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반도체 불황 '구원투수' 될까

2023-02-22     함영원 기자
강원 춘천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연합뉴스

데이터센터(IDC) 분야가 4차 산업혁명의 꽃으로 불리며 산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업황이 악화된 반도체 업계의 구원투수로 떠오르는 한편 배터리·2차전지 업계에서도 수요 확대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데이터센터는 인터넷 연결을 위한 서버 컴퓨터와 네트워크 회선 등인터넷과 관련된 데이터를 모아두는 시설·건물로,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난 최근 필수 핵심시설로 자리잡고 있다.

데이터센터에는 서버용 D램 반도체가 사용되는데, 관련 사업 호황에 따라 반도체업계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D램 반도체 업계 비트 생산량에서 서버용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을 37.6%, 모바일용 D램 비중을 36.8%로 각각 추정했다.

내년에는 서버용 D램 40.0%, 모바일용 D램 36.0%로 격차가 더 벌어질 전망으로, 스마트폰 재고 증가에 모바일용 D램 수요가 둔화한 반면 데이터센터 증설 등에 서버용 D램 수요는 꾸준한 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바일용 D램 비중은 2019년 41.0%에서 2022년 38.5%로 떨어졌으나 같은 기간 서버용 D램 비중은 32.2%에서 34.9%로 상승했다.

트렌드포스는 "서버용 D램의 수요 전망이 밝다"며 "D램 공급 업체들이 제품 믹스에서 서버용 D램 비중을 계속 확대하면서 서버용 D램이 전체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안에 모바일 D램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 수요 감소로 반도체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반도체업계는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는 지난해 전 세계적인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데이터센터 영역이 성장세를 주도하며 전년 대비 44% 성장한 매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서버용 에픽(EPYC) 프로세서의 판매가 호실적이었다.

반도체뿐 아니라 배터리 업계의 관심도 높다. 데이터센터에는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가 필수여서 배터리 사용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현재 데이터센터에서 주로 사용되는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로, 여기에 UPS를 에너지저장장치(ESS)처럼 사용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어 관련 기술 개발도 한창이다.

삼성그룹의 2차전지, ESS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SDI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신기록을 세웠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6.3%, 84.7% 늘어났다. 전기차 수요 확대도 있지만 ESS 사업 호황 덕분이다.

삼성SDI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UPS가 향후 데이터센터 구축 가속화로 수요가 더욱 확대되면서 올해 실적도 상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K-클라우드 등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는데다 한국이 동아시아 데이터센터 허브로 자리 잡아가면서 데이터센터 산업은 더욱 업체들의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