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최악의 해를 보냈으나 올해에도 전반적으로 비슷한 양상이 펼쳐질 전망이다. 
항공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최악의 해를 보냈으나 올해에도 전반적으로 비슷한 양상이 펼쳐질 전망이다. 

코로나19로 급감했던 국내선 여객 수가 지난달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다. 다만 국내선 여객 수 증가에도 국제선은 여전히 회복할 기미가 없어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항공사의 경영난이 지속될 전망이다.

14일 국토교통부 항공 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적항공사의 국내선 여객 수는 231만4000명으로 2019년 2월 249만명에 육박했다. 코로나19 국내 확산이 시작된 지난해 2월 153만5000명보다 35%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국내선 여객 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달 전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가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전년 여객 수를 넘겼다. 지난해 11월 국내선 여객은 296만5257명으로 2019년 11월(290만957명)보다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국내선 여객 수는 다시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172만2000명에 이어 올해 1월엔 146만3000명에 그쳤다. 지난달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고 설 연휴가 겹치면서 국내선 여객 수는 다시 증가했다.

3월엔 1일부터 12일까지 국내선 여객 수는 174만9000명으로, 이달 여객 수도 250만명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항공사의 국내선 공급도 전달에 비해 늘어났다. 국적항공사의 지난달 항공편 공급은 281만2000석, 운항 편수는 1만5000편으로 전달(179만8000석·9700편)보다 증가했다.

항공사별로는 지난달 진에어가 47만4000명으로 가장 많은 국내선 여객을 수송했다. 다음으로 제주항공(45만7000명), 티웨이항공(36만8000명), 에어부산(33만명)의 순이었다.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30만5000명, 25만2000명으로 LCC보다 국내선 여객 수가 적었다. 코로나19 이전 FSC의 국내선 여객 수가 LCC보다 많았지만, LCC가 국내선을 확대하면서 여객 수가 역전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국제선은 여전히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국적항공사 국제선 여객 수는 10만1000명으로 지난해 2월 272만7000명의 3% 정도다. 2019년 2월 512만3000명과 비교하면 2%에도 못미친다.

LCC의 국내선 여객 수 증가는 국제선 항공기를 띄울 수 없게 되면서 항공사들이 국내선에 집중해 발생한 일시적 효과로 분석된다.

LCC들은 현재 국내선을 국제선보다 더 많이 운항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월 국제선 47개·국내선 8개 노선을 운항했지만, 현재는 국제선 4개·국내선 10개 노선을 운항 중이다. 진에어도 지난해 1월 기준 국제선 29개·국내선 4개 노선을 운항했으나 현재 국제선 6개·국내선 14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서 있는 LCC 항공기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서 있는 LCC 항공기

이런 상황에서 LCC도 FSC처럼 '화물 운송' 확대를 통해 위기 극복을 찾고 있으나, 화물 운송 경험과 능력 부족 등으로 인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엔 쉽지 않을 것으로 시각이 일반적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 7조450억원 가운데 54%에 해당하는 4조2507억원을 화물 부문에서 기록했다. 2019년 매출에서 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화물 운송 확대를 통해 전년보다 화물 매출이 66% 늘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매출액 3조5599억원 중 60%인 2조1432억원이 화물 매출이 차지했는데, 회사의 화물매출은 전년 대비 64% 증가해 역대 최대를 보였다..

반대로 LCC는 화물기를 1대도 보유하지 못한 처지여서 부진한 여객 실적이 그대로 최악의 적자로 나타났다.

지난해 LCC 최초로 여객기 B777-200ER을 화물 전용기로 개조해 화물 운송에 투입한 진에어는 지난주 다시 화물 전용기를 여객기로 복구했다. 점차 늘고 있는 국내선 여객 수요를 맞추고 '카고 시트백'(객실 화물 가방) 성능 개량으로 여객기 화물 운송량이 늘어 여객기로 전환한 것으로, 화물 운송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대형 항공기를 보유한 진에어는 화물 매출 감소에도 비중을 전년보다 늘렸다. 진에어의 지난해 매출은 2718억원, 영업손실은 1847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 화물 매출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3분기 화물 매출 비중은 4% 수준이었다. 2018년 0.6%, 2019년 0.5%인 화물매출 비중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1.9%를 기록했다.

여객기 좌석에 화물을 싣는 '기내 운송'을 시작한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화물 매출이 전년보다 줄어들었다.

제주항공의 화물 매출은 2018년 3분기 70억, 2019년 3분기 72억원이었지만 지난해 3분기 22억원으로 감소했다. 화물 매출 비중은 0.53%에서 0.69%로 늘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3분기 화물 매출이 7억4000만원으로 비중이 0.3%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 화물 매출 30억원·비중 0.4%와 비교하면 각각 줄었다.

결과적으로 LCC들은 지난해부터 화물 운송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객기 자체가 운항이 중단되면서 벨리 카고(여객기 화물칸)를 통한 화물 운송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객기로 운송할 수 있는 화물 품목이 제한적이어서 LCC가 옮길 수 있는 화물은 FSC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여객기에는 화물용 컨테이너를 실을 수 없기 때문에 대형 화물을 수송할 수 없다.

기존 화물 운송 경험이 없어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한 점도 LCC의 화물 사업 강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실적 악화로 화물기를 새로 도입하기도 쉽지 않다. 진에어는 지난해 항공기 28대를 보유했지만, 현재는 24대만 보유 중이며, 제주항공도 올해 기단 규모를 축소할 예정이다.

이처럼 코로나19 여파로 항공 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FSC와 LCC의 수익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피해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부부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의 유동성 지원 등이 없다면 올해를 넘기지 못하는 항공사들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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