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이 가져올 '원화약세 후폭풍'

미국 법인세 인하 및 관세 인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 미 연준 금리 인하 제동…한국 금리인하 속도 줄어드나

2024-11-06     장석진 기자
6일 미 47대 대통령 선거  승리를 선언한 공화당 트럼프 후보. 연합뉴스 제공.

아직 개표가 끝난건 아니지만 주요 경합지역에서 트럼프의 승리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 재선이 확실시된다. 이런 가운데 우리 산업의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는 원/달러 환율 1400원이 붕괴될 조짐이 보여 우려가 커진다.

6일 오후 들어 트럼프 후보의 미 대선 승리 확정 가능성이 높아지자 원/달러 환율이 치솟아 장중 한 때 1399.7원까지 오르며 1400원선을 노크하다 1396.2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이 오르는(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미국 달러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트럼프가 줄곧 강조해온 미국 기업들에 대한 법인세 인하 및 외국 기업들의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 인상 전망 때문이다.

자국내 기업들에 대한 부담을 낮춰 경제를 살리고,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관세를 높일 경우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결과 금리를 낮추지 못해 달러가치가 높아진다는 전망이 나온다.

상상인증권 김현성 이코노미스트는 “집권 1~2년 차에는 관세 인상, 3~4년 차에는 소득세 감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두드러질 전망”이라며, “연준 입장에서는 재정 확장에서 비롯된 물가 압력이 예상되는 만큼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맞아떨어질 경우 오는 28일 한국은행 금통위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데 망설일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 가뜩이나 금리인하 실기론의 압박을 받는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가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등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거시적 관점에서 금리인하를 해야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 속도를 줄일 명분이 추가되는 셈이다.

단기적으로는 원화 약세는 수출기업에게 호재다. 똑같은 물건을 수출하고도 달러로 대금을 받을 경우 더 많은 이익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다만 수출을 위해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는 기업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수입 과정에서 부담이 커지므로 반드시 호재로 인식하기도 어렵다.

김 연구원은 “대중국 수출연계생산은 IT부문에서의 탈중국 가속화를, IT 제조업 수출연계생산은 중국 공급 과잉 및 공급망 교란을 시사한다”며, “트럼프 제조업 온쇼어링(생산시설의 자국 회귀)으로 중국 대비 미국 공급망 민감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