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이은 2022 IPO, 달라진 시장환경 주의보
“배트 짧게 쥐고 상장 직후 팔아라” 종목 선정 능력, 투자 효율 높은 공모주펀드 활용 유효
LG에너지솔루션이 역대급 청약 열풍을 보이며 21일 환불 절차에 돌입하자 유동자금의 눈은 그 다음 IPO로 향하고 있다. 역대급 청약 열풍이 시들었던 주식시장의 활력이 되고 있다. 하지만 1월 시장의 급락은 IPO투자시 유의할 리스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2년에도 전년 못지 않은 IPO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연간 IPO기업수는 134개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유가증권시장은 2020년 대비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등 한국 IPO역사 톱10에 든 기업 절반이 작년에 상장하며 횡보장세에 지친 개인투자자들을 불러모았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기관수요예측 경쟁률은 1173:1, 일반청약경쟁률은 1177:1을 보여 역대 최고치를 보였고,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밴드 상단 이상 비중이 86.4%를 기록해 역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와 같은 열풍은 “IPO는 곧 대박”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작년 상장 기업 중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54.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유진투자증권 분석이다.
올해 예정된 IPO일정들도 숫자와 규모에서 전년 수준에 필적한다.
흥국증권 최종경 연구원에 따르면, 인수합병을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상장시키는 스팩(SPAC)을 제외한 전년 IPO기업수는 89개, 올해는 80개 기업 상장이 예정돼 있다. 이 중에는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오일뱅크, 카카오엔터, 컬리, SSG닷컴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기업들이 줄지어 대기 중이다.
올해 공모 규모로만 보면 작년 20조 원 보다 더 많은 25.4조 원이 시장에 들어오게 된다. 다만 이 중 청약 일정을 마친 LG에너지솔루션이 12.75조 원으로 절반 정도를 차지해 이를 제외하면 전년 대비 60% 수준의 공모 규모를 기록 할 것으로 보인다.
연초 이후 주가가 급락하고, 여러가지 이슈로 전년 IPO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IPO에 대한 관심은 잠시 사그러드는 듯 했다.
특히 카카오계열 기업 CEO들이 스톡옵션을 행사하며 상장 직후 고점에 매도한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이 이에 대한 실망을 넘어선 분노를 표출하는 상황이다. 대선주자인 이재명 후보까지 철저한 수사를 언급하는 등 전 국민적 관심이 집중돼 있다.
하지만 18~19일 양일간 LG에너지솔루션에 IPO사상 최대 규모인 114조원이 몰리면서 직전 최고기록 81조 원(SK아이이테크놀로지)을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 나오자 다시 청약 열기에 불이 붙고 있다. 특히 다음 달 3~4일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현대엔지니어링에 투자자의 눈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청약 열풍과 수익률은 별개임을 유의하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다음주 미국 FOMC를 앞두고 긴축 기조 속 시중 자금이 말라가며 시장이 냉각되자 우려는 더 커지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IB본부장은 “아무리 IPO종목이라 하더라도 무조건 대박이라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며, “개인들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에 1억 원을 청약했다 하더라도 5주 정도 받는 수준이라 그럴 바엔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전문성과 투자 효율성을 동시에 갖춘 공모주펀드를 활용하는게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굳이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면 배트를 짧게 잡고 상장 후 바로 매도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거나 아예 상장 이후 거품이 빠지고 나서 주가가 빠진 다음 투자에 나서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년 말 상장했던 케이티비네트워크는 우수한 실적 예상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의 분위기가 냉각되자 기업가치와는 별개로 상장직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과도한 주가 하락에 회사가 3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공시를 내자 반등에 나서는 상황이다.
49만 8000 원의 공모가로 작년 8월 10일 야심차게 시장에 진입한 크래프톤은 한때 장중 58만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1월 21일 종가 31만 원으로 상장 5개월 만에 약 38% 가량 하락한 상태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