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김포 북변 우미린, 지옥철 골병라인에 고삐풀린 분양가...'미달사태 불보듯'
골드라인, 지옥철 골병라인...올림픽·김포대로 만성 정체 김포 원도심 가운데 최고가에 북변 4구역 곧 분양 '걸림돌'
"우미건설의 열성적인 분양 홍보에 이끌려 방문했다. 와서 보니 단지 계획과 세대 설계가 걸포의 메트로자이나 풍무의 센트럴푸르지오보다 좋아 보인다" (사우동 50대 거주자)
우미건설이 경기도 김포시에서 분양 중인 '북변 우미 린 파크리브'의 모델하우스가 11일 오후 세찬 비에도 방문객이 이어지며, 김포 북변 원도심의 첫 일반분양인 북변3 주택재재개발구역에 대한 관심이 적잖음을 보여주었다.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2014-1번지 일대 김포경찰서 인근에 자리한 이 단지 모델하우스는 김포 거주 40~60대 거주자들이 대부분으로, 주거정비사업 일반 아파트보다 넓은 광폭 서비스 면적에 넉넉한 수납공간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실제 이 단지의 전용 59㎡와 84㎡의 서비스 면적은 각각 8.29평, 11.52평으로 넓은 실공간 면적에 방문객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는 원도심 주거정비구역에 비해 4평 내외 넓은 편으로 택지개발지구 수준이다.
또 지역에서 보기 드문 최상층 스카이라운지도 반가워하는 눈치다. 스카이라운지에서 한강과 강 건너 일산의 조망이 가능해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지옥철 골병라인'으로 불리는 경전철 골드라인 등 대중 교통의 만성적 교통 체증으로 서울 접근성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현실을 비롯해 고금리 저소득에 불경기 지속, 그리고 고삐풀린 고분양가 등으로 미달 사태을 빚을 것이 '불보듯 뻔하다'는 혹평이 많은 편이다.
이 단지는 김포시 북변동 329-2번지 일대 지하 3층 지상 15~29층, 13개 동에 전용 59~84㎡의 중소형이 모두 1200가구 규모다. 일반분양은 831가구로 알짜 동호수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1850만원으로 전용면적별 평균 분양가는 △59㎡형(383가구) 4억7000만원 △74㎡형(181가구) 5억6500만원 △84㎡형(267가구) 6억4300만원 등이다.
견본주택 방문객 가운데 분양시장의 큰손인 30~40대는 이 단지 분양가가 주변 유명 브랜드 대단지나 검단신도시에 비해 고가여서, 실수요자에게 부담이 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감정동 거주 김 모씨(38)는 "이 단지 분양가는 걸포와 풍무에 자이와 푸르지오에 비해 고가인 데다 체계적인 도시계획 하에 조성 중인 인천 검단신도시보다 수천만원 높은 편이다"면서 "이 단지가 내건 김포의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은 지역 모든 단지의 호재이지, 이 단지만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청약 의사를 밝히지 않는다.
실제 풍무동과 걸포동의 입주 6년 차와 4년 차의 유명 브랜드 대단지인 '센트럴푸르지오'와 '한강메트로자이'의 전용 84㎡형의 평균 실거래가는 6억 중반대이다. 롯데건설이 지난해 10월 인천 서구 검단지구 최고의 노른자위 자리인 RC1블록에서 선보인 '롯데캐슬 스티엘'의 같은 형은 평균 5억7500만원으로 우미의 이 단지보다 7000만원 내외 저렴했다.
'김포 북변 우미 린 파크리브'는 같은 형의 계약자가 발코니 확장과 유상옵션을 모두 선택 시에 7억원이 훌쩍 넘는다. 전용 59㎡와 74㎡는 5억원과 6억원보다 웃돈다. 조합원의 입주권 매물은 분양가보다 수천만원 저렴한 편이나, 대중교통의 열악한 환경과 고분양가로 인해 입질도 없는 편이라는 게 지역 중개업계의 중론이다.
만성적인 대중교통난은 김포지역 주민의 가장 큰 민원으로 해당 지자체가 해결해야 할 '발등의 불'이다. 실제 김포시가 당초 4량의 경전철을 2량으로 축소한 골드라인은 검단신도시 아파트 입주량 급증과 맞물려 서울 출퇴근 시 지옥철로 아우성이다. 김포대로와 올림픽대로 등 서울 진입로 병목 현상 해소는 선거철 단골 메뉴일 뿐, 묘책이 없는 상황이다.
풍무동 E 중개사는 "한강신도시를 비롯해 메트로자이와 풍무센트럴푸르지오의 아파트값이 문재인 정부가 GTX-D노선 추진계획을 발표한 2020년의 고점에서 현재 2억원 내외 하락했다"면서 "윤 정부와 국민의힘이 총선을 앞두고 한강 이남에 D노선 연장과 김포의 서울 편입 계획을 발표했으나, 집값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북변3구역의 '북변 우미 린 파크리브'가 잘되기를 바라지만 청약 성적이 기대 이하로 나온다면, 김포지역의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치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총선이 지났으나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5호선 연장 등 광역교통계획이 조기 실현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북변지구에는 김포공항 이착륙 항공기의 소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고질적인 문제도 도사린다. 단지가 위치한 김포 북변구역은 항공소음 대책 대상권에 포함되지 않으나, 우기나 흐린 날에는 주거환경에 적합치 않은 소음영향도(LdendB) 제3종구역(61~70미만)에 포함되는 곳이다.
현지의 한 주민은 "여기 사는 토착민이야 늘상 항공기 소음에 익숙, 비행기가 뜨지 않는 악천후에 소리가 없는 것을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하는 편이다"며 "코로나 19 이후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오가는 비행기가 크게 늘어난 건 맞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김포공항 주변 지자체의 항공기 소음에 대한 민원이 끊이질 않자, 지난 2023년 1월 북변지구가 있는 북변동을 소음대책 대상 인접지구로 지정했다.
11일 오후 김포 걸포4구역 현장에는 김포공항행 여객기가 수분 간격으로 사업장 위를 저공비행했다. 비가 오는 날씨여서 소음 체감도는 평소보다 강한 편이었다.
청약홈은 오는 20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1~22일 1~2순위 청약을 받는다. 계약금은 분양가의 10%, 중도금 대출이자는 후불제다.
이 단지가 북변 원도심에 첫 아파트 분양의 신호탄을 쏘았으나, 인근 북변 4·5구역에서 분양 채비 중인 대단지 분양이 오히려 흥행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현지는 내다봤다.
김포 북변 원도심 주거정비사업구역에서는 한양이 김포골드라인 걸포북변역에 가까운 4구역에서 일반분양 2164가구를 포함해 모두 3058가구의 대단지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이어 5구역에서는롯데건설과 현대건설 동부건설 등 3개 건설사가 2311가구(오피스텔 125실 포함)의 분양을 준비 중이다.
한편 이 단지의 계약금이 분양가의 10%로 설정한 것을 둘러싸고, 현지에서는 분양에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의견이 있는 데 반해, 미달사태를 염두에 두고 선착순 분양에 분양조건 완화 등으로 할인 판촉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