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저축은행 연체율 10% 육박
상호금융·카드·보험 등 2금융권 연체율 동반 급등 자영업 대출자 과반 3곳 이상서 돈 빌려…평균 4.2억
1금융권(은행)에서 대출이 막히자 2금융권에서 더 높은 금리로 돈을 빌린 자영업자들이 고금리와 내수 부진에 연체의 늪에 빠지고 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최근 9년 내 최고 수준에 저축은행은 10%에 이르는 수준이다. 대출자 절반 이상이 다중채무자에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도 4억2000만원에 이른다.
22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대출 세부 업권별 연체율'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재 2금융권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4.18%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3.16%)와 비교해 불과 3개월 사이 1.02%포인트(p) 뛰었고, 2015년 2분기(4.25%) 이후 8년 9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1년 전인 2023년 1분기(2.54%) 대비 1.64%p 상승한 수치다.
업권별 연체율은 ▲저축은행 9.96% ▲상호금융 3.66% ▲여신전문금융사(카드사·캐피탈 등) 3.21% ▲보험 1.31% 순이다. 보험사(4년 9개월)를 제외하곤 약 9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은행권 개입사업자 대출 연체율 역시 1분기 현재 0.54%로 2015년 1분기(0.59%) 이후 9년 내 최고점을 찍었다. 작년 1분기·4분기보다 각 0.17%p, 0.06%p 더 올랐다. 1분기 이후 상황이 나아질 요인이 많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현재 더 위험한 상황에 이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특히 자영업자들 중 세 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비중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1분기 현재 자영업자 대출자(178만3000명)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57%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사태 직전 2019년 4분기(57.3%)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고 비율이다.
대출액 기준으로는 전체 자영업자 대출(752조) 가운데 71.3%가 다중채무자의 빚이었다. 자영업 다중채무자는 1인당 대출 금액은 평균 4억2천만원으로 추산된다.
자영업자들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최근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통한 중소기업 한시 특별지원 기한을 이달 말에서 내년 7월 말로 연장했다.
금통위는 기한 연장 배경에 대해 "취약·영세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 폐업 확대 등 경영 여건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선별적 지원 측면에서 다음 달부터 자영업자 등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대출자를 중심으로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상황이 심각한 저축은행도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다른 금융업권과 비교해 취약차주의 비중이 크고 지난해까지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 채권 매각처가 새출발기금으로 한정됐기 때문에 연체율이 크게 올랐다"며 "현재 중앙회 차원에서 3차 개인사업자대출 연체 채권 매각을 위한 수요조사를 진행 중으로, 다음 달까지 입찰·매각 여부를 확정한 뒤 9월 양수인에게 자산을 양도하는 ‘북오프’를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