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빈운용 “AI 데이터센터 부동산 적극 투자”

기술 발전 따른 산업구조 변화..실물자산 투자 기회 창출

2024-09-02     조성진 기자

누빈자산운용은 인공지능(AI) 시대에 데이터센터 부동산 매물을 적극 투자하는 방식을 추천했다.

2일 글로벌 자산운용사 누빈(Nuveen)이 ‘2024 세계 실물자산 시장 전망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스트레이트뉴스는 AI 기술의 인력 대체에 따른 상업용 부동산 수요 감소 우려에 대해 질문했다. 앞선 6월 골드만삭스는 “생성형 AI가 세계적으로 3억 개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숀 리스 누빈 리얼이스테이트 미주 최고투자책임자는 “AI가 사무실 공간에 대한 수요를 줄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고 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러한 영향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스 최고투자책임자는 “AI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며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 기업들이 오피스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AI의 부상으로 데이터 센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누빈자산운용이 주목하는 투자처 중 하나”라며 “대규모 데이터 센터 개발과 매각 전략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애비게일 딘 누빈 리얼에셋 전략 인사이트 글로벌 헤드는 기술 발전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기술이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두려움은 항상 존재해 왔지만, 실제로는 일자리의 변화가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딘 헤드는 “AI가 현재 직원들이 수행하는 작업의 70%를 대체할 수 있다는 통계가 있지만, 이는 노동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가 오히려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의 수요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마틴 데이비스 누빈 내추럴 캐피털 글로벌 헤드는 농업 분야에서의 데이터 활용을 예로 들었다. 

데이비스 헤드는 “25년 전만 해도 농업 분야에 데이터 과학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농업은 다양한 요소에 의존하기 때문에 원격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전략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는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스는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며, 이들 인력은 결국 사무실 공간을 필요로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픽사베이 제공.

리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산 가치는 인플레이션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다”며 “한국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6%에 달했으며, 미국에서는 9%까지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2년 중반부터 시작된 급격한 금리 인상이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고 언급했다. 리스 최고투자책임자는 “2022년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135bp, 미국은 236bp 상승했다”며 “이러한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혼란을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23년 들어 금리가 안정화되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최근 들어 한국(2.6%)과 미국(2.9%) 인플레이션도 안정세를 보이는 추세다. 리스 최고투자책임자는 “2024년에도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약간의 하락세를 보이며, 이는 부동산 가치의 안정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부동산 시장의 경우 약 20%의 가치 하락을 겪었으나, 이제는 이러한 하락이 멈추고 바닥을 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상업용 부동산과 소매 부동산이 최근 가치 상승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상업용 부동산과 소매 부동산은 가치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의 투자 기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와 내년이 저평가된 부동산을 매입하기에 좋은 시기”라며 “지난해와 달리 이제는 우량 자산이 시장에 나올 때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리스 최고투자책임자는 “부동산 가치는 더 이상 금리 하락이나 자본 수익률 압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용 목적에서 비롯될 것”이라며 “부동산이 목적에 맞게 사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임차인이 선호하는 자산인지가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가 각각 차기 정권을 차지할 경우 투자처에 대해서도 시장의 관심이 주목된다. 현재 시장에선 트럼프 후보가 당선이 될 경우 방산 및 조선 업종이 선호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2차전지,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프 오소 누빈 인프라스트럭처 글로벌 대표는 “청정 에너지 프로젝트는 고용 찰출 효과가 있다”며 “누가 정권을 잡든간 근본적이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비게일 딘 누빈 리얼에셋 전략 인사이트 글로벌 헤드.

딘 헤드의 경우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중요한 메가트렌드로 지목했다. 그는 “글로벌 청정 에너지 투자는 2024년에 2조 달러에 이를 것이며, 이는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액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안보와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이 이러한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의 경우,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며 2040년까지 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30%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딘 헤드는 ▲인구 고령화 ▲기후 변화 ▲도시화 ▲보호주의 등 다른 메가트렌드가 실물자산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며, 이러한 트렌드들이 상호 연관되어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저탄소 경제와 디지털화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성공적인 탈탄소화가 기후 변화의 최악의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최근 몇 년간의 지정학적 사건들이 이러한 메가트렌드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다. 딘 헤드는 “디지털화,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그리고 증가하는 불평등 등의 트렌드가 ▲인공지능(AI)의 부상 ▲생활비 상승 ▲에너지 안보 문제 등으로 인해 가속화되었다”며 “이러한 변화들은 리얼에셋에 대한 수요를 재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빈자산운용은 디지털화가 앞으로 기술 트렌드를 주도할 것이란 입장했다. 그는 “생성형 AI의 부상으로 인해 업무의 60~70%가 자동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디지털 인프라 ▲데이터 센터 ▲에너지 수요를 크게 증가시킬 것”이라며 “특히 AI와 디지털화의 발전이 재생 에너지 수요와 물류 인프라 수요를 함께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딘 헤드는 “실물자산 투자에 있어 시장 사이클이 중요한 요소”라며 “도시화, 에너지 수요 증가, 인구 성장 등 구조적인 메가트렌드가 실물자산에 대한 수요를 크게 증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메가트렌드는 ▲부동산 ▲인프라 ▲농지 ▲산림지 등 다양한 자산군에서 투자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끝으로 딘은 “투자자가 이러한 메가트렌드를 활용하여 장기적인 구조적 변화를 선도하면서도, 글로벌 도전에 대응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소 대표는 “누빈자산운용이 교통과 에너지 전환, 디지털 및 환경 인프라 등 주요 인프라 부문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지털 인프라, 특히 인공지능(AI)으로 인해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새로운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개발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럽연합(EU)에서는 2023년에서 2030년 사이 데이터 센터 개발과 전력 수요가 40~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재생 에너지 생산과 전력 구매 계약(PPA)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데이터 센터 운영자들이 낮은 전력 비용을 가진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러한 움직임이 인프라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프 오소 누빈 인프라스트럭처 글로벌 대표.

또한 오소 대표는 에너지 전환의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는 배터리 저장 기술에 대해 언급하며, "2022년에서 2030년 사이 유럽의 배터리 저장 용량이 8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2050년까지는 20배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재생 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오소 대표는 현재 시장에서의 도전 과제도 강조했다. 그는 "공급망 문제,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규제 변화 등이 인프라 투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특히 해상 풍력 발전 부문에서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그는 "탈글로벌화와 관세의 영향이 해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의 진행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마틴 헤드는 “누빈은 전통 자산인 주식과 채권은 물론, 대체 투자와 멀티에셋을 포함한 약 1~2조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톱2 자산운용사”라며 “특히 연기금과 보험사와 같은 기관 투자자들이 주요 고객으로, 현재 전 세계 32개국에서 1300여 개 이상의 기관 고객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누빈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채권 35%, 주식 30%, 그리고 대체 자산 35%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번 발표에서는 부동산과 실물 자산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특히 부동산과 실물 자산은 약 1770억 달러 규모를 운용 중이다.

한편 누빈은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장재호 누빈 한국 기관 총괄은 "2019년 남양주, 2020년 의왕, 2023년 고양에 물류센터를 인수했다”며 “최근 정동 빌딩 인수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이 부동산 및 인프라 두 부문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며, 앞으로도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2021년 서울 사무실을 개소하였고, 현재 5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며, 내년까지 3명의 인력을 추가로 충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