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수장들]➄ 삼성카드 김대환..시장 흐름 뒷전, 미래 없다
젊은 세대 삼성카드 브랜드 외면 갤럭시 폰 지양 현상과 같은 현상
국내 주요 카드사를 이끄는 다수 대표의 임기가 끝을 향하고 있습니다. 카드사의 본업인 수수료 실적은 줄어들고 개인부채는 증가하는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각자의 전략으로 생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시험대 오른 수장들> 시리즈를 통해 임기 만료를 앞둔 국내 주요 카드사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임기가 내년 3월까지 예정된 가운데 업계에선 ‘회사의 혁신 성과가 사실상 없다’는 지적이 있다. 환율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카드부터 해외사업 진출까지 많은 요인들이 경쟁사에 비해 뒤처졌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삼성카드가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 후광만 바라는 것 같다”는 지적이 있다.
19일 KB금융지주 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이후 35.1%가 해외여행을 다녀왔고, 절반 이상은 올해 100~200만 원 정도 비용으로 해외여행을 계획했다.
하나카드의 경우 2022년 7월부터 코로나19 사태 이후 리오프닝 시기을 준비하며 트래블로그 상품을 시장에 선뵀다. 하나카드의 전략은 시장 니즈에 적중했고 올해 8월 가입자 수 600만 명 돌파, 누적 환전액도 2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하나카드는 인기에 힘입어 트래블로그 58종 통화 무료 환전 혜택을 2025년 말까지 연장한다.
KB국민카드 역시 올해 4월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선보였고, 출시 4일 만에 발급 10만장을 돌파하는 등 흥행을 이어갔다. 이 카드는 여행 특화 체크카드의 기본 혜택인 전월 이용 실적 조건 없이 전 세계 33종 통화에 대해 100% 환율 우대를 제공하고 해외 가맹점 이용 및 ATM 인출 시 수수료도 면제해 준다.
마찬가지로 삼성카드는 ‘4월 삼성 iD 글로벌’ 카드를 선보였다. 해당 카드는 브랜드사 수수료 1%와 해외이용수수료 0.2% 전액에 대해 전월 이용실적과 한도 조건 없이 면제해 주지만, 하나카드나 KB국민카드와 다르게 환율 수수료 혜택은 제공되지 않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하나카드를 필두로 카드업계 전반이 해외여행 카드를 선보였던 게 사실”이라며 “타사와 비교해 삼성 iD 글로벌 상품은 사실상 눈에 띄는 성과가 거의 없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해외법인도 전무한 것으로 보여진다. 금융감독원 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신한카드는 신한인도파이낸스와 신한베트남파이낸스 법인을 각각 현지에 설치했다. KB국민카드는 인도네시아, 태국, 캄보디아 등에 진출했고 BC카드 역시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결제망을 설치했다.
경쟁사들이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해외사업 역량을 확장하고 있지만 삼성카드는 사업 개요 공시에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삼성카드가 수익성이 좋은 해외법인을 확보한 금융사보다 국내 시장의 불황을 극복할 대안을 마련하기 어려운 것이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향후 삼성카드 역시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해외진출을 도전할 것으로 보여진다”며 “다만 웬만한 개발도상국 시장에는 국내 카드사들이 이미 선점했는데 후발주자로 참여한다고 해서 극적으로 수익성이 증가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현대카드와 업계 3~4위를 다투고 있지만, 소셜미디어 채널 구독자 수만 놓고 봤을 땐 하나카드보다 뒤쳐졌다. 이날 오후 12시 기준 삼성카드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11만명으로 KB국민카드(140만명), 신한카드(76만1000명), 하나카드(45만8000명), 현대카드(14만8000명) 보다 적은 수준이다.
미디어학계 한 관계자는 “소셜미디어 채널 구독자가 적다는 건 그만큼 젊은세대에게 소구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일수록 삼성카드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 건, 마치 ‘아이폰 vs 갤럭시 시리즈 선호 현상’과 맥락이 같다는 지적도 있다.
스트레이트뉴스가 7월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20대의 삼성카드 선호율은 8.1%로 집계됐다. 이는 KB국민카드(17.5%), NH농협카드(13.1%), 신한카드(12.6%) 보다 훨씬 적다. 이는 같은 조사에서 전체 연령대의 삼성카드 선호도 평균치(11.35%)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한편 한국갤럽이 7월 발표한 ‘2024 한국 성인 스마트폰 사용 현황 조사’에 따르면, 18세 이상 스마트폰 이용자 986명 가운데 69%가 삼성 갤럭시를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50·60대 중 86%가 갤럭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8~29세는 응답자 중 아이폰 사용자가 훨씬 많았다. 20대의 64%가 ‘아이폰을 사용한다’고 답했고 ‘갤럭시를 사용한다’고 답한 이는 35%에 그쳤다.
삼성카드가 치열하게 시장 흐름을 쫓기보단 마치 공무원 조직처럼 최소한으로만 혁신을 추진하면서 주요 계열사 후광효과만 바란다는 지적도 있다.
카드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임기는 내년 3월까지 예정된 가운데 임기 기간동안 가시적인 혁신 성과는 전혀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손해보험 등 주요 계열사 후광효과만 바라는 것처럼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카드와 비슷한 순위의 현대카드를 이끄는 정태영 부회장의 경우, 성공 여부를 떠나 애플페이 도입을 적극 추진했고, 슈퍼콘서트 등 큰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본인이 직접 나서 홍보한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이러한 행보는 분명 차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