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골 검사에서 대통령 당선까지..윤석열은 누구인가?

2022-03-10     김상환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0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윤석열 당선인은 정계 입문 1년도 채 안된 정치신인이지만 여야의 거물 정치인들을 잇따라 꺾고 정권교체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윤 당선인은 1960년 12월 18일 서울 연희동에서 연세대 윤기중 교수의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서울 충암고를 졸업한 뒤 한때 경제학자의 꿈을 꾸기도 했지만, 부친의 권유로 서울대 법과대학에 진학하게 됐다

대학 2학년 재학중이던 1980년 5월 교내 모의재판에서 판사 역할을 맡았던 윤 후보는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뒤, 강릉의 외가로 피신하기도 했다.

1991년 9수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

이후 사법고시에 응시 1차 시험은 4학년 때 붙었지만, 2차 시험에서는 운이 따르지 않아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1991년 9수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만 33세의 나이로 검사생활을 시작한 윤 당선인은 2002년 잠시 검찰을 떠나 1년간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기도 했다.

검찰로 복귀한 윤 당선인은 2003년부터 권력 중심부를 타격하는 대형 수사를 맡아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16대 대선 불법선거자금 수사와 현대차 비자금 사건 수사, BBK 특검 등에 참여하며 특수부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2011년엔 부산 저축은행 사태 수사를 맡아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2012년엔 아는 스님의 소개로 김건희 씨와 52세에 늦깎이 결혼했다. 결혼 당시 윤 당선인의 통장엔 2000여만 원 밖에 없었다고 한다.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윤 당선인은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던 지난 2013년, 수사 과정에서 윗선의 수사 외압이 있다고 폭로하면서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한마디로 부당한 압력에 굴하지 않는 강골검사 이미지를 얻으며 윤석열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렸다.

다만, 박근혜 정권의 눈 밖에 나며 지방 고등검찰청 등 한직을 전전하게 됐는데,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박영수 특검의 수사팀장으로 복귀하며 윤 당선인의 인생은 다시 새로운 전기를 맡게 됐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적폐청산 수사와 공소 유지에 성과를 드러내며 역량을 입증했다. 여권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검찰 기수를 건너뛰고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됐고, 여권의 기대 속에 검찰총장에 직행하며 화려하게 비상했다.

그러나 일명 '조국 사태' 이후, 윤 당선인은 현 정권과도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조 전 장관을 겨냥한 강도 높은 수사에 여권은 반발했고, 여당 대표 출신인 추미애 의원이 법무장관으로 기용되며 전방위 갈등을 빚었다.

결국, 윤 후보는 지난해 3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며 검찰총장 임기를 4달가량 남기고 자진 사퇴했다.

정권교체의 첨병

살아있는 권력에 정면으로 맞선 윤 당선인은 정권교체의 첨병이 됐다. 3달가량 잠행에 들어갔지만, 야권의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은 윤 당선인은 제1야당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것을 택했다.

다만, 정권교체에 이르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각종 실언으로 지지율이 하락했고,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논란으로 당내 경선 승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당원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최종 선출됐다.

경선 '컨벤션 효과'를 누리며 압도적 지지율 1위를 유지하려 했지만, 배우자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과 주가조작 의혹 제기됐고, 김 씨는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윤 당선인의 대선 출마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타나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윤 당선인은 본인도 부친의 주택 거래 문제와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 등으로 화천대유 김만배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또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논란에 이준석 대표·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마찰이 계속되며 이재명 후보에게 지지율 1위 자리를 뺏기기도 했다.

끝까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초박빙 선거 구도가 유지되는 우여곡절을 겪다가 급기야 이번 대선의 마지막 변수로 꼽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성공 후 1%p도 안 되는 역대 대선 최소 득표 차이로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윤석열 정부의 앞날도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렵다. 정권교체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음에도, 국민들은 윤 당선인에게 표를 몰아주지 않았고, 새로 야당이 될 민주당과의 여소야대 국면 속에 원만한 협조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윤 당선인은 당선소감에서 "국민께서 저를 이 자리에 세운 건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라는 목소리이고 국민을 편 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간절한 호소"라고 밝혔지만 과연 취임 후 국내·외에 산적한 난관을 어떻게 돌파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스트레이트뉴스 김상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