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운용 ETF 점유율 7% 돌파…빅3 초읽기

연초 5% 아래서 8개월 만에 KB운용과 3위자리 격돌 신한자산운용도 연초 7위에서 빅5 안착

2024-08-23     장석진 기자
지난해 말 여의도 기자간담회 당시의 배재규 사장. 장석진 기자.

ETF를 통한 주식투자가 보편화되며 자산운용업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시장정유율 7%를 넘어서며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연초 순자산이 3위 KB자산운용의 60% 수준에 머물렀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신한자산운용도 연초 7위에서 5위로 올라서는 등 업권 내 숨막히는 드라마가 펼쳐진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상장지수펀드(ETF)가 22일 기준 전체 시장점유율 7.01%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연초 기준 4.89%에 머물며 3위 KB자산운용(8.03%)과 큰 격차가 났던 상황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같은 기간 KB자산운용은 7.79%로 점유율이 소폭 내려오며 4위 한투운용의 추격을 허용했다.

월지급식 ETF시장에 바람을 일으키며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는 신한자산운용도 연초 점유율 2.19%에서 불과 8개월 만에 2.99%로 올라서며 키움자산운용(2.40%), 한화자산운용(2.34%)를 순위에서 끌어내리고 빅5 자리를 꿰찼다.

22일 기준 주요 자산운용사 ETF 시장점유율 현황. 한국거래소 자료 스트레이트뉴스 재가공.

이로써 국내 자산운용사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경쟁하는 ‘2강’과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경쟁하는 ‘2중’ 체제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다만 한투운용의 상승세가 워낙 거세 KB자산운용의 3위 자리 수성이 언제까지 가능할 지에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지난 2022년 2월 삼성자산운용에서 영입된 배재규 한투운용 사장은 ‘고객이 돈을 버는 투자’를 내세우며 운용자산 규모를 파죽지세로 늘려갔다.

한투운용의 운용자산 순자산(NAV) 규모는 지난해 4월말 4조원 돌파를 이룬 후, 약 두 달 만에 5조원을 넘어섰다. 이어 지난해 말 기준 5조9179억원을 기록하더니 이달 22일 기준 11조635억원을 달성하며 KB자산운용과 같은 7%대(7.01%) 점유율을 달성했다. 이제 3위 KB자산운용(7.70%)과 4위 한투운용의 격차는 0.69%p에 불과하다. 연초 양사간 격차는 3.14%p에 달했다.

자산운용업계 ETF마케팅 담당자는 “배재규 사장이 2년 반 전에 한투운용에 올 때 당시, 아무리 시장을 만든 배사장이라도 빅3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KB자산운용이 최근 ETF 이름을 ‘RISE’로 바꾸고 임시완이라는 빅모델을 내세워 마케팅에 나서는 상황인 만큼 1위 싸움과 3위 싸움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