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이어 교대 근무 형태 두고 대립
본사 사장, 서바이벌 플랜 강조하며 희생 강조
부산공장, 11년 만에 적자에 생산량까지 줄어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연합뉴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기자] 르노삼성이 실적 하락에 따라 ‘서바이벌 플랜’을 펼치는 와중에 노사 갈등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희망퇴직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1교대 근무 형태 전환을 두고 갈등이 빚어진다.

르노삼성 노사는 고용안정위원회를 열고 2020년도 임단협 7차 본교섭을 진행한다.

이번 교섭에서는 현재 시간당 45대를 생산하는 2교대(주야간) 근무 형태를 시간당 60대를 생산하는 1교대로 전환하는 회사 측 제시안을 두고 노사 대표가 참여해 협의하게 된다.

근무 형태 변경은 노사 합의사항인데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고용안정위는 첫 회의부터 진통이 예상된다.

르노삼성 사측은 주력 국내 공장인 부산공장에 생산하는 전체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1교대 전환을 고려 중이다. 또 인력 재배치 이후 남는 인력이 생기면 순환 휴직도 강행한다는 목표다.

즉 일감이 떨어지면서 현재 주간·야간 2개 조로 운영하던 공장을 주간 1개 조로만 운영하는 뜻이다.

반면 노조는 판매실적이 부진한 만큼 수익성 높은 차량을 생산해야 한다며 근무 형태 전환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르노삼성차가 지난 2월까지 전사적으로 진행한 희망퇴직과 관련해 정확한 인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노조는 희망퇴직 인원이 400∼500명으로 추정했다.

올해 초부터 전체 임원의 40%를 줄이고 남은 임원의 임금을 20% 삭감한 르노삼성차는 고정비 25%를 줄이기 위해서 전 직원 희망퇴직에 이어 고용안정위원회를 열어 주간 1교대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2017년만 하더라도 연간 26만 대를 생산할 정도로 높은 생산량과 실적을 자랑했다. 그러나 지난해에 코로나19 사태를 맞닥뜨리면서 생산량은 11만대에 그쳤다.

이런 상황 속에서 르노삼성의 모 기업인 르노그룹에서 구조조정 압박마저 거세지고 있다. 앞서 르노그룹은 지난 1월 새로운 경영전략 '르놀루션(Renaulution)'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 시장의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르노그룹은 연간 글로벌 생산량을 줄이기로 하면서 부산공장을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할 정도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 르노삼성 제공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 르노삼성 제공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사장도 희망퇴직을 선택한 임직원의 희생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남은 임직원에게 수익성 개선을 위한 '서바이벌 플랜' 성공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주문할 정도다.

시뇨라 사장은 지난 2일 사내 게시판에 "회사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우리의 많은 동료가 희생(희망퇴직)을 선택했다"며 "그분들께 진심 어린 존경을 표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시뇨라 사장은 "회사는 회사의 생존을 위해 개인적 희생을 감수한 많은 동료의 고귀한 뜻을 이어받아 앞으로도 회사가 직면한 도전을 우리 스스로 극복해 낼 준비가 될 때까지 조직에 대한 정비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부터는 우리의 비즈니스에 집중하며 모든 역량을 다해 내수 실적을 개선하고 유럽 수출 모델의 생산 비용 절감을 이루며 서바이벌 플랜을 완수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차의 서바이벌 플랜은 크게 내수 시장에서의 가치 제고, 유럽 수출 모델인 XM3의 경쟁력 확보, 구조조정 등 3개의 축으로 이뤄져 있다.

르노삼성차는 1월과 2월 내수 시장에서 각각 3534대와 39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에 시뇨라 사장은 "모든 영업 활동을 수익성 중심으로 개선하고, 15% 이상의 한계이윤을 지속해서 발생시키며 2022년부터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영업 조직의 안정과 소통 강화 등을 주문했다.

한편 르노삼성차는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작년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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