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 악재 韓경제, 활로 이끌 3세 누구] ④김동관, 방산·에너지 특화 총력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지속되고 철강, 석유화학 등 전통적 굴뚝산업들이 불황에 빠졌다. 한국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지만 국내 대표 기업들은 위기를 발판 삼아 새로운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본지는 대내외적 불확실한 경영 상황에서도 한국 경제 일선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기업 3세들의 행보를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2024-08-27     함영원 기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한화그룹 제공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심화하면서 철강, 배터리 등 대부분 산업들이 부진을 겪는 가운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방산, 에너지 등 주요 분야를 필두로 발빠르게 나서며 시장 장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본격적으로 3세 경영에 나선 김 부회장은 방산·에너지를 중심으로 '뉴(new) 한화'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방산 부문에서는 '육··공'을 통합하고 미래 에너지 부문에서는 '생산→운송→활용'의 태양광 풀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회장은 현재 지주사인 (주)한화를 비롯해 그룹 대표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우주, 방산, 태양광, 해상풍력, 이차전지, 수소 플랜트 등 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 중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방산 부문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357% 증가한 영업이익 3588억원을 내며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크게 오르고 있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도 실적이 개선세다.

방산 부문의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올해 사업구조 재편도 단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월 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인적분할을 통해 인더스트리얼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신설 법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칭) 지주를 설립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래 성장 동력인 항공, 우주 등의 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법인 자회사인 한화디펜스USA법인장에 마이클 스미스를 신규 선임하기도 했다. 스미스 법인장은 미국 해군을 거쳐 세계 최고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 영국 방산업체인 BAE시스템스 등에서 경력이 있는 인물이다.

특히 스미스 법인장이 록히드마틴에서 무인해양시스템 부사장 등을 지낸 점을 고려할 때 김 부회장이 북미를 거점으로 함정, 무인해양무기, 차세대 K9 자주포 등의 첨단 지상전 무기 등의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방위협력을 공고히 하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육군과 함께 ▲포병체계 ▲무인장갑차 ▲군수품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아리온-스멧(Arion-SMET) 플랫폼을 활용해 소형 다목적 장비 수송(SMET) 프로그램 등을 협력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BAE시스템스와 함께 미 육군 탄약 공장 현대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K9 자주포를 바탕으로 미국의 사거리 연장 자주포 사업에서도 청신호가 켜지고 있는 상황이다.

'K방산'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무기 수출을 통한 한국 경제 견인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는 방산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수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내년 수출보증에 1조2000억원을 신규로 공급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방산 부문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김 부회장은 에너지 사업 부문에도 공들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사업이 다소 주춤하고 있긴 하나 미래 성장성을 내다본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사업의 성장을 위해 최근 솔루션, 케미칼, 태양광 등의 대표이사를 모두 교체하는 등 경영진에 대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한화큐셀 신임 사장으로는 홍정권 전 한화큐셀 전략실장이, 한화케미칼에는 남정운 전 여천NCC 대표가 선임됐다. 여천NCC 신임 대표는 김명헌 한화임팩트 PTA 사업부장이 맡게 됐다.

특히 김 부회장은 그간 십수년간 공을 들여온 태양광에서 반등하겠다는 목표다. 올해 연말 미국에 설립할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 구축을 기점으로 북미 시장을 더욱 공략할 방침이다. 솔라허브 가동률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화의 태양광 사업은 김 부회장이 직접 육성한 사업으로, 소재부터 셀·모듈, 발전 개발 사업까지의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갖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 중국업체들의 값싼 셀과 모듈이 시장에 대거 풀려 판가가 하락하는 등 업황 부침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향후 친환경에너지 확대 및 전력 수요 회복 등을 고려할 때 태양광 에너지 성장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김 부회장은 태양광 사업에서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고 사업 효율화를 추진하면서 시장을 선점할 전망이다. 올해 연말 솔라허브 가동시 미국 정부로부터 1조원 규모의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것으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