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선례, 몸값 적정선 고려 투자 신중해야
흥행 성공 예상에도 제약바이오주 조정도 변수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지난 2월 2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지난 2월 2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장영일 기자] 오는 18일 상장 예정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흥행이 예상되는 가운데 몸값 논란 등 후폭풍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도한 쏠림 현상으로 기업가치가 부풀려질 경우 투자자들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수요예측을 마치고 9~10일 일반공모 청약 이후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수요예측 첫 날 400건에 가까운 기관 청약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836대 1의 경쟁률로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에서 확정한 SK바이오팜의 첫 날과 비슷한 성적이다. SK바이오팜의 수요예측 최종 참여 건수는 1076건이었다.

공모 희망밴드는 4만9000~6만5000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3조7845억~4조9725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수요예측이 흥행에 성공해도 공모가는 공모 범위 상단인 6만5000원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사라는 점에서 당초 제시한 희망 범위를 초과해 공모가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SK바이오팜도 공모가를 희망 범위를 넘어서 결정할 수 있었지만 상단인 4만9000원으로 정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흥행을 점치는 이유는 기초체력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3분기 누적기준 영업이익 268억원을 기록하며 탄탄한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수백~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흥행과 달리, 상장 이후 후폭풍도 예상된다.

먼저 몸값이 적절하냐는 논란인데, 증권가가 예상을 뛰어넘는 기업가치는 투자자들에 잘못된 시그널을 전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제약·바이오 기업 가치평가 방식은 주가수익비율(PER)에 근거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생산량 대비 기업가치(EV/Capacity) 방식을 택했다. 이는 생산능력을 중심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추후 백신 생산능력에 따라 기업 가치가 크게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업가치를 6조3383억원으로 산출했다. 할인율을 감안한 기업가치는 공모 희망밴드와 비슷한 3조7752억~4조3145억원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인 아스트라라제네카와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원액을 생산·공급하는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만큼 밸류에이션 산정 방식이 정당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를 증권가는 5조~6조원으로 예상했지만, 상장 이후 20조원까지 상승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몰렸고, 결국 현재 반토막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바이오주 침체로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코로나19 이슈로 급등했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백신과 치료제 보급으로 힘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들에서 임상실패와 허위 공시 논란도 겹치면서 제약바이오 기업 전체적인 조정이 이뤄진다는 분석도 있다.

대장주인 셀트리온도 치료제가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음에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고,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도 지지부진한 상태에 빠졌다.

직원들의 이탈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SK바이오팜은 상장 직후 주가가 폭등하면서 퇴사하는 인원이 급격히 늘어났다. SK바이오팜의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임직원수는 2분기말 대비 15.6%(34명)나 줄어들었다.

SK바이오팜 직원들이 받은 우리사주는 평균 약 1만1000주로 금액으로는 약 5억7000만원 규모다. 하지만 SK바이오팜이 상장 이후 따상을 기록하는 등 주가가 20만원대까지 오르면서 직원들이 무더기로 퇴사를 결정했다. 팀장급 퇴사자들은 차익만 3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의 위탁생산업체라는 점에서 흥행이 점쳐진다"면서도 "장외 거래 가격이 2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는데 공모가가 4만원대에서 결정될 경우, 주가 급등시 직원들이 이탈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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