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삼성전자 엑시트 영향?..10월 외환보유액 ‘뚝’
외화 예치금..전월 대비 38억6000만 달러 줄어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9월 대비 42억 달러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 등 코스피 주식을 대량 순매도 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5일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 통계치를 발표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국내 외환보유액은 4156억9000만 달러로, 9월 말(4199억7000만 달러)보다 42억8000만 달러(5조8829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환보유액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예치금은 38억6000만 달러 줄어든 184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이 전월 대비 5000만 달러 줄어든 3732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밖에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특별인출권도 2억8000만 달러 줄었다. 금의 경우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 달러를 유지했다.
외화 예치금 규모가 전월 대비 감소한 건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2일~31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4조4630억원 팔아치웠다. 이 밖에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는 현대차와 삼성SDI를 각각 3650억원, 870억원 가량 팔아치웠다.
특히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으로 9조18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업계에서 전망한 컨센서스(10조7717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반도체 생산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인센티브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10조원 대 아래로 내려왔다. 주력 상품인 범용 메모리 반도체는 기업·소비자간 판매(B2C) 수요 둔화로 판가 상승이 둔화되고 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메모리 업황이 수요 성장은 둔화하는 반면 공급 성장은 올해보다 확대되면서 둔화 구간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따라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 기조가 현저히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HBM 시장에서 경쟁사와의 격차 축소가 중요할 것”이라고 봤다.
한편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게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미국 달러화 강세로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감소했고, 분기말 효과가 소멸하면서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달러화가 10월 중 약 3.6% 평가 절상된 탓에, 달러로 환산한 기타 통화 외화자산 금액 규모가 줄었다는 뜻이다.
한편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9월 말 기준(4200억 달러)으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3164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2549억 달러)과 스위스(9504억 달러), 인도(7058억 달러), 러시아(6337억 달러), 대만(5779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4568억 달러), 홍콩(4228억 달러)이 뒤를 이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