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대비 원화 약세, ‘중국 관광객’ 밀려오나
한중간 항공운임 급락…노동절 연휴 한국 방문 8만명 예상 엔화가치도 약세…중국 관광객 유치 한일전
최근 국제 정세 불안과 미국 경제 호조로 미국 달러화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 원화와 일본 엔화 가치는 중국 위안화 대비로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위안화 대비 원화 및 엔화 약세에 매력이 커진 한국과 일본 관광에 대한 기대도 양국에서 동시에 커지고 있다.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원/역외위안 환율은 한국시간 26일 오후 3시 29분 기준 전장 대비 0.3033원 오른 189.4518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발발 초기인 2020년까지만 해도 175원 아래에서 움직이던 원/역외위안 환율은 미국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던 2022년 한때 200원을 넘기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 7월에는 175원대까지 떨어졌다 다시 상승 전환해 지난해 연말 대비로는 4.09% 오른 상태다. 엔화 가치 약세는 더 두드러져, 엔/역외위안 환율은 올해 들어 8.57%나 올랐다.
원/역외위안 환율 상승 시 중국과 많은 품목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기업의 수출가격 경쟁력이 살아나는 효과가 있는 반면,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국으로 가는 한국인에게는 부담이 가중되지만, 한국으로 오는 중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주머니가 가벼워진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다음 달 중국의 노동절 연휴(1∼5일)를 앞두고 중국인들의 여행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면서, 특히 환율 상승과 항공운임 하락에 따라 한국·일본으로 가려는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BI와 시장조사기관 어테스트가 8∼12일 중국인 11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7월까지 3개월간 해외 여행을 예약한 응답자는 58%를 기록, 1월 조사 당시의 54%보다 증가했다. 이는 최근 2년간의 조사 중 가장 많은 수치다.
해외여행을 예약한 응답자 가운데 한국행을 준비 중인 경우는 31%를 기록, 1월 조사 때의 21%보다 늘었다. 같은 기간 일본행을 준비 중인 응답자도 23%에서 33%로 증가했다.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응답자들은 비자 문제에 이어 환율을 두 번째로 중요한 고려 요소로 꼽은 가운데, BI는 원화와 엔화 가치가 위안화 대비 약세를 보이면서 한국과 일본이 중국 관광객들의 여행심리 회복으로 수혜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지난 1월 조사 당시 50% 수준이었던 홍콩·마카오 여행 수요는 급감했다. 홍콩이 홍콩달러 가치를 미 달러화에 연동하는 방식의 고정환율제(달러 페그)를 채택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1.84%가량 올라 중국 여행객들의 구매력이 줄어들었다.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 선호에는 항공 운임 하락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행 통계 업체 포워드키스 자료를 보면 1분기 한중간 편도 항공운임(평균)이 전년 동기 대비 72% 하락한 77달러 수준으로 내려와 주요 여행지 가운데 가장 저렴했다.
중국 여행객들의 소비심리도 살아나고 있는 만큼 한국과 일본의 면세업계가 수혜를 볼 것으로 BI는 전망했다.
진종화 한국관광공사 중국지역센터장은 중국매체 펑몐신문 인터뷰에서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 관광객 약 8만명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대비 75∼80%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국중앙TV(CCTV)는 노동절 연휴 해외여행객이 전년 동기 대비 370%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으며, 한 온라인 숙박 예약 플랫폼 관계자는 "한국 검색이 전년 동기 대비 27배 폭증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