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금융] 아이스크림 들고 기자실 찾은 '한투운용'

한투운용, ACE ETF 운용자산10조원 돌파…"더위 몰라요" 배재규사장 부임 28개월…운용자산(AUM) 약 3배로

2024-06-27     장석진 기자
아이스크림과 함께 자사 ACE ETF와 동명(同名)의 과자를 들고 27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기자실을 찾은 한국투자신탁운용 홍보실 직원들이 기자들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

한국투자신탁운용 홍보실 직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기자실을 찾았다. 취재에 여념이 없는 기자들의 땀을 식히기 위해 한 손에는 아이스크림을, 또 다른 손에는 이 회사 ETF ‘ACE(에이스)’와 이름이 같은 과자를 들고 나타났다.

지금 여의도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ETF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과거 유명 펀드매니저들에 의해 성과가 좌우되던 액티브 펀드 시대를 지나, 모든 투자자산이 ETF라는 이름의 간접투자상품으로 바뀌며 주식시장에서 손쉽게 거래되자 주요 자산운용사 사이 경쟁이 뜨겁다.

과거 액티브운용 시대 펀드 명가였던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TF시대로의 전환’이라는 큰 흐름을 실기하며 위기에 빠진다. 이때 구원투수로 등장한 사람이 삼성자산운용 출신으로 국내 ETF의 산파 역할을 한 배재규 사장이다.

배 대표는 지난 2022년 2월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으로 부임하며 ETF의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인력 수혈, 상품 라인업 정비 등에 발벗고 나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배 대표가 부임한 2022년 2월 말 기준 ETF(공모형 기준) 시장 규모는 71조9451억원, 약 26개월 뒤인 6월 26일 기준 규모는 152조6303억원으로 두 배 이상 커졌다.

그 사이 1~4위 자산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순으로 순위에 변화가 없다. 다만 시장점유율을 자세히 보면 변화의 흐름이 느껴진다.

‘22년 2월말 대비 ‘24년 6월 26일 각사 ETF 운용자산(AUM)과 시장점유율(M/S) 변화를 살펴보면, 1위 삼성자산운용은 30조3164억원(42.0%)에서 95.80% 성장한 59조1639억원(38.8%)으로,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6조1762억원(36.4%)에서 112.7% 성장한 55조6879억원(36.5%)으로, 3위 KB자산운용은 5조5218억원(7.7%)에서 110.4% 성장한 11조6153억원(7.6%)으로, 4위 한국투자신탁운용은 3조5054억원(4.9%)에서 189.1% 성장한 10조1355억원(6.6%)을 기록했다.

1위 삼성자산운용이 시장점유율에서 3% 이상 뒷걸음질 친 사이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3위 KB자산운용은 시장 성장 속도만큼 따라갔고, 그 틈새를 4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파고든 결과다.

불꽃 튀는 경쟁을 하고 있지만 한국 자본시장의 성장을 이들이 이끌고 있다는 점 만큼은 고무적이다. 정부가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 주식시장 저평가) 해소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기업들은 주주환원 확대, 기업투명성 제고 등으로 이에 화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고금리 시대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투자자들은 어떻게든 물가상승률을 뛰어넘는 수익률로 자산이 쪼그라드는 것을 방어해야 한다. 생업에 매진해야 하는 근로자들이 개별 주식을 공부해 시장에서 외국인, 기관과 싸우며 이길 용기도, 시간도 없다. 자산운용사들간 선의의 경쟁을 응원하게 되는 이유다.

3위를 1%p 내 차이로 추격하며 메달권 진입을 목전에 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아이스크림이 달게 느껴진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