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과도한 시장 변동 시 안정조치”
증권가 “美 연준, 하반기 금리 2회 인하 전망” 1분기 미국 소비자물가 다시 상승세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를 여전히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장 변동성 발생시 안정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1일(주요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FOMC는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미국 연준은 지난해 9월부터 이번까지 6회 연속 동결이다.
최상목 부총리는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FOMC 결과로 국내 시장이 과도하게 변동성을 보일 경우 과감한 안정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내수가 반등하는 등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은 견조하다”면서 “과도한 시장 변동에는 과감한 시장 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5월 FOMC 결과에 대해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유 부총재는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상당한 상황에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 여러 대외 불확실성 요인이 상존해 있는 만큼 앞으로도 외환·금융시장 상황을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상 재개 가능성에 대해 ‘다음 정책이 금리인상은 아닐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물가 상승률이 내려간다는 확신을 얻기까지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기준금리를 적절하다고 판단할 때까지 오랜 기간 유지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2022년 6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은 2021년 대비 9.1%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 2월 6.0% ▲5월 4.0% ▲6월 3.0%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하반기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7월 3.2% ▲8월 3.7% ▲9월 3.7%로 다시 반등했다.
4분기에는 ▲10월 3.2% ▲11월 3.1%로 꺾이는 모습이었으나 ▲12월 3.4%를 기록했다. 새해 첫 미국 CPI는 3.1%를 기록해 인플레이션 2%대 진입 희망이 보였으나 ▲2월 3.2% ▲3월 3.5%로 다시 상승하고 있다.
연준이 공개한 FOMC 성명서에서도 ‘금리인하를 위한 조건’ 문구가 유지되며 다음 액션은 금리 인하일 것임을 재확인했다. 다만 성명서에는 ‘최근 2% 물가 목표를 향한 진전이 부족했다’는 문구가 추가되며 금리인하가 단행되는 데 필요한 기준점도 상향 조정됐다.
NH투자증권은 연준이 하반기 기준금리를 2회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의 최고 관심사는 기준금리 인상 옵션이 테이블 위로 다시 올라올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었다”며 “시장의 우려보다는 덜 매파적인 회의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종합하면, 금리인하의 조건이 높아지는동시에 금리인상의 조건은 시장의 생각보다 훨씬 높다는 메시지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발표한 이날 미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전일 대비 7.5bp, 5.2bp 하락했다. 국고채 금리가 떨어진다는 건 그만큼 채권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 수요가 많아진다는 걸 의미한다. 이날 미국채 금리 인하는 연준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를 내려가기 전에 더 높은 수익률을 조건으로 채권에 투자를 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임제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파월이 금리 인상과는 선을 그어준 상황에서, 경제지표 서프라이즈에도 금리 인상 기대가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반대로 하단은 연내 인하기대 2번 정도보다 크게 완화적으로 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3월 FOMC에서 점도표상 3번의 인하기대는 지켜졌으나, 2번 이하 인하 기대 전망도 9명으로 근소한 차이였던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준은 전년 대비 인플레이션 상승률 2%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3% 상승률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연준의 확신이 약해졌다”며 “기준금리 인하는 물가상승률이 2%대에서 최소 몇 개월은 유지되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6월 FOMC에서 점도표를 하향 조정할지가 관건”이라며 “물가 추이를 관찰하고 3분기 금리를 인하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한다”며 “상반기 인하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으며, 첫 인하 시점은 3분기 말 시점인 9월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