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의 반격]➄미래에셋에 도전장 '삼성증권'
WM·IB 등 균형 성장...자산 증가 눈에 띄어 VIP고객 중심 패밀리오피스 등 성장세 발군
국내 금융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회사와 이를 맹추격하는 2등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1등을 쫓는 추격자는 새로운 시장을 겨냥한 차별화된 전략을 선보이는 상황입니다. 스트레이트뉴스는 <2등의 반격> 시리즈를 통해 금융업권별 시장 쟁탈전과 전략적 차이를 집중 조명합니다. <편집자 주>
삼성증권은 자산관리(WM) 사업을 비롯해 투자은행(IB) 등 여러 영업 부문이 고루 호실적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기록 중이다. 올해 3월 취임한 박종문 대표의 지휘 아래 실적 개선과 더불어 자산관리 부문을 지속적으로 선도한 결과다.
3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8% 증가한 670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6.5% 늘어난 5110억원으로 나타났다. 2분기 실적만 놓고 봤을 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26% 오른 339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70.23% 오른 2579억원을 달성했다.
이러한 성과에는 WM 수익이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리테일 1억원 이상 고객의 총 자산은 319조7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24조4000억원 증가했으며, 리테일 부분에서 1억원 이상 고객 수도 전년 말 대비 약 7000여명 늘어난 26만5000명을 기록했다.
주식 중개에서 발생하는 순수탁 수수료도 국내외 주식시장의 견조한 상승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한 2912억원을 기록했다.
고객의 투자 성향과 목적 등을 고려해 다양한 관점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상품 판매수익도 작년 4분기 이후 두 분기 연속 상승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올해 들어서 초고액 자산가 패밀리오피스 및 퇴직연금 등과 관련한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1월 삼성증권은 국내 최초로 패밀리오피스를 전담하는 ‘SNI패밀리오피스센터’를 오픈했고, 6월에는 국내 최초로 패밀리오피스 고객 100가문 및 자산 30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증권 ‘SNI패밀리오피스센터’의 핵심 서비스는 패밀리오피스 전용상품인데 골드만삭스, 칼라일, MBK파트너스 등 글로벌 톱 티어 운용사의 사모대체펀드를 국내독점 공급하며 글로벌 투자자들과 동시 투자 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우량 비상장 프로젝트 딜(Deal), IB와 연계된 사모대출 투자 등 다양한 라인업의 패밀리오피스 전용상품을 해당 고객에게 제공했다.
또 하나의 차별화 된 서비스 사례는 가문 별 전담 위원회다. 수의계약(Private Deal), 리서치, IB, 국내외 세무·부동산, 인사·조직문화 등의 관심분야에 대해 총 60명의 삼성증권 본사 전문인력을 전담 위원회 위원으로 구성됐다.
전담 위원회를 통해 자산관리, 기업솔루션 뿐만 아니라 상속과 유언장 작성, 부의 이전 등의 비재무적 헤리티지 서비스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올해 들어 삼성증권으로 연금을 이전한 가입자의 수와 잔고는 전년 동기대비 크게 늘었다. 2023년 1~8월간 삼성증권으로 연금을 이전한 가입자 수와 연금액은 각각 1만여명, 4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전년 대비 각각 2만4000여명과 9000억원을 기록하며 규모가 크게 늘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10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를 앞두고 삼성증권의 다양한 퇴직연금 상품 라인업이 장점으로 부각됐다”며 “은행이나 보험업권의 퇴직연금이 삼성증권으로 이동하는 연금머니무브가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 대형 딜 수임 등으로 IB 부문에서 호실적을 견인했는데, 구조화금융을 중심으로 기업상장(IPO), 인수금융 등으로 총 173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그리드위즈, 하스 등의 IPO와 지오영 인수금융 등이 IB 수익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40% 오른 273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2.79% 오른 2012억원을 달성했다.
미래에셋증권은 IPO 부분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분기에는 예상 시가총액이 1조656억원에 달하는 대어 산일전기를 단독 주관했다. 이 밖에도 전진건설로봇과 이노스페이스, 뱅크웨어글로벌 등 중소형 딜까지 고르게 주관하며 실적을 올렸다.
한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는 "여전히 증권업권 내 미래에셋의 아성은 굳건한 상황에서 삼성증권 외에도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2위 그룹 경쟁이 치열한 분위기"라며, "특히 코로나19 이후 PF나 해외부동산 투자 등의 이슈로 IB부문이 주춤한 상황에서 강력한 WM경쟁력을 가진 미래에셋과 삼성증권의 경쟁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