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G "5년간 국내 285조원 투자…총 10만명 고용"

2022-05-26 유희석 기자

지난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신기업갖정신 선포식에서 발표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지난 6일 서울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2022년 LG 어워즈'(LG Awards)에서 수상자들에게 축하 인사말을 하고 있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뉴스1

SK그룹과 LG그룹이 수백 조 원 단위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배터리·바이오·IT(정보기술) 등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SK, 'BBC' 중심 179兆 투자

SK그룹은 26일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산업 중심의 중장기 투자와 고용창출 계획을 발표했다. 2026년까지 247조원을 BBC 분야에 투자하고 5만명의 인재를 국내에서 채용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 179조원이 국내에 투자된다.

SK그룹은 반도체와 반도체 소재에 전체 투자의 절반 이상인 142조원을 투자한다.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반도체 공장 증설, 특수가스와 웨이퍼 등 소재·부품·장비 관련 설비 증설 등이 투자 대상이다.

친환경 미래산업 투자 규모는 67조원이다. 2030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t)의 1%인 2억t의 탄소를 줄인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전기차 배터리와 분리막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최근 SK가 주력하는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설비를 갖추거나 국제적 기업에 투자해 친환경 에너지 기술력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디지털과 바이오 및 기타 분야에는 각각 24조9000억원, 12조7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바이오 분야는 뇌전증 신약과 코로나19 국내 백신 1호 개발 성과를 이어갈 후속 연구개발비와 의약품위탁생산시설(CMO) 증설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디지털 분야에서는 유무선 통신망과 정보통신 콘텐츠 개발 등에 자금이 투입된다.

SK 관계자는 "세계 경영환경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성장과 혁신의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와 인재 채용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성장동력의 주체인 인재 확보를 위해 2026년까지 5년간 5만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 3월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2' 행사에서 LG에너지솔루션 전시회 관계자들이 파우치형 배터리인 롱셀 배터리(왼쪽)와 원통형 배터리(오른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 "R&D 핵심기지 육성, 국내만 106兆 투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오는 30일부터 계열사 경영진과 약 한 달간 사업·기술·고객 포트폴리오 등 중장기 전략 방향을 논의한다. 특히, 앞으로 5년간 투자계획과 채용계획을 자세히 점검하고 강한 실행력을 독려할 예정이다.

LG는 전략보고회에 앞서 각 계열사로부터 앞으로 5년 투자·채용계획을 집계한 결과, 2026년까지 국내에서만 106조원을 투자하고 5만명의 인재를 직접 채용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이 중 48조원이 연구개발(R&D)에 투입된다.

LG는 우선적으로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분야에 5년간 10조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충북 오창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를 통해 원통형 배터리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한 전고체 전지, 리튬황전지 등 차세대 전지 개발에 주력하고 배터리 리사이클 등 자원선순환 시스템 구축, 배터리 데이터를 활용한 진단 및 수명 예측 등의 BaaS(서비스형 배터리) 플랫폼 사업과 같은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LG화학은 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로 양극재, 분리막, 탄소나노튜브등 배터리 소재 분야에 2026년까지 1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배터리 소재 육성을 위해 경북 구미에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고 있고, 기술력과 시장성을 갖춘 기업 대상으로 인수합병(M&A), JV(조인트벤처) 등을 검토 중이다.

LG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 확보와 대규모 도전적 R&D 추진을 위해 3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2020년 그룹 차원의 AI연구 허브로 설립된 'LGAI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EXAONE(엑사원)' 및 AI 관련 연구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초거대 AI를 통해 계열사의 난제 해결을 돕고, 이종 산업분야와의 협업을 늘려 AI 리더십을 조기에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연구원들이 신약 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LG

또한, LG는 바이오 분야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1조5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한다. LG화학은 세포 치료제 등 혁신신약을 개발하고 있으며, 임상개발 단계에 진입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M&A나 JV 설립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융·복합 인재 양성 등을 통해 차세대 첨단바이오 기술 확보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LG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신재생 에너지 산업소재 등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에 5년간 1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LG화학은 생분해성 고분자 플라스틱 등 성장하는 친환경 플라스틱 시장에 투자를 강화하고,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역량 강화 등 신규 사업 기회도 발굴하고 있다. 또한, 2026년까지 매년 1만명씩, 총 5만명을 직접 채용할 계획이다. 1조2000억원 규모 금융지원 등 상생 프로그램으로 스마트 공장을 확대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협력사 상생 생태계를 육성한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