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 2022 깜짝 실적…"일회성 아니다"
올들어 보장성 신계약 경쟁 심화…”올해 목표는 전년수준 유지” 박재광 부사장 “시장과의 소통, 신뢰, 이익으로 보답하겠다”
DB손해보험은 22일 실적공시를 통해, 지난해 당기순이익 9806억원(YoY +26.2%)을 신고했다. 작년 말 창립 60주년을 맞아 손해보험업계 넘버1에 오르겠다는 일성(一聲)으로 주목받았던 DB손보는 삼성화재에 이은 2위 경쟁에서 확실한 맹주임을 입증했다.
원수보험료 매출은 16조415억원(YoY +6.4%), 영업이익은 1조3111억원(+23.0%)을 시현했다.
실적 증가의 원인은 전 부문의 고른 성장이다.
장기보험 손해율이 81.1%로 2021년 84.6% 대비 대폭 개선됐다. DB손보의 주력인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작년 중순 자연재해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79.5%에서 79.4%로 소폭 개선돼 선방했다.
특히 손익의 부담이 돼온 백내장 수술 실손보험금 지급 관련 손해액이 줄고 보험 장기 가입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12회차 및 25회차 유지율이 상승세를 지속, 보험영업이익 개선세가 지속된 것이 호실적의 이유라는 DB손보 측 설명이다.
당기순이익이 대폭 오르자 이날 실적발표 후 이어진 기관 대상 컨퍼런스 콜에서는 올해도 호실적이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올해 IFRS17과 KICS 도입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실적의 지속가능성과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이 작년 성장 배경과 향후 주력상품에 대해 질의하자 장기보험을 담당하는 장용준 본부장은 “작년 인보험 성장은 2개의 배타적사용권을 받은 신상품 마케팅이 주효한 결과”라며, “올해는 2분기에 정책기조에 맞춘 상품, 3분기에 MZ세대 타겟 상품, 4분기 실버케어 관련 상품 등 새로운 컨셉의 상품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실손보험청구 간소화에 따른 영향은 없냐는 질문에 보상파트를 담당하는 박신후 본부장은 “기존에 의료기관에 청구서류를 내던 방식 대신 병원자동접수로 인해 초기에 실손청구가 늘어날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손해관리에 오히려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 정부당국 정책 방향에 따른 변화 부담
최근 정부의 금융권에 대한 사회적 기대 증가와 관련해 JP모건 연구원이 자동차보험료의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 묻자 자동차보험 담당 김성훈 본부장은 “정부의 지도에 맞춰 2023년 2월 2% 조정을 단행해 현재로서는 추가 인하 여력은 많지 않다”며, “일정시간이 지난 이후 추가 인하요청이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작년에 손해율이 개선되며 호실적을 통해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비난을 받는 주요 손보사들은 다음주 각사별 일정에 맞춰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 하향에 들어간다.
KB손해보험이 오는 25일 책임 개시 건부터 2.0% 인하로 첫 테이프를 끊는 가운데,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오는 26일부터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각각 2.0% 내린다. 27일에는 1위 사업자 삼성화재가 2.1% 인하를, 메리츠화재는 가장 높은 인하율인 2.5% 하향 조치에 들어간다. 앞서 롯데손해보험은 지난달 1일 이미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2% 인하 조치를 마친 상태다.
작년 말 당국의 보험료 인하 압박에 난색을 표했던 손보업계는 이후 성과급 잔치를 벌이며 무색한 상황이 벌어졌다. 호실적을 거둔 DB손해보험도 연봉의 41%를 성과급으로 지급해 부러움과 동시에 비난을 받았다.
앞서 작년 5월 당국의 압박에 자동차 보험료를 1.2~1.3% 내린 후 9개월 만에 추가 하향 조치를 단행한 만큼 연내 다시 하향 움직임이 없을 거라고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작년 기준 손해율 79.4%를 기록한 DB손보 입장에서도 추가적인 인하 여력이 없다고 말하긴 곤란한 상황이다. 회사별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통상 업계에선 80% 정도를 손익분기적으로 상정한다.
장기보험관련 규제상황에 대해서 장용준 본부장은 “문재인캐어 효과가 별로 없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10개 중점관리항목 관리를 통해 실손보험 손해율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KICS, IFRS17 도입에 따른 변동성 확대
올해 금리 등 외생변수에 의한 시장변동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자본적정성(KICS)에 대한 관심도 컸다.
KICS도입 하에서 자산부채관리(ALM)를 어떻게 해나갈거냐는 질문에 이강진 리스크관리본부장은 “과거엔 부채규모에 걸맞은 연간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관래해왔지만 KICS 제도 하에서는 자산가치를 직접 측정하고 이에 따라 부채 및 변동성관리를 해야하는 만큼 시행 초기를 맞아 부채구조변화 등 관리를 위해 연간 4번의 목표를 부여해 타이트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올들어 DB손보의 신계약이 부진한거 아니냐는 현대차증권 이홍재 연구원의 질의에 최재붕 경영관리본부장은 “IFRS17 도입 상황에서 사업비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회사들이 등장하며 보장성 신규경쟁 심화중인 것은 맞다”며, “특히 CSM(보험계약마진) 개선 효과가 큰 자녀보험, 간편보험 중심으로 경쟁이 극심해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작년 CSM 순증이 1조원 이상 이뤄지는 등 신계약CSM 유지가 전년 수준으로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올해 시장 역신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2023년 보장성 신규 목표를 2022년 수준으로 잡고 있다”고 말해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설명했다.
◆ 예측가능한 주주환원정책 약
주주환원정책과 관련해 박기현 전략기획본부장은 “일관성 있는 배당정책을 통해 시장에 예측가능한 정보제공을 목표로 해왔고, 올해도 지속적인 배당성향 약속을 지켜 큰 폭의 배당금 확대에 이르렀다”며, “2023년 이후 예측가능한 정보를 드리겠지만, 신회계제도 시행 첫해라 보다 명확해지면 다시한번 자본정책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2022년 결산에 따른 DB손보 배당금은 보통주 기준 1965원, 시가배당률 6.4%다.
박재광 부사장은 행사 말미에 컨콜 주기를 1년에서 반년으로 줄여달라는 애널리스트의 요청에 찬성한다며 “DB손보는 소통, 신뢰, 성과로 보답하겠다”며 마무리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