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에 꽂힌 MWC2022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에서 ‘3차원 가상세계’에 경제모델이 혼합된 메타버스가 본격적으로 다뤄졌다. 국내 이동통신 3사 뿐만 아니라 해외 업체들이 MWC2022에서 메타버스 활용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MWC2022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달 28일부터 3월 3일까지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연결성의 촉발'을 주제로 하는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대유행 속에도 4일간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150여개국 1500여개 기업이 참가했고 약 5만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은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약 절반 수준이기는 하다.
이번 행사에는 참여한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참여했다.
올해 MWC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슈는 메타버스다.
콘퍼런스 발제자로 나선 미국 퓨처스인텔리전스그룹의 캐시 해클 최고메타버스책임자(CMO) 은 아직은 메타버스를 정의하기보다는 이해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해클 CMO는 메타버스를 “가상 공간에서 공유하지만 가상 공간은 물론 실제 세계에서도 벌어지는 경험”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메타버스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모바일 인터넷의 다음 단계가 되겠지만, 그렇다고 '웹3.0'으로 부를 수는 없다”고 정의했다.
웹1.0이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단계, 웹2.0이 소셜미디어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전자상거래로 경제 활동을 하는 단계라면 웹3.0은 사람과 공간, 사물을 연결하는 단계로 정의된다.
해클 CMO는 메타버스를 한 기업이 한가지 기술로 만들 수 있는 개념은 아니며 다양한 기술로 많은 기업이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동통신사들에게는 크나큰 기회라고 바라봤다.
메타버스를 제대로 구축하려면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하고 대기 시간을 줄여야 하며 시스템 용량을 높이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메타버스에 접속할 연결 기기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동통신사들은 단순히 인프라를 구축하고 메타버스에 접속할 기기를 만드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대체불가토큰(NFT) 거래와 게임 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MWC2022에 참석한 국내 통신3사는 메타버스 활용 방안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먼저 SKT는 지난해 7월 국내에 선보인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올해 전 세계 80개국에 진출시킬 계획이다.
유영상 SKT 대표는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통신회사 중 메타버스를 제대로 하는 회사는 SKT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MWC에서도 메타버스 분야에서 협력하자는 미팅 콜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인류가 추구하는 새로운 영역에는 우주, 해저, 가상세계 등 3가지가 있다며 "인류가 가고자 하는 꿈과 일치하기 때문에 메타버스는 성공하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메타버스를 당장 활용하는 방안을 언급하지는 않으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을 이끄는 윤경림 사장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메타버스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 무엇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며 "다양한 시험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한편 다른 유수의 콘텐츠 회사들과 제휴를 강화하고 K뱅크 등을 활용해 메타버스 안에서 가상거래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도 지난 1일 국내기자 대상 간담회를 열고 "메타버스에 아주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며 "확장현실(XR) 콘텐츠가 메타버스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 대표는 "메타버스가 대세인 것은 맞지만 큰 플랫폼부터 제시하기보다는 메타버스 개념을 집어넣었을 때 더 좋은 가치가 나오는 서비스를 먼저 내는 게 전략 방향"이라고 말했다.
통신3사 외에 삼성전자도 메타버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DX(Device Experience) 부문을 총괄하는 한종희 부회장은 MWC 전시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메타버스 플랫폼 기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종희 부회장은 “메타버스가 요즘의 화두”라며 메타버스 플랫폼 기기에 대해서는 "제품의 완성도가 중요하다. 잘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대기업 뿐만 아니라 MWC2022에 참석한 국내 중소기업·스타트업 28곳이 참가해 구매의향서(LOI) 체결, 협력사업 추진 등의 성과를 거뒀다.
코트라에 따르면 MWC에 마련된 한국관에 국내 중소기업·스타트업 28곳이 참가해 1500여명의 바이어·투자자와 상담을 진행했다. 핀란드 노키아, 프랑스 오렌지 등 글로벌 모바일기업들도 한국관을 찾아 제품을 유심히 살폈다. 특히 메타버스 교육솔루션, 지리정보 솔루션, 시각장애인 솔루션, 디지털 보안자물쇠 관련 기업에 관심이 집중됐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