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상무센트럴자이' 고삐풀린 역대급 최고가...땅값 4배 부풀려 '배채우기' 의혹
ㅣ 청약홈, 84㎡ 금융비용 감안 10억 초과 ㅣ 205㎡, 3,568만원...최고 분양가 경신 ㅣ 대지비, 취득가의 4배...공시지가 11배 ㅣ 시행사만의 '갈룡음수' 풍수 '시민은 봉'
[광주·전남=차정준 선임기자] "경품을 내건 아파트가 분양이 잘된 곳을 보지 못했다"(능성동 S 공인중개사)
광주광역시 역대 최고가 분양가 논란에 휩싸인 '상무센트럴자이'가 벤츠E250에 1,000만원 상품권 등 고가의 청약 경품을 내걸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흥행몰이를 위해 외산 승용차 경품을 내걸었으나, 경기 침체로 청약심리는 여전 싸늘한 편이다"면서 "최고가 분양에 대한 거부감이 워낙 커, 무더기 미분양이 불가피하다"고 꼬집었다.
(주)에스시아이(대표 류현성)가 미분양의 무덤, 광주광역시에서 역대급 최고가 분양에 나섰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악성 미분양으로 치닫는 서구 능성동과 봉선동 인근 쌍촌동 600번지 옛 호남대 쌍촌캠퍼스에서다.
GS건설이 시공 중인 '상무센트럴자이'는 지나친 땅값 부풀리기에 광주지역에서 최고가 분양이다. 유명 브랜드를 내세웠으나 시세 차익 기대난으로 지역 청약시장이 시큰둥, 청약 전선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이 단지는 지하 3층, 지상 30층 14개 동에 전용 84~247㎡의 중대형이 모두 903가구 규모다.
3.3㎡당 분양가는 평균 3,203만원이다. 특히 전용 185~205㎡의 중대형은 평균 분양가는 3,455만원이다.
채당 평균가는 전용면적별 채당 분양가는 △84㎡형 9억1,000만원(438가구) △125㎡형 14억9,000만원(326가구) △150㎡형 17억9,000만원(54가구) △185㎡형 22억1,000만원(42가구) △205㎡형 26억9,000만원(30가구) △220㎡형 27억4,000만원(4가구) △247㎡T형 29억2,000만원(2가구) 등이다.
이 단지 중대형의 3.3㎡당 평균가는 앞서 인근 능성동에서 신세계건설과 롯데건설이 선보인 '빌리브 트레비체'(2,361만원)와 '롯데 더 리미티드'(2,233만원)를 1,100만원 이상 웃돈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12월 광산구 월계동에서 역대급으로 분양한 '리펜트힐'(3,384만원)을 넘어선 지역 최고가 분양이다.
I 중개사는 이들 고가 아파트는 미달사태 속에 아직도 선착순 분양 중이다"면서 "이들을 포함해 지역에 산적한 미분양 단지는 발코니 확장비와 유상옵션비를 무상으로 전환하고, 일부는 '아파트값이 오르면 계약자가, 내리면 환불을 약속하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미분양 털이에 안간힘이다"고 귀띔했다.
이어 "상무와 봉선동, 능성동 등 지역의 집값 상승을 주도한 지역에 전용 84㎡형이 고점 대비 2~3억원 하락했으나, 매매시장이 저점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며 "대출이자 후불제의 이 단지 같은 형은 입주 전 금융비용에다 계약자가 발코니 확장과 유상옵션을 선택 시에 10억원을 초과, 현재 주변 실거래가의 배에 가깝다"고 밝혔다.
실제 이 단지 인근에 입주 4년 차의 'SK뷰 센트럴'의 전용 84㎡의 최근 실거래가는 5억원 초반대로 2년 전 최고가보다 2억5,000만원 내외 급락했다.
특히 '상무센트럴자이'는 과도한 땅값 부풀리기로 시행사의 사업이익을 극대화, 거품이 꺼져야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무주택자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지적을 받는 배경이다.
실제 이 사업의 시행사는 2017년 호남대 재단법인인 성인학원으로부터 쌍촌캠퍼스를 매수했다. 광주시는 2021년 7월, 이 아파트건설사업의 실시계획을 승인 시에 이땅의 취득 대지비 1,400억원을 인정했다. 이 사업은 이후 사업계획을 4차례 더 변경, 지난 5월 지금의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최종 승인할 때도 대지비는 1,400억원 그대로였다.
이 사업의 대지비는 광주시 서구가 5월 25일 입주자모집공고를 승인 시에 5,400억원으로 3,000억원 증가, 시청의 승인보다 4배 가까이 올랐다. 이는 올해 총 공시지가의 11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고가 분양가 둔갑의 전국의 아파트건설사업보다 과도한 수준이다.
광주시의 최종 승인과 서구의 입주자모집공고 상에 총사업비는 1조2,500억원이다. 이는 직전 사업계획 승인보다 1,145억원 늘었다. 시가 건자재와 금융비의 상승에 따른 시공품질 확보를 이유로 공사비 증액 501억원을 최종 승인한 데 이어 연면적도 늘려준 데 따른다.
특히 이 아파트건설사업 터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쌍촌동 600-5번지의 올해 공시지가는 3.3㎡당 256만원으로 시행사 취득가의 3분의 1에 그치는 데다 이번 아파트 대지비의 9%에 그친다. 공시지가는 호남대가 시행사인 에스시아이에게 쌍촌캠퍼스를 매각할 때와 큰 차이가 없다.
지역에서는 토지의 공시지가가 통상 시세의 60%임을 환기, 이 아파트건설사업의 대지비가 공시지가의 10분의 1에도 머물지 않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광주시가 아파트건설사업의 보유세 등 부과세 부담을 덜도록 묵인 또는 방조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각이 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지역의 한 시행사는 "다른 시행사의 사업에 대해 '가타부타'할 수는 없으나, 호남대캠퍼스 개발사업은 대지비를 지나치게 산정, 분양가에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아파트의 땅값은 호남대가 지난 2017년 쌍촌동 캠퍼스를 에스시아이에 팔 때 매각가보다 4배 내외 높아,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에서 들끓고 있는 전세사기는 임대보증금을 올리도록 한 감정평가업계와 금융업계의 과도한 감정평가와 대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피해가 일파만파다"며 "호남대 쌍촌캠퍼스 아파트의 고분양가도 금융계와 감정평가업계가 택지비와 건축비 등 총사업비에 대한 과도한 평가에 힘입은 바, 그 후유증은 계약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문도 전 연세대 부동산 겸임교수는 "정부의 전방위 규제 해제로 비규제 지역에 아파트 고분양가에 대한 제동 수단이 사실상 없다"면서 "비규제 지역에 고삐 풀린 고가 분양은 시장이 현명하게 판단, 청약 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시행사는 '상무센트럴자이'의 분양 과정에서 풍수지리로 쌍촌동이 목마른 용이 물을 마시는 '갈룡음수(渴龍飮水)'의 형상이라고 했다.
한 교수는 "이 아파트 터가 용의 위장에 해당하는 곳으로 인근에 흐르는 부와 귀를 흡수하는 명당자리라고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불경기에 땅값을 지나치게 부풀려 역대급 분양가로 분양하는 이 사업지는 건설시행사만의 '갈룡음수'인 데 반해, 수분양자는 자칫 부귀를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시장이 알아야 할 것이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