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도시형생활주택, 3.3㎡ 1억 육박…HUG, 고분양가 심의 '팔짱' 도마 위
'시티프라디움 더 강남 2차' 복층형 17억, '래미안 원베일리'(9억)의 곱절 3.3㎡당 건축비는 '래미안 원베일리'의 무려 6.6배 수준 HUG, 인근 주택시장 집값 견인 불구 고분양가 심의 방치
[스트레이트뉴스=이준혁 기자]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등 강남권 도시형생활주택의 분양가가 3.3㎡당 1억원 턱밑까지 치솟고 있으나 정작 고분양가 심사의 담당 공기업인 HUG가 이를 ‘나몰라라’, 강남권 집값 상승에 뒤짐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와 청약홈에 따르면 시티건설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655-12번지 일원에 분양 중인 도시형 생활주택 '시티프라디움 더 강남 2차'의 전용 49㎡형이 12억원 대인 평균 12억1,550만원에 분양 중이다.
삼성물산이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 중인 '래미안 원베일리'의 유사 평면인 전용 46㎡형 평균 분양가(9억1,435만원)에 비해 3억원 비싸다.
실사용 면적의 가성비를 나타내는 공급면적 대비 전용면적, 즉 용적률을 감안하면 '시티프라디움 더 강남 2차'와 '래미안 원베일리'의 가격차는 3억원을 훨씬 넘는다. 이들 주택형의 전용률이 각각 69%와 75%로서 실주거공간을 기준으로 삼을 때 '래미안 원베일리'의 분양가가 더 저렴하게 나와서다.
특히 시티건설의 도시형생활주택 건축비는 래미안보다 무려 6.6배나 높은 것으로 드러나, HUG의 분양보증서 발급 시 산출 분양가 심사가 부적절했다는 의혹이 제기 중이다.
강남권 도시형 생활주택의 분양가는 고공행진, 3.3㎡ 당 1억원 돌파가 눈앞이다. 실제 시티건설의 '시티프라디움 더 강남 2차'의 3.3㎡형의 분양가는 1~6층의 전용 49㎡형이 평균 5,704만원이나 7층 복층형은 평균 9,166만원에 달한다.
이 단지 전용 49㎡ 복층형의 분양가는 17억원을 웃돌면서 '래미안 원베일리'의 곱절 수준이다.
앞서 강남구 역삼동과 도곡동에서 분양한 ''원에디션 강남'과 '오데뜨오드 도곡'은 각각 평균 6,877만원과 7,300만원 이었다. 서초구 반포동 '더샵 반포 리버파크'와 강남구 논현동 '펜트힐 캐스케이드'는 각각 7,990만원과 6,700만원에 분양했다.
도시형생활주택과 일반 아파트 간 분양가의 큰 차이는 투기과열지구 민영 주택에 분양가 상한제를 지자체가 심의, 분양가를 통제하는 반면 도시형생활주택은 미적용 대상으로 분류한 데 따른다.
전문가 집단은 천정부지의 강남권 도시형생활주택의 분양가가 인근 오피스텔과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의 가격을 견인하는 한축으로 작용한다고 지적, 이들 주거용의 분양가 적정성 심사기 긴요하다고 주장한다.
강남권 집값 상승요인의 하나인 도시형생활주택의 분양가를 제어하는 장치는 없는 것일까. 아니다. 제동을 걸어야 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고분양가 심사를 하지 않으면서 고삐풀린 분양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한문도 연세대 교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 관리지역의 신규 보증사업장에 대해 분양가격의 적정성 등 고분양가를 심사, 분양보증의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며서 "HUG가 도시형생활주택의 고분양가를 심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 지금까지 한 건도 심사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HUG의 주택보증 심사규정에 따르면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주택 분양보증을 신청하는 사업장에 대해 분양가를 심사해야 한다. 규정에는 HUG가 도시형 생활주택과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 등을 고분양가 심사 적용대상에서 예외로 분류하고는 있으나, 인근 주택시장의 영향력이 크다고 판단 시에 이들 주택의 고분양가를 심사할 수 있도록 명시됐다.
HUG 관계자는 "도시형생활주택의 고분양가 심사는 사업장이나 시행사 소재지의 HUG 지사가 1차로 평가, 관련 자료를 본사에 제출해야 심사에 착수할 수 있다"면서 "시티건설의 '시티프라디움 더 강남 2차' 등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고분양가 심사는 지사로부터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도시형생활주택뿐만 아니라 아파트 등 다양한 보증업무로 인해 사업장이나 사업자와 크고 작은 관계를 맺는 HUG 산하 지사의 선에서 고분양가 심사의 적용대상이 가려질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분양 전문가는 '시티프라디움 더 강남 2차'의 부풀리기식 거품분양가는 산출 분양가에서 이내 드러난다고 지적, HUG의 관련 직무유기가 심각도를 넘었다고 지적한다.
실제 '시티프라디움 더 강남 2차'의 전용 34~49㎡형의 건축비는 복층형이 최고 13억원에 육박하는 등 평균 7억6000여억원이다. '래미안 원베일리'의 전용 46㎡형의 건축비(1억1,000여만원)보다 무려 6.6배에 달한다.
한 교수는 "신규 주택단지의 고분양가는 주변 시세를 끌어올리는 주요 변수임을 HUG가 모를 리 없다"면서 "천정부지의 강남권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해 고분양가 심사를 외면한 HUG에 대해 전면적인 직무감사가 긴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