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상장사 실적 반토막...적자기업 늘어
유가증권시장, 615개사 영업이익 -52.45%, 순이익 -57.94% 코스닥시장, 1403개사 영업이익 -41.8%, 순이익 -41.6%
상반기 12월 결산법인 상장사(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 2018개의 실적을 종합 정리한 결과 전년 상반기 대비 반토막 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지속과 긴축 기조가 여전하고 중국 부동산 발 리스크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의 이익 체력이 고갈되는 상황이 확인돼 우려를 낳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형 기업들이 상장된 유가증권시장과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상장된 코스닥시장 소속 기업 모두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차전지 등 일부 테마주 중심의 급등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주가지수가 내림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실적을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가 밝힌 바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615개 사)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11조6807억원으로 -52.4%, 순이익은 89조6113억원으로 -57.94%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이 전체 시장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제외시 매출액은 +5.16%, 영업이익은 -37.94%, 순이익은 -48.81%로 소폭 개선 효과가 있는 정도다.
이나마도 금융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5.27%, +5.56%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한 것에 힘입은 결과다. 특히 순이익에서 은행이 +19.13%, 증권이 +15.06% 증가하며 실적 견인에 힘을 더했다. 다만 금융업은 지난 1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19.68%, 순이익이 -19.49%를 기록해 금융권의 실적도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운수장비, 기계 등의 업종이 호조를 보이며 이익이 늘어난 반면, 건설업과 운수창고업 등이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개별재무제표 기준 코스피 상장 704개사의 반기 순이익을 기준으로 흑자기업은 559개사(79.40%)로 전년 동기 577개사(81.96%) 대비 줄어든 반면, 적자기업은 145개사(20.60%)로 전년 동기 127개사(18.04%)보다 늘었다.
코스닥 시장 상장 기업들은 코스피 상장사보단 소폭 나은 실적을 보였으나 방향성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12월 결산 코스닥시장 상장법인 1403개사의 전년 동기 대비 상반기 영업이익은 4.2조원으로 -41.8%, 순이익은 4.1조원으로 -41.6% 수준이다.
다만 해당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59.4%로 전년말(59.8%) 대비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매출액 기준으로 제조업이 +7.4%, IT가 -10.3% 등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운송장비와 부풍 등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0%, 73.9% 성장한 반면, 반도체, IT부품 제조 중심의 IT하드웨어 업종의 매출 및 영업이익이 -16.4%, -67.6%로 IT업종 전반의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줬다.
코스당 상장 1403사 중 순이익 기준 흑자기업은 866개사(61.7%)였으며, 537개사(38.3%)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 중 흑자전환 기업은 104개사, 적자전환 기업은 217개사다.
AB자산운용 주식 담당 이재욱 부장은 향후 투자 방향에 대해 “그간 주가 상승에서 소외됐지만 장기 성장성이 살아있고, 이익 시현이 꾸준하며 주가가 오르지 않았던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거시경제 흐름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성장가능한 테마를 가진 업종과 그 핵심 기업에 투자해야한다는 시각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