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철도노조, '묻지마 60억 짜리 국가철도공단 연구용역 국민감사 청구' 기자회견

국민혈세 낭비 60억 연구용역 당장 중단 및 철저한 조사와 감독 촉구 전국철도노동조합과 지난 7일 감사원 앞에서 공동개최

2022-06-08     이제항 선임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전국철도노동조합과 7일 감사원 앞에서 “묻지마 60억 짜리 국가철도공단 연구용역 국민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경실련)

국토교통부 산하 국가철도공단이 ‘전환기의 철도중심 교통체계 정립방안’의 60억 원 규모의 연구용역을 발주해 세금 퍼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용역기간은 2021년 11월부터 2023년 11월로 약 24개월이고, 수행사는 대한교통학회이다.

이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전국철도노동조합과 지난 7일 감사원 앞에서 '묻지마 60억 짜리 국가철도공단 연구용역 국민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례적인 규모, 학술정책 연구용역비용 60억 원의 중단과 철저한 조사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사회를 맏은 김선욱 정책실장(철도노조 )의 취지 배경에 이어 박인호 위원장(철도노조), 윤순철 사무총장(경실련)의 참가자 발언과 최명호 본부장(철도노조 서울본부)의 회견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60억 원의 발주 비용이 정당한지에 대한 의구심은 가시지 않고 있으며, 단순 계산으로만 한 달에 2억 5천만 원이다. 그동안 철도 등 교통산업 관련 연구용역 비용은 기술분야를 제외하면, 많아야 3~4억 원 수준이었다”며 “학술정책 연구용역비용 60억 원은 지난 10년 동안 단 한 건도 없었던, 철도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예로 국토교통부가 국가 철도산업 전체의 중장기 법정 기본 계획을 수립하는 철도산업발전기본계획 수립 연구의 용역비용도 2억3천만 원 수준이었다.”고 소개하며 “이번 연구용역의 연구진 23명 중 기술부문은 단 2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21명은 교통정책, 수요분석, 관련법 등으로 과업범위 상 학술정책 연구용역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연구용역이 국가철도공단의 소관인지도 의문”이라면서 “국가철도공단은 국가교통체계의 현황을 분석하고, 철도중심의 국가교통체계와 미래 철도망 등 향후 25년간의 교통체계를 들여다 볼 목적으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고 했지만, 국가 교통체계 전반의 정책이나 철도 교통체계 및 철도망 구축계획 등은 국가철도공단이 아니라 국토교통부 고유의 소관업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제로 국토부는 지난 2021년 6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발표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가철도공단이 자신의 소관을 벗어난 별도의 계획을 수립한다는 것은 국토부와의 업무중복이며 세금 낭비일 뿐”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들은 “연구진 구성에 있어서도, 친분관계로 용역수행기관을 선정했다는 의구심까지 나오고 있으며, 이번 연구용역은 두 차례의 입찰 끝에 두 번 모두 단독 응찰한 대한교통학회가 선정됐다”면서 “하지만 입찰을 위해 대한교통학회라는 명의만 빌렸다는 의혹도 사고 있으며, 통상 철도분야의 정책연구용역은 국책 전문연구기관인 한국교통연구원이나 철도기술연구원 등의 법인이 수주해 왔지만, 이번 연구용역은 개인 회원으로 구성한 학회가 수주하는 형식이라 60억 원에 이르는 연구용역비도 법인이 아닌 참여 연구원 개인들이 가져가는 구조”라며 발언을 이어갔다.

아울러 “연구책임자인 서선덕 명예교수는 과거 브라질 고속철도한국사업단장 시 사업비를 너무 낮게 산정해 해임됐으며 최근까지 철도업계에서 별다른 활동을 한 적이 없었으나.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과는 오랜 친분관계에 있다”면서 “부책임연구자인 이재훈 박사는 전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으로 김한영 이사장의 국토부 재직 시절, 수서발 고속철도 경쟁체제 도입 정책을 백업하며 정책추진을 도왔다”고 되짚었다.

그러면서 “모두 철도 민영화를 강하게 주장해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연구책임자인 서선덕 교수는 기고문을 통해 끊임없이 철도 민영화를 주장해 왔고, 이재훈 박사는 대표적인 철도 민영화론자로 여러 차례 토론회에 나섰으며, 김한영 이사장 또한 철도 민영화와 경쟁체제 도입을 주도해 왔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경실련 등은 “이번 연구용역은 작년 12월 7일 착수보고회가 열렸지만 그 어디에도 착수보고회 개최 사실이 보도되지 않았고, 유관기관인 한국철도공사나 철도기술연구원 등에 통보하고 참석을 요청한 적도 없었다”면서 “왜 학술정책 연구용역비가 60억 원이나 되어야 하는지, 두 차례 모두 대한교통학회가 단독 응찰해 수주한 것이 과연 우연인지, 연구용역의 규모와 내용, 연구진 구성 등에 절차적 문제는 없는지, 용역착수 보고회조차 비공개로 할 정도로 신뢰성 등에 문제는 없는지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