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시대..코스피, 쓰나미 닥치나
기업 관세 이슈, 국내 시총 상위 기업 타격 불가피
2024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며 집권 2기를 맞게됐다. 트럼프는 집권 1기 기간동안 중국 등 해외 제품 관세를 부과했고 해외로 이전했던 생산 활동을 다시 자국으로 되돌리는 활동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했다.
그랬던 그가 재선에 성공한 현재도 ‘보편적 관세’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주요 기업들의 미국 현지 활동에 타격이 우려된다.
6일(현지시간 기준) 주요외신 보도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7% 폭등한 4만3729.93에 거래를 마감했다. 상승률 기준으로 지난 2020년 11월 9일의 13.54% 이후 최대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각각 전날 대비 2.53%, 2.95% 오른 5929.04, 1만8983.47을 기록했다.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인 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 됐기 때문이다.
미국은 직접선거제가 아닌 간접선거제 방식으로 대통령을 뽑는다. 이 때문에 대선 후보자가 승리하기 위해선 전체 대통령 선거인단의 과반인 270명을 확보해야 한다. 이날 트럼프는 선거인단을 295명 확보하며, 민주당 소속 카멀라 해리스 후보(226명)의 추격을 따돌렸다.
전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61% 상승한 3만9480.67에 마감했다. 닛케이 지수는 이날 역시 전 거래일 대비 203.05포인트(0.53%) 오른 3만8677.95에 장을 열었다.
트럼프 승리 소식에 엔저·강 달러 현상을 전망한 투자자들이 일본의 주요 수출주를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미쓰비시 중공업은 하루만에 10% 넘게 뛰었다. 미츠비시 UFJ 파이낸셜그룹, 다이치생명, 스미토모 해상화재보험 등도 각각 3~4% 이상 상승 마감했다.
이날 오전 10시 10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154.41엔에 거래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154엔을 돌파한 건 7월 말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시장에서는 155엔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과 반대로 전날 코스피는 0.52%(13.37포인트) 내린 2563.51에 마감했다. 이날 역시 오전 11시 기준으로 0.29% 빠진 2556.15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트럼프 재선으로 코스피가 강하게 흔들릴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세운 정책들은 한결같이 국내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자국에 수입되는 해외 품목에 대해 보편적 관세를 적용할 경우, 국내기업 활동에 악영향이 전망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승리를 고려하면 코스피는 약세가 예상된다”며 “최근 국내에선 정부의 대출 규제 기조로 민간 자금이 말라가고 있어 외국인 투자까지 축소된다면 코스피는 아래로 방향성을 틀 확률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재정정책 중 감세와 국채 발행 감안시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가 따라온다”며 “이는 결국 원화 약세를 자극해 외국인 매도물량 출회를 자극하는 부정적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 증시와 디커플링이 계속된 상황에서 (중국과) 무역분쟁이 재개될 시 2기 트럼프 행정부 내내 국내 증시가 부진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가질 법하다”고 밝혔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면 그 1차 타겟은 중국이 될 수 밖에 없고 그럴 경우 한국은 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권에 들어간다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라고 말했다.
산업계에선 코스피 시가총액 5위 현대차가 트럼프 관세정책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트럼프가 공언한 보편관세 10%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며 “회사는 연간 약 190만대 수준의 미국 내 도매 판매를 하는데 수출분에 대한 관세 10%를 적용시 영업이익이 현재보다 13% 가량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시총 1, 2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우려가 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현지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조건으로 각각 9조원과 6200억원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받기로 예정되어 있는데, 트럼프 집권시 지원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대두되기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등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조항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에 따라 현지에 공장을 설립해 분기마다 수천억원 수준의 금전적 이익을 받았는데 트럼프는 해당 법안들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주민우 NH투자증권은 연구원은 “관세를 피하기 위한 중국 기업의 현지 공장 투자를 용인할지 여부가 핵심”이라며 “이 경우 국내 업체들은 IRA 혜택을 잃을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경쟁이라는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가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시작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방준비제도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