘)으로 인한 내부 합선일 가능성이 높다고 조사결과를 24일 발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리콜 대상 3개 차종에 사용된 배터리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중국 난징공장에서 초기(2017.9∼2019.7)에 생산된 고전압 배터리 중 일부에서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한 내부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에 이들 3개 차종은 다음달 29일부터 고전압배터리시스템(BSA)을 모두 교체하는 시정조치(리콜)에 들어간다.

현대차는 24일 리콜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2017년 1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생산된 코나 EV와 아이오닉 EV, 일렉시티 버스 등 총 8만1701대를 전세계에서 리콜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러한 내용의 리콜 후속 계획을 이번주 초 국토교통부에 신고했다. 다음주 미국에 리콜 후속 계획을 신고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른 국가들에도 순차적으로 리콜 계획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1차 리콜 시에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업데이트한 후 과도한 셀 간 전압 편차나 급격한 온도 변화 등 배터리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해당 기간에 생산된 차량의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BSA)을 모두 교체하는 식으로 리콜이 이뤄진다.

그동안 코나EV 차주들을 중심으로 배터리 시스템을 모두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게다가 지난달 23일 리콜 조치를 받은 코나 EV에서 불이 나며 안전성 우려가 커지자 아예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는 차량의 배터리를 모두 교환하기로 한 것이다.

올해를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은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의 성공에 사활을 건 만큼 소비자의 안전과 관련된 잠재적인 리스크를 불식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충전 중 불 난 코나 전기차. 연합뉴스
충전 중 불 난 코나 전기차. 연합뉴스

다만 리콜 조치 발표에도 콜코나 EV의 화재 원인은 최종 결론 나지 않아 당분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작년 10월부터 리콜로 수거된 고전압 배터리 정말 조사와 화재 재현 실험 등을 하고 있다.

국토부는 전날 발표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로 인한 화재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도 화재 재현 실험에서 이를 직접 확인하지는 못해 실험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10월 리콜시 원인으로 제시된 배터리셀 분리막 손상의 경우에도 분리막 손상이 있는 배터리셀로 화재 재현 실험을 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불이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자 LG에너지솔루션은 국토부 발표 후 낸 입장문에서 "리콜 사유로 언급된 배터리 셀 내부 정렬 불량(음극탭 접힘)은 국토부 발표대로 재현 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거듭 부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어 "남경 현대차 전용 생산라인들의 양산 초기 문제로 이미 개선사항은 적용됐다"며 "현대차의 BMS 충전맵 오적용의 경우 당사가 제안한 급속충전 로직을 현대차에서 BMS에 잘못 적용한 것을 확인했고 화재 발생과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관련 기관과 협조해 추가적으로 확인하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차는 화재의 주요한 원인이 배터리 결함이라는 종전의 입장이 확인된 것으로 보고 있다.

LG그룹 여의도 본사
LG그룹 여의도 본사

이와는 달리 일부 완성차업계에서는 전기차 화재의 원인이 배터리 셀의 문제라기보다는 구동을 담당하는 차량 제조사의 문제가 크다는 주장을 낸다.

또 배터리 제조사들은 화재로 인한 안전성 논란의 원인으로 배터리 불량만이 원인인 것처럼 지목되는 데 대해 억울하다고 호소한다.

전기차는 배터리 셀과 팩, 관리 시스템, 냉각 시스템 등 여러 장치와 시스템이 적용되기 때문에 사고 원인이 단순하게 배터리에 있다고 특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 1조원에 달하는 리콜 비용 부담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앞으로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비용 분담 비율에 대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를 판매한 입장에서 구매자인 현대차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처해져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LG에너지솔루션이 고객사를 제치고 크게 반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에 화재 원인에 대한 공방이 애매해진 부분이 있다는 것이 일부 업계의 주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앞서 2018년과 2019년에도 이번과 유사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당시 제조사들은 배터리 불량을 부인했지만 국내 ESS 배터리 시장은 위축됐고 논란 장기화에 실적이 크게 악화한 바 있다. 배터리 업계는 이번 코나 리콜 사태도 ESS 사태 때와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한다.

한편 현대차는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의 분담률 등을 반영해 최종 품질비용을 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비용은 작년 4분기 실적에 반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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