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LG에너지솔루션이 니켈제련소 짓는 이유
LG에너지솔루션·LG화학·LX인터내셔널·포스코홀딩스·화유(중국 기업)로 구성된 LG컨소시엄이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 바탕산업단지에 니켈제련소를 짓는다. 인근 광산에서 니켈광석을 캐서, 배터리 원료인 황산니켈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광석 조달은 상사인 LX인터내셔널이, 황산니켈은 LG화학이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현지에서 생산된 니켈과 중국 화유가 공급하는 코발트 등을 바탕으로 배터리 전구체와 양극재를 만들어,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으로 보내게 된다.
'채굴→가공→완제품' 일괄생산 구축
LG컨소시엄이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는 규모는 총 98억달러(약 12조3000억원)에 이른다. 연산 15만t 규모의 황산니켈 제련소 건설에 35억달러가 투자되며 각각 연산 22만t, 연산 4만2000t의 전구체와 음극재 생산공장에 24억달러가 들어간다. 36억달러는 서부 자바 카라왕에 있는 200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셀 공장 건설 비용이다. 여기에 연 1600만t의 니켈 광석 채굴을 위한 광산 투자 비용으로 3억달러가 추가된다.
이방수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8일(현지시간) LG컨소시엄 대표로 바탕산업단지 클러스터1 2단계 착공식에 참석해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이날 조코 위도도 대통령, 루후 빈사르 빤자이딴 해양투자조정부 장관, 에릭 토히르 국영기업부 장관, 아리핀 타스립 광물자원부 장관 등 인도네시아 정부 고위 관계자가 대거 참여해 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줬다.
왜 인도네시아에 지을까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매장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다. 당연히 채굴량도 세계 1위이지만, 수출하지 않는다. 자국 내 산업 육성과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서다. 니켈이 필요하면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세우라는 뜻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니켈뿐만 아니라 보크사이트와 주석 등 다른 천연자원에 대해서도 이와 비슷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카라왕산업단지에 총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해 연산 1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도 짓고 있다. 2024년 상반기 완공예정으로, 이곳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인근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에 있는 현대차그룹 자동차 공장으로 보내져 아이오닉5 등 전기차에 탑재된다.
바탕산업단지는 어떤 곳
바탕산업단지는 위도도 정부가 추진하는 핵심 경제발전계획의 일부다. 총 43㎢ 넓이로 크게 세 개의 클러스터로 구분된다. 현재 31㎢ 규모의 클러스터1 가운데 1단계 조성이 마무리됐으며, LG컨소시엄은 2단계 조성 공사에 맞춰 니켈제련소와 전구체·양극재 생산공장을 건설한다. 2단계 구간의 약 30%가 LG컨소시엄 차지다.
8㎢ 규모의 클러스터2에는 앞으로 식음료, ICT(정보통신기술), 전자산업, 물류센터 관련 업종의 회사가 들어설 계획이다. 클러스터 가운데 가장 작은 4㎢ 규모의 클러스터3에는 연구개발, 상업 부문이 모이게 된다.
바탕산업단지에는 LG컨소시엄 뿐만 아니라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 CATL, 애플 제품 위탁생산 업체로 유명한 대만의 폭스콘,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등도 입주할 예정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