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시장 커지는데..."관련 법 정비 시급"

2022-10-18     함영원 기자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의 '성원토월그랜드타운' 리모델링 사업 조감도. /사진=포스코건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리모델링 시장에 뛰어드는 등 리모델링 사업이 주목받고 있는 반면 리모델링 관련 특별법 제정에 대한 논의는 멈춰있어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포스코건설 컨소시엄(그랜드사업단)은 국내 최대 리모델링 사업으로 꼽히는 경상남도 창원시 '성원토월그랜드타운'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그간 리모델링 사업을 선도해 온 포스코건설을 비롯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코오롱글로벌이 합세한 대규모 컨소시엄이 시공에 나선 사업으로, 공사비만 약 2조3600억원 규모다.

성원토월그랜드타운은 지난 1994년 준공된 단지로, 25층 42개 동, 6252가구 규모다.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36층 43개 동, 7136가구(일반분양 884가구)로 약 900가구가 늘어나면서 탈바꿈할 예정이다.

기존에 리모델링 사업은 재건축 사업보다 가구수를 많이 늘릴 수 없어 사업성이 낮고 주택공급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한다는 평이 있었으나, 대형 단지들도 리모델링을 채택하면서 사업 규모도 커지고 공급가구수도 늘어나고 있다.

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은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노후화 억제와 기능향상이 가장 큰 목적으로 재건축 하지 않고도 장수명 주택으로 존립할 수 있도록 한다"며 "소모품인 외장, 배관, 배선, 승강기 등은 노후화가 비교적 빠르게 진행돼 아무리 잘 관리하더라도 20년 내외가 지나면 교체시기가 도래하는데 아파트의 뼈대 자체는 100년을 쓸 수 있도록 설계되므로 주요 시설물만 적기에 잘 교체해도 건물들의 수명은 길어진다"고 강조했다.

1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현재 19조원에 달할 정도로 커졌고, 오는 2025년 37조원, 2030년에는 44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가운데 올해 4월 야당의원들이 발의한 '공동주택 리모델링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리모델링 특별법)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에 계류된 상태고, 윤석열 정부가 인수위원회 시절 언급했던 '리모델링 추진법' 또한 아직까지 추진 소식이 없어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리모델링 사업은 '주택법'을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주택법은 대지를 확보해 신축 시공을 하는 경우를 주로 다루고 있어 리모델링 사업엔 적합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대형 단지에서도 리모델링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져 일반분양 가구수가 30가구를 넘는 경우가 늘었는데, 주택법에 따르면 일반분양이 30가구 이상인 경우 사업승인대상이 되면 환경·교통영향평가도 받아야 한다.

이에 야당이 발의한 리모델링 특별법은 주택법에 담겨있던 공동주택 리모델링 관련 규정을 분리해 별도 법으로 제정하기 위해 나온 법안이다. 기존 리모델링에서 수직증축을 하려면 안전진단 A~E등급 중 C등급 이하가 나와야 하고 공공기관에서 두 번 검토를 받도록 하고 있는데, 이 법안은 해당 절차를 한 번으로 줄이도록 하는 등 리모델링 추진 절차를 간소화하고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여당에서는 리모델링 관련 법안이 발의되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집을 통해 ▲'리모델링 추진법' 제정 ▲안전진단 및 안전성 검토 절차 개선 ▲리모델링 수직·수평증축 기준 정비 등을 언급한 바 있으나 집권 이후 발표된 주택공급대책에 해당 내용은 없는 상황이다.

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은 "현재 주택법 틀 안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며 "국회에서 논의가 잘 돼 법안이 통과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대운 대한건설정책위원회 선임연구원은 "최근 리모델링 시장 확대에 맞춰 조속한 특별법 제정과 수직증축 등 지역별 사업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재건축 시장과 병행한 리모델링 시장 활성화가 이뤄져야 하고, 리모델링 주택 품질 제고 등을 위해 전문건설업계와의 협력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