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흔드는 '노조 리스크'.. 한여름 진땀 빼는 주류시장
오비맥주 노조, 8월 파업 예정됐지만 극적 협상 재개 하이트진로, 5달간 화물차주 파업에 생맥주 노조 파업 성수기 앞두고 파업 리스크에 주류공급 차질 위기 고조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노사 갈등으로 인한 파업에 큰 고민에 빠졌다. 하이트진로 화물차주들이 지난 3월부터 파업 중인 가운데 오비맥주 노조도 임금 협상을 두고 파업 가능성이 고조됐다.
오비맥주 노동조합은 애초 8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던 파업 계획을 보류하고 사측과 다시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오비맥주 광주공장과 경기 이천공장 노조는 예정된 파업을 진행하지 않고 사측과 다시 협상에 나선다.
당초 두 공장 노조는 사측과 임금 협상에 진척이 없자 파업 돌입을 결정했다. 사측이 7.3%의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노조는 임금 10%와 복지비 14% 등 총 24% 인상을 요구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오비맥주 공장 3곳 가운데 충북 청주공장 노조의 경우 사측이 제시한 안을 받아들여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비맥주 노사가 합의에 다다르지 못해 파업이 만약 진행된다면 맥주 공급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비맥주 광주공장과 경기 이천공장은 오비맥주 전체 제품의 70%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달에도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맥주 출고량이 평소의 20%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파업이 실행된다면 맥주 출고 뿐만 아니라 생산 차질도 빚어질 수 있다.
하이트진로 파업은 넉달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화물차주들은 화물연대 총파업이 끝난 뒤에도 집회를 계속하고 있으며 화물연대 본부는 이들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지난달 22∼23일 두 공장에서 총 700명 정도가 참여한 가운데 집회를 진행했다.
당시 하이트진로는 소주 제품의 정상 출고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이틀간 출고를 중단했다. 다시 정상 출고가 시작되면서 출고율은 80% 수준으로 올라왔지만 노조와 분쟁이 해결되지 않아 다시 주류 출고가 중단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화물노조는 운송료와 공병 운임 인상을 비롯해 차량 광고비, 공회전·대기 비용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원청업체인만큼 하청업체 내 노사 갈등에 개입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화물차주들은 하이트진로가 수양물류의 지분 100%를 보유했고 수양물류의 대표이사가 하이트진로의 고위직 임원이라는 점에서 하이트진로가 책임지고 대화에 나서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여기에 하이트생맥주서비스 노조도 파업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이트생맥주서비스 노동조합은 지난달 28일 당 연명 경기지역본부에서 2022년 제1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총파업 투쟁출정식을 확정했다.
하이트생맥주서비스 노조는 사측과 8차에 걸친 임금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면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오는 10일부터 파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에서 노조 리스크가 더욱 고조되면서 생산·출하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류 도매상들도 미리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주류업계는 올 상반기에 역대급 실적을 거뒀지만 동시에 하반기를 대비 중이다.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면서 각종 모임과 야외활동이 재개되자 음료·주류소비가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성수기에 주류 생산과 출고가 어려워진다면 하반기부터는 주류업계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어 노조 리스크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