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니 전기차 시장 1위.. 아세안 공략 속도

2023-09-05     함영원 기자
현대차 인도네시아 판매법인(HMID)과 인도네시아 유통업체 '리뽀몰 인도네시아'가 진행한 전기차 충전소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식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6'와 함께 기념촬영하는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자동차 업체 중 처음으로 전기차 현지 생산 및 판매 체계를 갖추고 출시 1년 만에 전기차 1위 업체에 올랐다고 5일 밝혔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3913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56.5%를 달성하고 전기차 시장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우링자동차에 이어 2위를 기록했지만 아이오닉 5의 판매 본격화에 힘입어 올해 들어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같은 판매 호조세는 아이오닉 5의 현지 생산 판매 체계를 바탕으로 이뤄냈다는게 현대자동차의 설명이다. 아이오닉 5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완성차 브랜드 중 현지에서 생산을 시작한 최초의 전기차 전용 모델로이다.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에서 '최초 생산·최다 판매'의 수식어를 갖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 핵심 소재인 니켈 등 풍부한 자원을 활용해 아세안 전기차 허브로 도약을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에서 앞으로도 전동화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국제모터쇼(GIIAS) 2023에서는 현대차가 두 번째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6를 출시하는 등 현지 전기차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혁신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 현지에 건설 중인 배터리셀 합작공장이 내년 가동되면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바탕으로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 인도네시아 판매법인(HMID)은 5일(현지시간) 현지 최대 유통업체인 '리뽀몰 인도네시아'와 전기차 충전소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현대차와 리뽀몰은 이번 협력을 통해 인도네시아 전역에 위치한 리뽀몰의 대형쇼핑몰 52곳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향후 인도네시아 내 전기차 생태계 및 전기차 충전소 네트워크 확장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현대차는 일본 자동차 업체 일색이었던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판매법인(HMID)은 인도네시아 내 자동차 판매 순위를 2021년 13위에서 지난해 8위로, 올해 들어서는 7월까지 6위로 계속해 끌어올렸다.

이 기간 판매대수는 2021년 3005대에서 현지 생산이 시작된 지난해 3만1965대로 10배 이상 늘어났고, 올해는 1~7월 누적 판매대수가 2만65대로 전년 동기 대비 48.1% 증가했다. 이 기간 시장점유율은 3.4%를 기록했다.

도요타(1위, 32.5%), 다이하쓰(2위, 19.6%), 혼다(3위, 14.5%), 스즈키(4위, 8.0%), 미쓰비시(5위, 7.6%) 등 주요 일본 업체들과는 아직 격차가 있긴 하나 일본차가 50년 이상 인도네시아에 먼저 진출해 견고하게 다져온 독점 체제에 현대차가 균열을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10일부터 20일(현지시간)까지 열린 인도네시아국제모터쇼(GIIAS) 2023에서도 변화의 양상이 확인됐다.

인도네시아국제모터쇼는 자동차 업체가 차량을 전시하거나 신차를 공개하는 단순한 형태를 넘어서 보험, 금융 등 자동차 관련 산업군이 동참하는 하나의 자동차 산업 축제로 현지 소비자들은 이 기회를 활용해 자동차 계약 등을 현장에서 활발히 진행한다.

현지 발표와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3727대의 현장 계약을 달성하며 도요타(1위, 5796대)에 이어 현장 판매 2위 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여러 주요 업체들이 신차와 주력 모델, 판촉 등을 앞세워 치열하게 경쟁을 벌인 자리에서 3위 미쓰비시(3685대), 4위 혼다(1992대), 6위 다이하쓰(1203대) 등 주요 일본 브랜드 보다 많은 판매고를 달성한 것이다.

이 기간 스타게이저가 총 1600대 팔린 데 이어 아이오닉 5(776대), 크레타(768대) 등이 현장에서 다수 계약됐다.

아울러 현대차는 인도네시아를 넘어 적극적인 수출을 통해 아세안 지역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7월 3만114대의 인도네시아산(産) 자동차를 아세안이나 아중동 등 인근 해외 시장에 수출하며 전년 동기 대비 수출 물량을 70.0% 늘렸다.

현대차는 향후에도 인도네시아 공장을 기반으로  6억7000만명에 달하는 인구, 풍부한 자원 등 잠재력을 보유한 아세안 자동차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