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경실련과 기자회견서 SH 이중성 비판
SH,국회에는 ‘건설업자 이익 해치니 못 준다’, 경실련에는 ‘분실해서 못 준다’

하태경 국회의원(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구갑)
하태경 국회의원(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구갑)

[스트레이트뉴스 이제항 선임기자] 서울시 산하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가 경실련과의 정보 공개 소송에서 분실했다고 주장한 분양 원가자료가 버젓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SH는 입장문을 내고 "고의적인 은폐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사실은 ‘건설업자 영업이익 보호’를 이유로 자료제출을 거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난 3일 하태경 의원실과 경실련이 ‘고의 은폐 규탄 기자회견’을 예고하자 뒤늦게 법원에 자료를 제출한 사실도 밝혀졌다.

하태경 의원(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구갑)은 4일 경실련, 김은혜 의원과 함께 경실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H가 마곡 15단지의 분양 원가자료를 고의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SH는 입장문을 내고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며, 해당 자료를 잃어버려서 공개할 수 없었고, 자료를 찾은 뒤 이미 법원에 제출했기 때문에 고의로 은폐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하태경 의원실이 지난 1월 SH로부터 제출받은 답변서에 따르면, "해당 자료는 건설업체의 영업상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어 공개가 어렵다"라고 답변했다. 이 과정에서 하 의원실은 "도대체 어느 공공기관이 건설업자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이유로 국회법상 보장된 자료요구 권한을 무시하냐"며 거세게 항의했고, "SH는 내부 회의까지 거치고 나서야 마지못해 자료를 토해낸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SH가 자료 찾는 데 시간이 걸렸을 뿐 이미 법원에 제출했으니 은폐가 아니라는 해명도 거짓이다. SH가 ‘마곡15단지의 설계내역서’를 법원에 접수한 날은 경실련이 규탄 기자회견을 예고했던 지난 3일로 확인됐다. 시민단체와 재판부를 속일 마음이 없었다면, 의원실에 자료를 보낸 2월 15일에 재판부에도 보냈어야 한다. 3월 3일까지 시간을 끌 이유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SH는 "자료가 1심 소송 당시 분실돼서 없었지만, 2심 소송 과정에서 다 제출했으니 은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실상은 분실이 아니라 건설업자 이익을 대변하려 제출하지 않았고, 정황이 발각되자 기자회견을 예고한 날 자료가 갑자기 생겨났다며 뒤늦게 법원에 접수한 것으로 정리된다는 것이 하 의원의 분석이다.

이에 하태경 의원은 “자료 분실했다는 해명도 거짓말이고 고의 은폐 아니라는 해명도 거짓말”이라며 “SH는 서울시민의 편인지 건설업자의 편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질타했다. 

또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SH의 투기와 은폐 사태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SH는 거짓 해명 중단하고 분양 원가의 투명한 공개로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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