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기업 '생존경영'에 명운 건다] 삼성, 반도체·가전·스마트폰 '3박자'로 반등 노린다

국내 대기업들이 총수를 중심으로 국내외 경영환경과 시장상황 대응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에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한편, 글로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탓이다. 하반기를 맞아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기업들의 행보를 알아본다. 편집자주

2024-07-11     함영원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가운데) 삼성전자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훈풍 속에서 노동조합 파업, 총수 사법리스크 등 악재가 겹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발로 뛰는 현장경영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어려움을 극복하고 청신호를 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최근 삼성전자는 실적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다만 노조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창사 55년 이래 첫 파업을 맞게 되면서 안팎으로 소란한 분위기다.

지난 10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본래 지난 8일부터 사흘간 1차 파업을 진행한 뒤 오는 15일부터 5일간 2차 파업을 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변경했다.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파업으로, 생산차질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업황이 크게 반등하면서 이전 실적을 회복해가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매출 71조9156억원, 영업이익이 6조6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931.87% 급증한데 이어 2분에도 호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2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같은 상황에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직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전삼노가 이날부터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돌입했고 하반기에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납품처를 확보해야 하는 큰 과제가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 AI(인공지능)을 중심으로 가전시장에서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하반기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 16을 제칠 갤럭시 폴더블폰 신제품도 성공시켜야 한다.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도 여전하다. 여러모로 삼성전자가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 많은 하반기다.

이러한 상황에 이 회장은 지난달 초부터 2주간 미국 출장길에 올라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만나고 베트남 총리와 회동하는 등 현장에 적극적으로 얼굴을 내비치면서 AI 중심의 새로운 사업 기회 모색에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은 올해 초부터도 직접 발로 뛰며 핵심 사업들의 현안을 챙겼다. 그는 특히 "미래는 기술 인재의 확보와 육성에 달려있다‘"고 언급하는 등 올해 초 삼성 명장 15명과 간담회를 가지며 회사의 필수 인력인 '인재' 챙기기에 전념했다.

아울러 새해 첫 현장경영으로 삼성의 글로벌 R&D(연구개발) 허브인 삼성리서치를 방문해 6G(6세대 이동통신) 기술개발 현황과 미래 사업 전략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이재용 회장은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합병과 회계 부정 등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되면서 사법리스크에 둘러싸여 있다. 올해 2월 족쇄를 잠시 풀었으나 검찰의 항소로 현재 2심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총수 부재 우려도 여전해 하반기 노사 갈등 해결과 반도체 입지 회복 등 당면 과제 해결이 신속히 이루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HBM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DS부문 내 HBM개발팀을 신설하기로 결정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곳에서 4세대 HBM 8단, 12단 제품은 물론 가장 최신인 5세대 HBM 개발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의 관심사는 삼성전자가 하반기 엔비디아 등 주요 수요처에 HBM칩 납품을 할 수 있을지 여부다.

아울러 'AI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을 확립하기 위해 올해 출시한 AI 가전들의 판매를 더욱 촉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통한 통합시스템에 개발에도 집중하며 '스마트홈'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AI가전 1인자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은 지난 2월 출시한 첫 AI폰 '갤럭시 S24' 시리즈에 이어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처음으로 첫 AI폴더블폰인 '갤럭시Z 폴드6·플립6'을 선보이면서 AI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사전구매 알림신청만 1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